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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길치를 위하여

IP : 0e1b66fb9c7b453 날짜 : 조회 : 4804 본문+댓글추천 : 0

세상 모든 길치를 위하여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언젠가, 제가 구제 불능의 길치라는 고백을 했었지요.
골목 안에서 핸들 두어 번만 꺾으면 방향을 분실하고,
한 달에 한 번 조우들과 만남에는 내비 세 대를 켜지만,
결국 실패하고 온갖 놀림을 다 받는다고요.
뭐 그래도,
저와 비슷한 분들도 많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을 줍니다.


동안 출조했던 그 많은 저수지 중에 이름을 아는 곳은 딸랑 두 곳.
송전(대수)지와 만천지.


가끔 안해와 얘기하다 마주치는 당혹.
어디어디 가서 봤던 목련이 예뻤다거나,
어디어디서 자기가 사줬던 옥수수가 참 맛있었다거나,
무슨 암자 초입에서 봤던 다람쥐가 생각난다거나...
안해의, 하나도 기억에 없는 이런 말에,
저는 진땀을 흘리며 그래그래 맞장구를 치곤 합니다.


안해 말에 의하면,
저는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다는데,
사진을 좋아하는 안해는 풍경을,
안해를 좋아하는 저는 안해를 촬영했다는데,
기억에 없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들입니다.


왜 이런 경우엔,
안해 IQ × 2 = 피러 IQ
라는 절대 명제가 성립되지 않는지 이해가 불가하군요.


나는 왜 메모리하지 않았는가, 내게 물어봅니다.


질문부터 틀렸군요.
내 오감은 남들과 다름없이 메모리를 했을 겁니다.
질문을 고쳐 다시 합니다.
나는 왜 기억하지 못하는가, 내게 물어봅니다.


블랙박스.
용량이 차면 앞 파일부터 지워나가는 블랙박스.
제가 찾은 답은 이거였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남습니다.


고용량 자부하고 연산능력 우등한 제가
( 얘기 중이니까 돌 던지지 마세욧 ! ),
왜? 왜 !
저 숱한 평자들보다도 이런 면에서 열등하냐는 겁니다.


답을 찾고자 겁나 헤맸습니다.
얼마나 격렬하게 고민했냐면,
미끼 다는 것도 잊고, 찌 솟는 것도 못 보고,
세상에, 얼척없게도,
이 얼척 기술고문께서 5 연장 꽝을 쳤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방금, 화장실에서 저는 답을 찾았습니다.





ㅡ 길 위에서 헤매는 모든 길치를 위하여 ㅡ


너무 어렵게 살지 마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마
웃고 싶을 땐 웃고
울고 싶을 땐 울고
화날 땐 화를 내
안 그런 척 위장 말고
잘 참았다 자위도 마
어쩌면
잘 산다는 건
일희일비일지도 몰라


어제는 그만 훨훨 놓아 줘
미련일 뿐이야
내일 걱정을 미리 소환하지 마
오늘을 갉아 먹는 바보짓이야
오늘을 살아
지금을 살아
순간에 집중해


길 위에서는 길만 보고 걸어
어제의 미련과 내일의 걱정은 쓰레기일 뿐
우리의 직립을 위협하는 쓰레기 파일은
만들지도 쌓아놓지도 마
비우면 비울수록 선명해지는 저 길


버벅대고 헤매는 세상 길치들아
단순하게 걷고 단순하게 걸어가자


하여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해야만 하는 바로 그것


리셋 !


ㅡ 길치 피러

 

 

 

 

 

 

세상 모든 길치를 위하여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나는 어디로 가야하지? 

 

 

 

 

 


1등! IP : 9f91818d6541294
1차원으로만 살려구요.
5~6초까지만.
그 뒤론 몰라여.ㅡ.,ㅡ

항시 머리가 아프고 무겁고 식사를 못 하고 속이 메스껍다는 원인이 너무 생각이 많고 조급하고 미래로 너무 빠르게 달려가 서있고 내일, 모레 일까지 미리 걱정을 많이 한다네요.

제가 사는 곳 병원에도 돌팔이 아닌 인간이 있더라니깐요.ㅡ.,ㅡ;




근데, 누구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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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172f57aec181bfa
집은 어떻게 찿아가셔요?????

가끔 옆집을 가시죠?
다~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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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7b74cee62639c5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내가 가는 이길이 맞는길인가?

이길의 끝은 어디일까?
바른 길로 가고 있는걸까?

좀더 늙어 힘이 없어도 가고자 하는 길이 이길 맞을까?

매일을 헤메고 사는 길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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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69f908a95b58bb
선배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어쩜 이리 글을 잘쓰세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 인데요..

지난번 숨막히는 소설
3편까지 쓰신다고 하셔놓고
2편 까지 밖에 안쓰셨거든요.

혹시 그것도 길을 잃으셨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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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b54ae79fbb633f
리셋하면
그순간것만 엉킨거 지워져서
돌아와야 하는데
피러님은 리셋전의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시는 모양입니다 ㅋㅋㅋ
심각하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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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d5111fb9caf9d8
조금만 참으세요
자율주행 차량 사시면 해결됩니다
그땐 낚시터 전국지도 보면서 유람하시면
될 듯합니다
미리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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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a1c8f149bb9289e
지금 즐거우면 되는거죠..
마눌님이 말하더군요..
ㅡ당신은 참 좋겠다..
ㅡ왜??
ㅡ아무생각 없어보일때가 많아..
...저도 용량이 적어서..
리셋을 수시로 합니다..
낚시할땐..포멧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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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abfcd9301e9710
썩어도 준치인 것 같아서
용을 쓰시는 것 같아서
바락바락 낚시와 잡아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붕어의 추억을부여잡고 계신 것 같아서
멋짐을 위해, 멋스러움을 위해, 스스로 강하다 자부하려 사자
사진만 자꾸 올리시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러한 글씀으로 위로 받고자하는 고독이 안쓰러워
보여서 위로를 드립니다. 토끼선배님


전 늘 그렇듯 토껴야겠죠 아하하^^ 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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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abfcd9301e9710
ㄴ 제가 길치입니다.
밤만 되면 표지판을 보고도 같은 자리를 뱅뱅 돕니다.^^
부산에 가서 해운대에서 해운대를 찾아 한 시간을 도는 눈치코치도 없는 길치랍니다.

저도 외쳐 봅니다. 길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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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fa9bdca4d5b95a
제 친구중엔 네비켜고도 길을 못찾아가는 길치에
대구를 기점으로 부산이나 전라도 광주가
아래쪽인지 위쪽인지도 모르는놈도
있습니다.구미 출장갔다가 대구복귀중
피곤해서 운전을 맏기고 자고일어나니
이정표에 대전 몇km..헐
바로 뒷다마 스파이크 실행..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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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0e1b66fb9c7b453
목어의 저 순결한 눈망울을


숭악한 제작자 선배님께서 만드셨다는 게


믿을 수 없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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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d9392b5a42d60b
"저와 비슷한 분들도 많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을 줍니다"...

비슷한 분들 거의없지 싶은데 위안이 될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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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aec5bcd1064857
아주 정상입니다.
집에만 제대로 찾아오시면 아주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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