헷갈리는 '4짜'의 의미

사진은 37cm와 50.5cm붕어 크기입니다. 사회에서 '사짜' 하면 주로 '사기꾼'을 말합니다. '그 사람 사짜야" 이러면 "그 사람 사기꾼이니 조심하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낚시는 전혀 다르더군요. "저 사람 4짜조사야" 그러면 아주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니까요. 미혼여성이 좋아하는 4짜는 판검사나 의사 등 사짜(士)가 들어간 집안이나 남자겠구요. 중매쟁이가 "그 집안 사짜 집안이에요." 그러면 의사, 박사, 판사, 변호사, 검사가 즐비한 집안이란 뜻으로 알아듣겠지요. 대물낚시 하면서 똑같은 '4짜'인데 말뜻이 이렇게 틀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미혼인 어느 대물꾼이 미혼여성과 선보는 자리에서 "저희 집안은 대대로 사짜집안입니다"자랑하니 그 여성은 남자의 집안이 정말 대단한 집안인 줄 알고 결혼했다고 칩시다. 시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집안 구석구석에 휘황찬란한 찌들, 대물가방, 파라솔, 난로 등 온갖 낚시장비만 빼곡하고 벽에는 고상한 미술품 대신 길자란 바지장화, 4짜를 어탁한 액자에, 시할아버지-시아버지-신랑이 붕어를 들고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만 즐비하고...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정말 싸자집안이지요. 그렇다고 자기를 속인 사짜라고 고소할 수도 없고... 사짜는 사짜인데 자기가 상상한 사짜집안이 아닐뿐 사진 속 붕어를 얼핏 봐도 4짜는 맞으니까. 쓰고 보니 저도 헷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