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항상 무더운 여름만 되면 떠오르는 기억이있습니다.
때는 2005년 무더위가 한창인 7월말 이야기입니다.
그당시 저는 일찍이 독립을하여 경남 양산에서 직장생활과 자취를 하였습니다.
직장 형님으로 낚시를 배운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최고였던것같습니다.
금요일 직장 ..
" 형 내 오전하고 조퇴 한다. 윗대가리한테 말해라"
" 낚시가나?"
" 알면서 말라 묻노. 밥 묵고 간다"
불편한 상사 때문에 눈치껏 조퇴를 하고 집으로오니 대략 오후 2시가 안되었더군요. 바로 낚시를 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날은 너무나 덥고 무더워 옷이 땀에 홀딱 젖어버려서 일단 집으로 오게되었습니다.
낚시를 갈장소는 일찌 감치 정해놓았는데. 지도로 우연히 검색된곳.
주변에는 논이고 뒷쪽은 소나무와 좀 더높은 나무로 둘러쌓인 무덤이 몇개가있고 그옆은 감나무밭이 있는곳인데 아마도 감나무밭에 물을 대는 용도의 대략 100평남짓 규모의 둠벙이지만 하지만 땟장과 마름이 잘자라있어 분명 붕어는 있을거라 생각되어 탐사차 가보기로 계획하였습니다.
문제는 가는길이 주차한곳으로부터 논둑을따라 약 200미터 정도 걸어가야하고 낚시할곳이 무덤옆 나무밑에서 해야하기때문에 2.3칸 이하 짧은대만 가능. 또 누군가 낚시안되요. 라고 하면 한번정도 매달려보고 가라면 철수해야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으로 와 찬물 한바가지 뒤짚어쓰고 선풍기 바람에도 땀이 흘러 낚시갈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냉동실에 생수도 몇병넣고 컴퓨터 게임을 좀하다보니 어느듯 저녁이 된듯 밖이 어둑어둑하길래 봉지에 얼린물 넣고 차로 갔어요.
자취집은 주인집 주차장이 따로있어 제차는 항상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공터에 차를대는데.
터벅터벅 걷다가 80도정도 꺾인 길을 딱 도는데 흰색한복을 입은 할머니가 대문안을 보고 서 계신게 아닙니까.
머리도 비녀로 꽂은 옛날 할머니 같은 모습.
아무생각없이 휙돌다 그모습에 심장이 떨어질뻔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악~~~ " 얼마나 놀랐는지 숨을 못쉬겠더라구요.
"할매 와 그라고있어예. 더운데 안에 들어가시소"
계속 서있는 할매를 보고 봉지에 있는 생수한병을 옆에 두고 잡수시소하며 낚시를 갔습니다.
짐은 최소한 간단히. 짧은대 서너대와 받침대를 파라솔가방에 넣고 의자와 얼린 생수병이 담긴 봉지와 지렁이한통을 들고 모자에 달린 후레쉬 불빛에 의지하고 눈뚝을 걷는데 와~~덥기도 덥고 개구리도 밟히고 미끄럽고 몇번 넘어질뻔하며 간신히 무덤을 지나 자리를 잡았습니다.
땀이 땀이 줄줄줄줄 .. 숨이 턱 막히더라구요.
마름 틈사이로 지렁이를 끼어 던지니 6치 정도되는 황금색 붕어를 시작으로 고만 고만한 사이즈의 붕어가 숼세없이 낚입니다.
한번씩 낚시대른 끌고 가는데 . 사이즈가 8치를 넘지 않더군요.
황금을 두른 순진한 붕어들 덕분에 두대의 낚시대로도 바빳습니다.
시간은 어느듯 자정을 넘어갈때쯤 입질도 잦아들고 어디서 불어오는지 서늘한 바람에 잠이 오더군요.
체력이 좋은건지 잠이 없는건지 밤낚시를 가면 아침까지 찌를보는 스타일인데 오늘따라 눈꺼풀이 무거워 의자를 뒤로 젖히고 찌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 분명히 낚시를 하는데 아까 낮에본 할매가 나와서 "퍼뜩 가거라" 이러시는겁니다. "예. 뭐라꼬요"
" 퍼뜩 가거라 안카나" 하면서 때릴듯이 앞으로 오시는데 헉헉 거리면서 잠에어 깨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하고 속이 답답해서 구름과자에 불을 붙이는데 . 물방울 하나가 팔에 떨이지는데 뭐고.. 뭐고 ? 하는데 비가 오더라구요.
비예보도 없어 파라솔도 안가져왔는데 소나기라 생각했지만 이거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될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고민 고민끝에 대를 접고 철수를 하는길에
논뚝이 젖어서 어찌나 미끄럽던지 다이빙을 하며 논으로 처박히길 두번째..
욕이 뭐 ㅋㅋ 옷에는 흙과 논뻘이 다묻고 . 거지가 따로없더라구요.
생수로 팔만 대충 씻고 은박 돛자리를 시트에 깔고 운전대를 잡으니 꼴이 진짜 ㅋㅋ 땀에 진흙에 몰골이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시간이 새벽 2시가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가 샤워를하고 잠에들고 다음날 오전에 일어나 볼일을 보려고 골목을 가는데 할매가 서있던 집에 근조등이 달려있더군요.
허.. 잠시 머리가 복잡해서 뭐지 하는데.
상주로 보이는 분이 담배를 태우러 나오시는데.
머리를 조아리며 . 안녕하세요. 죄송한데요. 혹시 할머니 돌아가셨는교.
아니요. 부친이 세상을 뜨셨다고...
아이고. 할매는 우짜능교.. 카는데 무슨 할매요.라고 다시 묻더라고요.
예? 내가 괜히 알지도 못하는 얘기를 했나싶어서 아닙니더. 했는데.
한번더 물어보시길래 할매가 대문앞에서 뒤돌아 서계시더라고 말씀드리니
돌아가신 우리 어무이 같은데예. 아부지 모시러왔는갑다 카면서우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볼일을 보러가는데. 이건 뭐.. 내가 본 할매가 귀신인가. 에이 아니겠지.. 어이가 좀 없어서 .. 아니다라고 결론만짓고 잊고 지냈습니다.
그후 또 바쁜 일상으로 두달뒤 .. 전에 개고생한 둠벙으로 짬낚을 가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낚시했던 자리에 굵은 소나무 가지가 꺾여 주저앉아 있더군요.
비가 와서 무게를 견디지 못한건지 그 굵은게 꺾여 있더라구요.
제가 그때 할매 꿈을 꾼 그때인지 모르겠지만 .. 할매가 가거라했던 꿈..
아마도 그날 시원한 생수한병과 저의 인생을 바꾼 꿈이였나봅니다.
거의 십몇년이 지난 지금도 이날의 기억과 둠벙에서의 추억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귀신은 누구나 본다고합니다. 다만 구별하지 못할뿐..
전 귀신의 존재는 믿지만 사람이 더 무서운것 같아요.
긴글인데 또 별 감흥이 없습니다..
저도 귀신도보고 저승사자도 보았기에
믿는편입니다
할머님이 꿈에나타나서 고함을치신건
젊은이에 위험을알리려한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