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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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월간낚시 월간춘추등 낚시서적을
발행일 2-3일전부터 서점에 가 기웃거리며 나오기를 기다리기도했었다.
명주에 도유지란 곳이
낚시잡지에 소개되어지고
새우도 잘 듣고 밤이 깊어지면 콩이 유리하다는 둥
제방 우안을 돌아서 묘앞자리가 명당이라는 둥
하는 말에 귀가 솔깃하여 있는데
내영원한 낚시사부 권사장
천아,이번에 우리 둘이서 도유지 한번 들어가보자라고하여
두말않고 동승을하여 도유지 좌안 최상류
마침 큰비가 온 뒤라 우유빛 계류가 콸콸 도랑을 꽉
메우고 흘러들어오는 곳을 건너 논둑에
세대를 편성했다
권사장은 내 10m 정도 거리를 둔
최상류에
나는 쏟아져 들어오는 물이
그 세력을 죽여 본류와 닿은 곳에서 조금 거리를 둔 아래쪽에.....
저녁이 되어 캐미를 밝히고
두어시간 지나도 입질이 없다
밤 9시 지나서 내가 가장 아꼈던
은성 수정 세칸대로 듬성한 말풀 사이에서 끌어낸
전차표 한마리가 두사람의 조과 전부
그리곤 말뚝이었다
밤 10시 가까이 지나자
권사장 "천아,전 걷자"
"응,그러지"
하고 전차표를 걸어낸 곳 한대를 남기고
두대를 접는 찰라
3칸대 캐미라이트가 미세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런데 보통 붕어의 입질 형태가 아니고 찌 상승이
육안으로 거의 분별이 안될 정도로
잠시 한눈 팔다 보면 한마디
그리고 눈을 끔벅 끔벅하고 조금 지나면 한마디
첫 월척을 34cm로 개시를 하였고
체구에 비해 간덩이가 조금 큰 터여서 여간한 것에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경우가 잘 없는데
갑자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속으로"대물이다"
89년 이른봄 나는 충주호에 낚시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낚시회를 따라 출조하여서
옆자리에 같이 낚시를 한 노인의
찌 입수와 오름이 너무 멋져서
"선생님,그 찌 구할려면 어디서 구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자
"이거,제가 만든 찌입니다
"혹시 살 수 있습니까"
"예,제가 지금 두개 여벌이 있는데 개당 5,000원씩입니다"
89년도에 찌 하나가 5,000원이면 상당한 금액이었다
당시 충주호에서 유행하였던 1m를 넘기는 장찌도 아니었고
두개중 하나는 찌길이가 35cm 다른 하나가 38cm정도의
찌톱이 카본도 아니고 아주 가볍고 가느다란 것이었고
몸통도 미끈하게 잘 다듬은게 아니고 손으로 사포질을 한듯
조금은 조악해 보였었다
그러나 그 찌는 입수시 찌 몸통과 찌톱이 일어서는게
용수철이 튀듯이 발딱 일어서서 수줍은듯 천천히
물속으로 몸을 감추고 몸통 중앙부분이 다 들어날때까지
꼿꼿이 수직 상승을 하는 기막힌 놀림을 하는 찌였다
그 찌가 아주 아주 느리게
애간장을 녹이는 상승을 계속한다
그 환상적인 찌놀림을 하는 찌
두개의 찌중 짧은찌였다
그 찌가 찌의 몸통중간부분까지의 높이로 솟는 그 시간은
불과 수십초였겠지만
내 뇌리를 누빈 시간은 길고도 길게 느낀 내가 살면서
짧은 시간을 가장 긴 시간으로 느낀 한순간이었다
새우낚시시 나는 챔질 타임을 거의가 끌고 들어가는 시점에서
챔질을 한다
내 낚시사부가 94년도 월간낚시 붕어최대어상을 수상한
새우낚시의 대가?(나는 새우낚시는 고향친구인 그 친구를 최상위 그룹에
항상 위치 시킨다)
30여년전부터 경북낚시 총무를 하며 골프에 빠져 낚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던 시기를 제외하고 10여년을 정기출조 1등 선정방식이
어장과 중량부분으로 나누는데 어장은 큰 사이즈 세마리를 합하여 가장 긴 쪽이
1등,중량은 전체 조과 중량을 재어서 1등을 선정하여 년중 가장 긴쪽이
일등을 하였는데
그 10여년을 1등을 놓친적이 거의 없었고
그 친구가 청도 문수지에서 93년도에 잡은 42.3cm가 내가 실물을 확인한
가장 큰 붕어였었고
예의 94년도 최대어상은 그 먼저 47,2cm를 낚았었지만
그 붕어는 공인을 받지 못하였고 당시 월간낚시 모니터와
동행출조하여 잡았던 45를 넘기는 붕어가 94년도 최대어상을
받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표지를 장식한 적이 있는 친구였다
얘기가 또 곁길로 샜는데
그 친구가 낚시를 가면 당시 하얀 성냥곽에 톱밥과 섞은
새우 한통 (2000원을 했다)
그리고 그때 세기낚시란 낚시가게에서 큰새우를 받아서
판매를 하였는데 그 낚시방에서만 새우를 사고
다른낚시방은 아예 찾지를 않았는데 어쩌다 그 가게에
새우를 보고 씨알이 신통찮으면 다른 곳으로 큰새우를 찾아 나설 정도로
정통 새우꾼이었고 밑밥질 일체 않고 떡밥이나 지렁이는
아예 지참을 않는다
초봄 수로 낮낚시는 별개지만....
