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회사차(프라이드) 얻어타고 당시로선 꽤 먼 거리인 당진 오봉지를 갔습니다.
(지금은 정말 많이 망가졌지만.. 정말 추억많은 낚시터입니다)
낚시대라고 해봐야 1.5칸, 2칸, 2.5칸 ... 그 투박한(?) 채비를 가지고 떡밥낚시란걸 하는데요...
그때만해도 우리붕어..순진하고 착했잖아요.. 저한테도 꾸준히 잡혀 주더라구요
근데, 밤 11시쯤 됬나... 그때까지는 찌맛이 어쩌구 죽이네 마네 이런거 모르고 그냥 잡아올리기만 했는데
발앞에 던져진 1.5칸대 찌가 깜..빡하더니... 주..우........우..........우........욱... 하고 올라오는겁니다.
그런데,,, 채지 못했습니다. 챌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넋놓고 한참 그 황홀경을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정말 .. 멋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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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때의 그 찌멋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 엄청난 기능의 고급찌에 가느다란 원줄, 죽여주는 정밀한 찌맞춤, 안해본거 없는 좋다는 채비들..
물론, 시간이 흘러 기량이 늘고...공부도 많이 하게되니 많은 입질을 보고, 정말 아름다운 찌맛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때만큼 황홀한 찌맛을 느껴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그래서,
그때처럼 투박하고, 지금 붕어들이 보기에 바보같아 보일지도 모르는 찌맞춤으로 돌아가볼까 합니다.
그냥 수조에서 대충 수평맞춤해서 현장에서 바로 미끼달아 던지는...현장 맞춤은 철저히 생략하고..
선배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하면 삼나무찌에 새우달아 올라오는 모양새의 떡밥입질..
다시 한 번 볼수 있을까요???
오랜시간 찌를 응시하다 저또한 그런 경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겨울밤 간델라를 켜고 야광테입 찌낚시를 하던중 함박눈이 내리던 밤 내리던 눈때문에 찌를 잘 볼 수 없는 관게로 여러번
오늘 낚시를 포기하려다 말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야광테잎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저는 너무 아름다워 찌와 함께
그자리에서 찌가올라오는 만큼 제 몸만 일어서고 챔질은 못했 던 적이 있습니다
현장찌 맞춤은 필수 입니다(특히 수심이 2M이상 되는 곳은 절대적으로...)
옛날에 충주호좌대들어갔다 꽝치고 나온면서 항상 아쉬움에 들럿다 가는곳 앵청리보를 아십니까?
제가 그때 느껴본 찌맛은 평생 잊을 수 가 없네요,,정말 투박하고 찌맞춤이 전혀 없는 엄청무거운 봉돌달아 던져 놓았는데,,
글쎄 그 찌가 새우대물낚시에서도 볼수없는 찌 올림을 하더라구요,, 그때서 알았습니다..
아무리 예민한 찌맞춤도 좋치만 순 우리토종붕어 입질만 해준다면 그 어느 찌도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올려준다는 사실을..
걍 물가에 앉아 찌 바라보며 즐기는 낚시..진정 그것이 나만의 낚시가 아린런지...
그 기분 동감입니다
오래전 충주댐 낚수에 몰두하며 배타고 동량리 육모초밭 둑섬으로 출조할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1m짜리 장찌로 지금의 찌마춤보다 무식하게 맞추는등 마는둥 해서 밤낚시 하던중
그날따라 굵직한 떡대들이 장찌를 하늘높게 슬로우 슬로우 올려주던 그 황홀함
2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눈앞에 아롱거립니다
지금은 양어장 낚시가 성행하면서 이전의 투박한 찌맞춤은 조롱거리가 되고
영점에서 마이너스 채비로 이동되고 있지요
저의 경우는 아직도 노지 떡밥낚시땐 님의 말씀대로 대충 수평맞춤하여 낚시하면서
이전의 그 황홀한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특히 활성도가 좋을땐 가끔씩 그런 장면이 연출되고 있고요
때론 정확하지 않은 단순함이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지요
행낚하세요
월척캠페인: 오분만 청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