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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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탄약창 탄약검사소내 소류지에서.....(세번째 이야기)
언제 부터 사용하였는지 기억이 아리송하지만
그 당시 나는 1M
짜리 뻘건 고무줄 세개가 달린 것을 낚시대에 매달아 놓았었다
미사일 처럼 어두운 저수지로 튕겨나간 낚시대가 늦추어지는 기미도 없이
다시 한번 휙 소리를 내며 튕겨진다
기지개를 키던 나는
엉겁결에 잔뜩 늘어난 고무줄을 잡아 당겼다
팽팽하게 늘어난 고무줄은 당겨 올 생각을 않는다
그 창황중에도 나는
70사단 근무시 안동역TMO선임하사가 대낚시로 86cm잉어를
잡았는데 70을 넘는 대구리를 걸면 낚시대에 긴 고무줄을 묶어놓는데
그 고무줄 탄력을 이용하여 지칠때까지 기다린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휙 스쳐지나간다
순식간에 3.5대를 차고 들어간 넘의 정체가 뭣인지
가늠이 되지않지만 팽팽하게 맞당겨진 고무줄을 강제로 잡아당기면
놈과 승부자체가 안될것같다는 생각에 고무줄을 다시 놓아버렸다
"이놈아,고무줄과 줄다리기를 해봐라.그래서 네가 이기면
나도 졌다고 깨끗이 인정을 하마"
옆자리에 김소령
"야,천아 대 차고 나간거 아이가"
"안건지고 뭐하노?"
그러나 나는 그 말에 대꾸할 경황도 없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고무줄을 잡고 지그시 당겨본다
팽팽하게 늘어났던 고무줄이 탄력이 생긴다
"그래 너도 지쳤구나"하며 지그시 고무줄을 당겨
낚시대 손잡이를 움켜쥔다
이제 안 놓는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물속에 쳐박힌 낚시대를 잡아 그 대를 세우는데
소요된 시간이 얼만지 나는 모른다
그 와중에 대물을 건 사실을 알고
건너편 김소령이 내옆에 와 있었고
"야,뜰채 없나 뜰채...."라고
없는 뜰채 타령을 한다
붕어 잡는데 뜰채를 디리댄적도 없고
잉어나 가물치도 뜰채를 사용하지 않고 걸어냈는데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당할지 누가 알기나 했나
"뜰채가 어딨노.우리가 언제 뜰채 가 댕깄나?"
"야,새우 뜨던 반도 아있나"
"그래,맞다"
"내 차 트렁크에 반도 있응게 그거라도 가 온나"
김소령은 부리나케 내차로 내닫는다
조금 있더니 다시 헐레벌떡 돌아와서
"야,키를 줘야할거 아이가"
"응,그래 내 주머니에 있다.내가라"
그 와중에도 나는 녀석과 윙윙 울어대는 낚시대를 사이에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우에 됐노?"
"아직 머리를 안 내민다"
"이기 뭔지 모르겠다"
"이럴줄 알았으마 줄이라도 굵은거 매올낀데"
때늦은 후회를 해봐야 소용에 닫지 않는것
문제는 녀석인데 고무줄과의 1차전에서 힘이 빠졌는지
그렇게 치닿지는 않는데 도시 발앞으로 끌려 나오지를
않는다
위로 뜨거나 바늘털이를 하지 않고 쳐박기만 하는 거로 봐서
가물치는 아닌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녀석이 안동댐 대구리잉어와 같이 고무줄놀이를 하나하고
나는 벌렁대는 가슴
치켜들고 있는 팔에 차츰 통증도 느껴지고 숨도 가빠진다
"야,네 모 끌어내마 나도 그놈 손맛 좀 보게 그 낚시대 나 좀 도라"
"잉,무슨 귀신 씨나락 까묵는 소리 하노"
"야,자고로 월척 땡기는 맛은 무논 한마지기 하고 안바꾼다는 말도 못들었나"
"택도 없다"
"낚시 사부 성질 드럽네"
"좋다,나도 줘도 안한다"
"떨어졌비라"
그러는 순간 조금 앞으로 다가온것 같던 녀석이
둘이서 다투는 소리에 놀랐는지 다시 한번 용틀임을 한다
찌이익 찌이익
"아이구,이거 큰일 나뿟다"
"이거,이거"
하는 순간 팽팽하게 긴장되었던 낚시대가 뒤로 튕기면서 캐미라이트가
어두운 허공을 가르면서 10여미터나 튕겨져 나가 버린다
"에이,X발 터졌부따"
그때사 김소령도 미안했는지
"어에 되뿟노?"
고무줄로 힘 빼놓고 제압 직전에 뜰채 타령을 하며
티각거리다가 대물을 터쳐버린것
나는 그 넘을 지금도 대형붕어로 생각을 한다
그넘 잡았으면 최소한 40은 넘을낀데라고.....
벌렁거리는 가슴
얼굴도 못보고 터쳐버린 녀석에 대한 아쉬움
나는 미끼 낄 생각도 못하고 목줄이 터져나간 3.5대를 잡고
한참을 멍하니 찬비속에 서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걸마를 잡아야지,걸마를 잡아야지"
나는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3.5대 목줄 채비를 다시 한다
3호줄이상은 아예 갖고 다니질 않으니
원줄과 같은 호수 3호줄로 11호 바늘을 가지채비로 다시
매어 새우를 고르고 골라 가장 큰넘으로 두바리 장착을 한다
"가거라,이넘들아.가서 새우랑 내 바늘 물고 달아난
걸마 다시 걸어라 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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