그 친구가 나와 같이 낚시다니면서
라면을 먹는데 조금 떨어진 자리의 그 친구 낚시대에
입질이 들어와 찌가 껌벅 껌벅하면
"들어가라,들어가라"하면서 끌고 들어갈때까지
챔질을 않는다
그리고 몇번을 방정맞게 까불다가 멎으면
"잔챙이다"라고 하는 것을 옆에서 늘 보아왔기 때문에
나도 새우낚시는 거의가 챔질 순간을 끌고 들어갈때로 잡는다
어쩌다 한눈 팔다가 갑자기 찌가 솟는다던지
졸다가 엉겁결에 올라오는 찌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서
올라오는 도중에 챔질을 하지만
예신을 감지하였을때는 거의가 끌고 들어가거나 아니면
끝까지 솟구쳐서 정점에서 꼬무락거리는 시점을 챔질타임으로 하고
그 경우 거의 헛챔질없이 붕어를 걸어내었다
챔질 순간을 표현하기위해
그 순간을 간명하게 표현할줄 몰라
먼길을 우회해 왔는데
"속으로 들어가라,들어가라"를 몇번이나
뇌었는지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정점에서 딱 멈춘 찌가 좌측으로 슬몃 흐른다
"그래,지금이다" 속으로 뇌며 채는 순간
핑하는 소리와 손에 느껴지는 육중한 무게
"이건 34cm와는 비교도 안되는 녀석이다"
34cm를 걸어낸 감이 아직도 생생하였기에
나는 직감적으로 35cm는 넘기는 녀석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낚시대를 잡고 용을 쓰는 것을 본 권사장
"어! 큰놈 걸었네"
"조심해라"
조금후 어스름한 달빛에 가쁜 숨을 내쉬며
들어누운 녀석의 자태는 환상 그 자체였다
들어올리자 마자
50cm까지 눈금이 있는 내태클박스위에 바로 눕혔다
38cm
그때의 희열과 멋있는 찌솟음은 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도 아주 선명하다
그리고 낚시터에서 입질없어 무료한 날
나는 미동없이 푸른 예광만 뿌리고 있는
찌에서 그날의 찌솟음을 되새김한다
"그래,솟아라.점잖게 점잖게"라고
낚시대를 접던 권사장
"천아,조금 더 하다 가자"
그래서
접었던 대를 한대만 더 펴고
낚시를 계속 하였는데
12시가 가까워지도록 찌는 또 말뚝이다
그래서
다시
한대를 접어서 가방에 담는 순간
조금전의 그 사람 까무러치게하는 꼭 같은
형태의 입질이 38cm를 꺼낸 그 구멍에서 다시 이어진다
이번에는 조금전 녀석보다 올리는 시간이 더욱 더디다
조금전 38cm를 걸은 여운이
남아있는 나이기에 흥분은 더욱 고조되고
"그래,들어가라.들어가!"를 몇번이나
뇌었을까
스르르 잠기는 순간 챔질
그런데 이녀석은 아까 보다 앙탈이 훨씬 더하다
"권사장,이놈은 38이 넘는것 같다"
"훨씬 더 버티는데"
"그래,조심 조심해라"
그리고 조금후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조금전의 38cm보다 한참이나 적은 34cm
한구멍에서 대형 월척 두마리를 걷어올린 개가를 올린 날
그날이 내낚시인생 20수년의 가장 황홀하고 저릿하며
기억되는 날이며 권사장의 여관 대형수족관에서 몇달을
살다가 생을 마감한 그 38cm붕어는
나의 붕어 기록이며 조과면에서 수없이 동행출조하였지만
한번도 마리수나 씨알면에서 앞서지를 못했던
내낚시사부를 잠재운 단 한번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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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읽는순간 꼭 제가 그날의 주인공이된듯한 착각에 빠져있었답니다
세월감은있지만 덩어리하심을 추카드립니다
봄봄님 우리의 명절 한가위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풍성한 한가위보내시고 맛난음식 많이드시기 바랍니다 건강도 유의하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