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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하는 남자

IP : 45f6dbe7340fba3 날짜 : 조회 : 2043 본문+댓글추천 : 0

퇴근하면서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고심을 하였지요. 홀로 먹는 외로운 저녁 밥상이라 무언가 입맛 돋우는 것이 그리워졌습니다. 문득 '멍게 비빔밥'이 떠올라, 시장에 들러 멍게 3,000원어치를 샀습니다. 향긋한 멍게 내음이 달달하게 혀끝으로 와 닿으며 침샘을 간질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늦게 오리라 예상했던 아내를 집 앞에서 만났습니다. 일을 일찍 마친 아내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다며 입이 댓 발 나와 있었지요. "오늘 멍게 비빔밥 해무까?" "구찬타!" "멍게 사왔다. 내가 만들어 주께!" 양푼이에 봄동이며 나물, 콩나물 무친 것을 버무리고 밥을 담은 후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멍게를 썰어 얹은 다음, 그 위에 초장을 넣고 깨를 살짝 뿌린 후 후라이를 얹었습니다. "마누라, 함 무 봐라. 물 만한지 모르겠네. 맛이 어떤노? " "맛있네~!" 사실, 맛은 별로였는데 맛있다며 잘도 먹어주더군요. 그리곤 스트레스가 조금 풀렸는지 아내는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내사랑 : 직장후배가 있는데, 부부쌈 하머 남편이 가출을 한다 카더라. 함 께 : 밴댕이 소갈머리없는 남자네, 집 나가머 낚시댕길 수도 있고 바람도 피우고 조케따! 내사랑 : 그럴 인사도 못 된다 카더라. 부부관계도 거의 없고 비실비실한다 카더라. 함 께 : 근데 와 남자가 집을 나가노? 내사랑 : 후배가 보통이 넘는기라. (그러면서 아내는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함 께 : 와! 포스가 딱 느껴지네. 어디 가머 형님 소리 듣겠네. 내사랑 : 안 그래도 애들 친구들이 놀러 오머 '어머님, 옛날에 잘 나가셨겠네요?' 묻고는 하는데 '내가 옛날에 껌 쫌 씹어따 아이가!' 칸다 카더라. 함 께 : 그라머 조폭마누라캉 사네. 내사랑 : 청소하머 밤이고 새벽이고 식구들 모두 깨워서 청소한다 카더라. 함 께 : 자게 놔두고 청소하지, 와 잠은 깨우노? 내사랑 : 그라고 딸내미도 말 안 들으머 이단 옆차기 바로 들어간다 카더라. 함 께 : 딸내미한테 그카는데...남편한테는… 내사랑 : 옆에 누가 있든 없든 폰으로 남편과 큰소리로 통화하는데, 좋을 때는 간드러지게 아양을 떨다가 안 좋을 때는 OO끼라고 욕도 한데이. 함 께 : 정말이가? 남자가 가출하는 기, 맞아 디지기 시러 도망가는 거네. 그 유명한 밥삽과 타이순은 상대도 안 되겠네. 내사랑 : 그기 누군데? 함 께 : 쿨~럭...그런 기 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내사랑 : 후배가 '언니 형부는 참 자상하지 싶은데 함 바까가 살머 안되나?' 카더라. 함 께 : 머~라~카~노! 멍게 비빔밥은 비워졌고 빈 그릇엔 밥풀데기 몇 알이 그 남자의 서글픔을 대신하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런데 참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헤어지지 않고 꿋꿋이 살고 있다는 사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더이다.

1등! IP : cfa6a533ffd0eb5
여기................








밥샵 신랑도 아직 살고 있습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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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543a07598848021
겁나는 마눌님과 사시는

그 분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함께님은 장가 잘 가셨음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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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5f6dbe7340fba3
"싸나이 가는 길에 굴곡이 없을소냐?"

성주 이프로님,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면...ㅎ

당근 가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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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b963beb407931ea
허이구 무서라
오금이 저립니다
자그마한 호랭이도 딥다 무서운데 형님 소리 들으면
흠 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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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5f784ceb0318fd
후배는께 넌즛이 연통한번 넣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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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0b3d82fd051b841
마지막 말씀이 싸~ 합니다.

남의 말처럼 하셔놓고,

울고 계시는 거 아니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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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5f6dbe7340fba3
흠~칫! 피러님, 기쁨의 눈물을 훔치고 있심더...


맨날 가출을 소풍가듯? 아니, 소풍을 가출하듯 하는 소풍님!


도톨님, 저녁이면 또 돌아가실 것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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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5f6dbe7340fba3
소요님,

ㅠㅠ + ⊙⊙ + ☺ = !



로데오님, 어~허이!

그라머 그날 밤…



자동빵도 있심니더…⌒ ⌒



첫월척배딴님, 저와는 정반대이네요.^^

멍게와 해삼의 그 오묘한 맛을 모르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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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723e79577ffc01
저녘에 안들어 갑니다.

5월 중순 까지 가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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