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꾼은 꼭 꼬집어 뭔지도 모르는 즐거움 속에 낚시에 시나브로 매료되면서
다양한 현장과 온갖 부류의 꾼들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호기심에 찬 시선으로 자신과 남을 잣대질하면서 갖가지 부질없는 상념에 젖기도 합니다.
마침내 쫙~ 펼치신 꾼이 보입니다.
그 분위기도 거창하지만 주변을 보니 살림인양 다른 장비도 엄청나게 많아서,
낚시가 너무나 좋은 나머지 작심하고 물가로 이사 나오신 줄 알았습니다.
아니면 집에서 쫓겨났던지....ㅋ
발소리내면 실례된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서 살금살금 다가갑니다.
기본이죠. 그것도 모르고 낚시꾼이 됐겠습니까?
바로 뒤에서 속삭이듯이 “안녕하세요?” “잘 나옵니까?”하니까 낚싯대 펴느라 이미 지쳐
졸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화들짝 놀라는 바람에 묻는 자신이 오히려 더 깜짝 놀랐습니다.
서로 놀랬지만 그래도 같은 꾼으로서, 고생을 사서하는 밤의 동반자로서 반가워는 합니다.
“아! 이분은 이렇게 많은 대를 부챗살처럼 폈기 때문에 그토록 멋있게 보였고
붕어를 만날 수치상의 확률도높아서 많이 잡겠구나!”라고 지레짐작합니다.
문득 자기 동네 문방구 앞, 인형이나 장난감 건지는 상자모양의 게임기 갈고리가 문득 생각납니다.
찾아가서 손수 미끼를 일일이 붕어 입에 넣어주려면 보다 많은 다양한 길이의 대를 펴야 되겠구나, ㅋ
그런데 저분의 받침틀 헤드 수에 비하면 내 것은 얘들 장난감 수준이네.. 등등 느낀 것이 많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고참꾼이 제대로 되신 분이라면
이럴 때는 자기 낚시의 당위성(?)과 장점에 대해서 세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도 간편한 장비로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동시에 알려주어야 하는데,
호기심에서 온 신참꾼이 관심보이는 대로 장비자랑만 신나서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빳빳한 어떤 경질대가 좋고, 연질대는 또 어떻고,
최소한 10대는 펴야 하며 무슨 형식의 틀이 편리하다는 등 얘기를 하다가...
그 와중에 큰 입질이라도 오면 냅다 채고 붕어가 정신 차릴 새도 없이 허공에 띄워서
순식간에 자기 발 앞에 눕혀버리고는 의기양양해합니다.
대맛을 보고도 손맛이 좋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초리부분이 철렁거리기는 했으니까요.
삼겹살 먹고 젓가락 맛보는 셈 이지요.^^
호기심을 지닌 채 쫄아서 왔다가 그 놀라운 광경에 이번엔 얼까지 빠진 순진한 꾼은
여기서 여러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며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은 좋은 대를 이미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연질대를 모르고(?) 세트로 구입한 자신이 처절하게 밉습니다.
왜냐하면 중고장터에 내다팔아 꽤나 손해보고,
거기다 아내 몰래(ㅋ) 또 보태서 경질대를, 받침틀을 새로 장만해야만 하니까요.
주머니 사정을 머리 굴려 헤아려 봐도 쉽게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살 때까지는 풀이 죽어 지내고,
낚시를 가더라도 영~ 재미가 없습니다.
자금 마련 고민에....즐거워야하는 낚시가 재미없지요.
저 쪽을 보니 단출하게 편 분이 보입니다.
동화되어 대자연의 일부처럼 편안해보입니다.
석양 무렵에 세 대를 편 것 같았는데 이제 보니 달랑 한 대만 보입니다.
단출한 짐을 봤던 바라서, 가시려나보다 했는데 가끔 대가 휘면서 물소리 나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아 또 호기심이 생깁니다. 다가갑니다.
기척을 느끼고, 행여 넘어질세라 비쳐주는 불빛 따라 쉽게 가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가능성이 보이는 세 지점에 하나씩 폈다가,
마침내 입질이 가장 활발한 한 대만 남기고 거기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가만 보니까 위에서 만난 분은 꼼지락거리는 찌의 움직임은 무시하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많은 수의 찌에 일일이 관심을 보일 여유도, 조력도 없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유심히 보다가 찌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크면 챕니다.
어김이 없습니다.
붕어의 귀여운 앙탈은 잠깐, 발 앞까지 붕어는 수상스키를 타듯 가볍게 옵니다.
동네 개 짖는 소리, 풀잎 스치는 바람소리도 듣고 간혹 밤하늘의 별도 쳐다보면서
그렇게도 태평스러운 낚시를 합니다.
적적하면 대를 들고 옆으로 오라고도 합니다.
같이 이 밤을 보내자면서.. 바로 옆에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여러분은 어떤 고참, 신참이십니까?
깜박 잊고 계셨다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시길 빕니다.
돌아와 주세요.^^
십여년도 전에 처음낚시를 시작 할때는 달랑 카본 낚시대 1대 였습니다 그것도 연질대.
달이가고 세월이 흘러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더 많은 붕어를 잡겠다는 욕심과 초조함.
그리고 낚시대 수와 장비 뿐이군요. 처음에 그 설레임과 즐거움은 어디로 갔는지
낚시를 간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가슴이 두근 거렸던 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스라 하기만 합니다 여전히 물가를 떠나지 못하고 체력이 허락하는 날까지는
제 유일한 취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여러 조우님들 건강하시고 안출 하십시오.
워메~한잔 재끼고 글읽다 봉께 더 취합니다..하하 ^^
고참~신참이라..~
조구업체에 상술 에서 낚시방송 찍고 낚시인으로..
어떤장비를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낚시를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고급장비이든 100원짜리 조립낚시든 내가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요..?
고참과 신참을 나누기 전에 장비에 대한 관심이 초보꾼인듯..^^
아~그리고 "잘~나옵니까..?" 하시지 말고 "재미좀 보셨습니까..?" 가 예의인듯 합니다..
좋은글 을 읽어면서 내입가에 조그만 미소를 띄움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