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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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5월 어느 휴일...
계절은 분명 봄인데 날씨는 여름흉내를 낸다.
아~무도 없는 중,소형의 계곡형 소류지를 동출한 지인과 제법 땟장과 부들이 어우러진
괜찮은 포인트를 찾고 주섬~주섬 장비를 꺼내 설치를하니 온몸이 땀으로 흥~건합니다.
아~무도 없는 터이니 그리 바쁠것도 없건만 꾼의 조급증이란...
장비에서 벗어나 향긋한 아카시아향이 흠벅베인 그늘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던차 아까부터 잣나무와
잡목이 무성한 숲 사이로 보이는 하얀집...(이런곳에 하얀집?)
밤낚시를 할 요량이니 그리 급할것도 없고 계곡지라 아직은 수온이 그리 따듯하지도 않았고
입질또한 전무했기에 저수지를 한바퀴를 돌며 혹 다음 출조시 포인트를 익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산책을하는데 아까 숲넘어 그 하얀집이 궁금하다.
생각을 해서 그럴까?
이미 내몸은..내 발길은 그쪽으로 향하고...
ㅇㅇㅇ요양원...
아~하 그래서 이곳에 요양원이 있었구나??
정문옆 빼꼼이 열린 쪽문으로 얼굴을 디밀고 안을 살피니 4~5~60년대 흘러간 옛노래가..민요가 간간이 흘러나오고...
생각외로 잔디가깔린 넓은 마당에.. 깨끗한 정원에.. 흠짓 놀라고 있는데...
저~어!!
누구~세요?
면회 오셨습니까?
직원인듯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묻는다.
아~니요...
어떤 어떤일로?
아~~예.
요 밑 저수지에 1박으로 낚시왔다가 산책중에 궁금해 둘러 보고 있었습니다.
헌데..
요양원인가 봅니다?
예!!~ 주로 70에서 80대 할머님들이 계시는곳입니다.
치매와 오갈때 없는 행려 어르신들이 계시지요.
상냥한 그녀는 자세히도 설명을 한다.
그런데 음악이 자주나오는군요.
그것도 흘러간 노래가?
음악치료지요.
음악치료요?
어르신들께서 젊은시절 회상하시라고 흘러간 노래를 주로 들려드립니다.
혹 가다 제정신으로 돌아와 집주소도 말씀하십니다만 그것도 잠시뿐입니다.
저~~어!!
예!! 말씀하세요.
제가 취미로 "색소폰"을 연주합니다만 우리팀원들과 연주봉사하러 들려도 되겠는지요?
진짜요?
그럼요.
여기 제 명암드릴테니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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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12월 초...
바쁜업무에 잊고 있었던 그 요양원 아주머니께서 연락이왔다.
사장님...
혹시 연말에 위문공연 가능하신지요.
저희들이 진짜로 방문해 연주해도 되겠어요?
그럼요ㅎ
제가 이미 요양원 간부님들에게 허락을 득했고 오실걸로 알고 할머니들에게 말씀도 다~드렸고요.
저포함 7명의 연주자들은 봉고버스에 몸을 싣고 도착한 그곳엔 우리들이 온다는
소식에 할머님들이 박수를 치며 반겨주심에 고개를 못들정도...
간단한 주위사항을 듣고 넓은 홀에 악기 쎗팅후 여유시간을 이용해 할머님들이 계시는방에 들렸는데
마침 점심시간에 간식으로 나온 귤을 잡수시고 계시더라구요.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려는데...
등 뒤에서 들리는 말.
어디메서 왔시요?
순간 전율이...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보니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님이 소녀처럼 웃고계신다.
분당요...분당에서 왔습니다.
아~하!~ 분당?
혹!! 분당아세요?
내래 모르디 어케 알간...
할머님 고향이 어디세요?
고향?
피양..
평양이요?
거럼 내래 고향이 피양이디..기렀고 말고...
니거보시라요..피양압네까?
예!~~
어케알아요?
저희 어머님 고향도 평양입니다.
평양이란 말에 반갑다며 제 두손을 덥석잡는 곱상한 그 평양할머니...
기럼 오마니는 계십네까?
아뇨..
돌아 가신지가......6년 되셨...습니..다.
살아계시면 올해 아흔살되셨습니다.
기래요..기렀구만...고저안됐수다래..
드디어 공연은 시작됐고 나는 이미자씨의 "울러라 열풍아" 경기민요 "창부타령" 남인수씨의 "무너진사랑탑"을 연주하였고
특히나 경기민요 "창부타령"연주시엔 할머님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시는데 그 무리중에 그 피양할머님도 덩실~덩실
공연이 끝나고 한사코 마다하는 우리들은 근사한 저녁까지 얻어먹고 나오려는데 피양할머님이 간식으로 나온 귤 두개를 건낸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이 그 평양할머니 얼굴과 겹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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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년말에도 우리 팀들은 그때의 기억이 좋았다며 자발적으로 위문품을 사들고 또 그 곳을 찾았습니다.
관계분들과 반가운 수인사를 하고 악기 쎗팅후 나는 그 피양할머님을 찾았습니다.
작년에 들렸던 그방엔 낮선 얼굴의 할머님들이 빼꼼이 처다 보실뿐...
공연을 시작됐고 경기민요 "태평가" "성주풀이" "새타령"을 연주하니 할머님들의 춤판이 벌어졌고 분위기가 최고점으로 치달았습니다.
다른 회원 연주시에 짬을 내여 그 피양할머니를 찾아보았습니다...두리번..두리번..
안 계셨습니다.
시설의 관계자 아주머니께 엿줘보니...
아~하!! 평양할머니요.
작년 가을쯤에 돌아가셨어요.
왜요??
아시는 할머니세요.
아니요.. 여기서 처음을 만났는걸요.
고향이 돌아가신 제어머님과 같은 평양분이래서요.
그러셨군요.
팔장을 끼고 창밖을 보니
왜 이리 눈은 많~이도 내리는지...원!!~~
"곡우"절기 즈음에 첫출조를 그 소류지로 정해야겠습니다.
※ 두서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님들~
고향에 잘~다녀오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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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글은 가볍게 쓰셨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네요.
가슴이 애잔합니다. 추천드리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