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비바람 뒤에 4짜 붕어가 찾아 왔어요~



저는 보통은 일주일에 한번씩 출조를 합니다.

그러나 올 봄 시즌은 저에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출조를 자주 할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두드리니 문이 열렸고,

어느덧 5월의 중순이 다 되어가는,

초여름의 날씨를 보이는 평일의 어느날

맘 편하게 거주지 인근에 대물터를 찾았습니다.

 

비바람이 잡혀있었지만

이렇게나 난리를 칠줄은 몰랐어요.

그래도 맘이 편하니

오늘처럼 비바람이 치는 와중에서도

물가에 나와있는게 너무 너무 편하게 느껴지고

요 며칠 덥게 느껴졌던 날씨도 시원합니다.

저수지엔 일찍 도착했어요~

한 점심께 도착했나...

근데 비가 주룩주룩 계속 내려대서 본세팅은 못하고

저녀석만 물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ㅎㅎ

 

이제나 저제나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다가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가 넘어가네요.

' 그래 밥을 먼저 먹자. '

 

스베니 뒷자리에 밥상을 차려서

롸빈스키친을 오픈했어요.

정육식당을 하는 친구 녀석이

꼭 출조때만 되면 뭘 그리 싸줍니다.

' 야, 오늘은 이거 먹어보고 맛좀 평가해봐! '

친구가 새상품을 준비 할때마다

마루타가 되는 롸비니.

요게 무슨 소스 불고기랬는데~~

한 입 먹어보곤 바로 전화했죠.

' 야, 조리법을 동봉해서 팔아야겠다.

기본적으로 물 한컵을 넣고 끓이라고 하고

그 이후에 물을 더 넣던가 해서

간조절을 해얄거 같애~ '

친구는 이런 저의 피드백을 좋아 하는지

뭣만 맹글면 쥐어줍니다ㅎㅎ

이번 무슨 소스 불고기도 대박날듯

엄청 맛나네요.^^

 

저녁 6시가 넘어가니 비가 그치고

바람만 남아있습니다.

후다닥 자리로 내려가서 좌대위에 물을 닦아 내고

텐트를 올리고 낚시대를 세팅했어요.

밤새도록 이어지던 바람과 흩날리던 이슬에

붕어들도 반가웠던지 몇번의 큰 물소리를 내는

라이징이 있었고

우측 뗏장 안에서는 정체모를 대어가

물소리를 내었지만

역시나 터가 센 저수지는

찌에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깊은 밤을 날아 새벽이 다가오고

일찌감치 동이 터오면서 날씨가 좋아지려는지

산등성이에 안개가 걸칩니다.

이제는 바람도 없고 이슬만 촉촉히 내리는

운치있는 아침이 밝아옵니다.

 

장판의 수면이 연출되며 찌의 모습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보이고

해만 뜨면 기회가 찾아 올거 같습니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러 나갔다가

화창하게 개인 날씨에 한컷 남겨봅니다.

음~아침밥은 짜장라면ㅎㅎ

오랜만에 해먹으니까 정말 맛있네요.^^:;

큰붕어가 물파장을 만들며

긴장감을 높여가는 아침시간.

 

그러나 정면에서 떠오르려는 해때문에

찌의 위치조차 식별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녀석들은 움직이나봐요.

정면에 42대의 찌가 움찔하더니

왼쪽으로 슬그머니 움직입니다.

블루길이 많은 곳이라 움직이기 시작했나보다 했는데

찌를 두마디 올리더니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사선을 그리며 기우는 찌.

블루길인줄 알고 챔질했는데

낚시대로 전달되는 힘이 대단합니다.

' 어우~ 이야~~ '

두어번의 울렁임을 보이며

좋은 손맛을 보여준 녀석을 뜰채에 담아내는 순간

허리급 이상은 되어 보이더군요.

 

뜰채로 들어올리면서 다른 찌들을 바라봤는데

우측 긴 뗏장이 시작되는 곳에 던져두었던

48대의 찌가 오르는게 보이고

챔질을 했더니 이번에도 블루길이 아닌 붕어입니다.

 

한방터치곤 이런 작은 월척도 있지만,

뜰채에 담긴 녀석은!

이 곳에서 처음 만나 보는

4짜 붕어입니다.

역시 등치도 좋고 깨끗합니다.

' 아이고 해야~~ '

일광욕을 하는 것도 잠시,

너무 뜨거워요~ ㅡㅡ:;

햇빛 가리개와 썬글라스의 도움을 받아

찌를 바라보지만

어우~ 눈이 너무 아픕니다.

그러다 또한번의 움찔거리는 찌가 보입니다.

우측 물수세미가 가득한 곳, 자연 포켓이 열린 곳에

던져두었던 70대의 찌가 살며시 고개를 들더니

이내 쭈욱~하니 찌를 뽑아 올립니다.

 

챔질과 동시에 낚시대가 부러질것 같은

괴력이 느껴지고

수중에 장애물을 감을까 저도 힘을 써보지만

몇초간 그대로 얼음이 되어

낚시대만 잡고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겨우 뽑아내어 움직이기 시작하는 녀석.

그러나 아직까진 수면위로 떠오르진 않는데

끌려오는듯 싶다가

갑쟈기 우측 긴뗏장으로 쏴버립니다.

순간적으로 ' 쒜에엑! ' 소리를 내며

낚시대 네대를 넘어가는 녀석.

이가 악물어지게 되고

' 안되~ 안되에~~~ '

정체 모를 녀석은 3호 목줄을 터트리고 나가버립니다.

 

' 하~ 뭐였을까... '

마직막에 움직임을 봐서는 잉어 같긴한데

이곳에서 잉어는 보이지만 그것을 잡아 봤단 소리는 못들었기에 녀석의 정체는 미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삼십분 사이에 세번의 정신없던 입질이 끝나고

맞은편 수중전을 하던 낚시인에게

큰 입질이 찾아왔는지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는게 보입니다.

대충봐도 어마어마한 녀석이

걸려나오는가 싶었는데

취재를 위해서 물어보니

떡밥에 5짜가 넘는 베스가 나왔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시더군요.

그렇게 정신없이 아침장이 지나가며

오전 11시가 넘어서까지 찌를 응시 하였지만

더이상의 기회는 찾아 오질 않습니다.

 

이제는 오후의 출근을 위해 휴식을 취해얄 시간.

밤새도록 전,후반전을 뛰고

오전의 연장전까지 치룬 선수는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나가떨어집니다.

역시나 베개포는 또 교체해야 할듯ㅎㅎ

 

 

모처럼 물가를 찾은 이야기였습니다.

전날엔 비바람에 시원하게 즐겼지만

다음날 해가 뜨면서 운좋게도 멋진 녀석을

만날수 있게 되었는데요,

확실히 마음 속의 숙제가 해결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나오니

스쳐지나가는 풍경, 바람, 그 모든 감촉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평안함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많이 힘든 요즘입니다.

우리 회원님들에게도 더 좋은 일만 찾아 오길 바라며

물가에서 즐거운 취미생활 이어가시길 바랄께요~

 

행복한 5월달 쭈욱 이어가시구요,

저는 음... 다음주에 한번 더 이곳을 찾아

정체모를 쉐에엑 녀석을 만나보려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꽝이 될수도 있지만 말이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