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 균형있는 게시판 사용을 위해 1일 1회로 게시물 건수를 제한합니다.
최소한의 위신은 세웠다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며 부지런히 집으로 향하였다.
한시간은 족히 가야할 시간....
그시간에 향어가 혹 저세상으로 가버린다면 신선한 맛이 떨어지기에 열심히 달렸다.
달려라~!달려~!
땡겨라~!땡겨~!
짭새나리님들!! 잡을테면 날 잡아보세~~용~!
신이 나서 한참을 달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무엇이 얼쩡거리는 느낌이 들어 백미러로 보니
흰색승용차 한대가 뒤따라 오는 것이 보였다.
승용차는 두세번 깔죽대며 나의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는다.
나는 속도를 조금 줄여 갓길로 붙혀 가자
승용차는 나를 추월하려는 듯 중앙선을 반쯤 걸친 채 가까이 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도 약간 커버길에다 편도 일차선에서-----
문제는 이후 벌어졌다.
커버길을 다 돌고나니 맞은편에서 대형시내버스가 눈앞에 턱 나타났다.
아찔한 순간에도 고개를 살짝 돌려 옆을 보니,,
승용차는 중앙선을 넘어 내가 탄 오토바이랑 나란히 달리고 있질 않는가?
내가 비키지 않으면 승용차는 지가 살기위해 오토바이를 받을것이 뻔하다는 것이
전광석화처럼 떠올라 잽싸게 핸들을 꺾어 자전거 하나 겨우 다닐수 있는 비포장길로 피하였다.
근데 핸들을 너무 갑자기 꺽어서일까??
두발자가용의 한계를 못이기고 ct100조사도 향어도 허공에 붕~ 떠오르는가 싶더니
싶더니,,,,
그다음엔 난도 모름.....
.
.
.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의 호프 ct100조사는??
죽어을까??
살아을까??
.
.
.
당연히 살았지요.
만약에 그때 죽었거나 불구자가 되었더라면 지금 이글도 이전 올라온 글도 횐님들 앞에
나타날수가 없는 또 하나의 불행이라 아니 할 수 밖에요....ㅋㅋ
얼마의 시간이 흐른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몇미터 앞에는 향어가 비닐봉지에서 튀쳐 나와 모래바닦길에서 아가미에선
끈적한 붉은피를 토하며 온몸에 모래를 잔뜩 묻히고서,,
향어살려~!하며 펄떡 푸더덕거리고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세차게 맞은 듯 띵하게 아파왔고 몸은 움직이기도 힘이 들었다.
뼈마디 마다 고통스런 몸을 겨우 일으켜 땅바닦에 주저 앉아 앞을 보니 그 승용차는(소나타) 무사히 빠져나가
몇십미터 앞, 전방에서 정지하여 내가 어찌되었는지 궁금하여 나를 쳐다보고 있는거 같았다.
살아 있는지 혹시 죽었는지,,,
빨간 바가지를 벗어보니 앞쪽 부분에 흠집이 제법 크게 나 있었다.
바로 눈앞 땅표면에는 대물향어보다 더 큰 돌부리가 박혀 있는 것을 보니 .
썸짓한 느낌이 온몸을 오그라들게 하였다.
아이구야,,,날씨 좀 덥다고 바가지 안썼으면,
이 자리에서 바로 저세상으로 하직할 뻔 했구먼.....
승용차를 원망하기 앞서 저놈의 향어 때문에 내가 목숨을 걸고서 낚시를 다니는구나,
한심한 생각이 들며 눈물이 그만 펑-! 쏟아졌다.
소나타 승용차는 안심을 했는지 스슬 가버린다.
순간 분한 생각이 머리 끝가지 치밀어 올랐다.
마지막편엔 십원짜리 짤짜리 안하구 얌전히 글을 쓸려구 했는데 어쩔수없이 딱 한번만 해야겠습니다.
소나타를 타고 다니시는 횐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먼저 양해를 구하고서...ㅎ~^^*
그당시 내입에서 솥아 냈던말 조금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적어보면,,,
소: 소 ㅅㅐ끼같은 싯팔 쨔샤!!
나: 나가 말이여,,,네놈 때문에 뒤질뻔 했잖여??
타: 타고 다닐려면 똑바로 타고 다녀! 이쓰브랄!! 좃같은 넘아!!!!!
(ps;그 소나타는 요즘에 나온 것이 아니고 초창기에 나온 구형소나타임을 밝힘니다 .^^)
마침 옆쪽 농로길에서 올라온 트럭 한대가 멀리서 내가 넘어진 사고 장면을 보았는지
내게 다가오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아저씨! 승용차에 부딪혀서요??”
“잡으러 따라 갈까요” 하며 큰소리로 외친다.
나는 손을 흔들며 “나 혼자 비키다가 넘어졌어요” 솔직히 말하니
트럭운전사는 차에서 내려 오토바이를 일어켜 세워주면서
“그만 하니 천만 다행이네요”
걱정의 한마디를 하고선 서서히 떠났다.(고마우신 사람....)
양쪽 무릅팍에는 바지가 다 찢어진 채로 몸 군데군데 피가 묻은 그대로
독일군 패잔병의 모습으로 겨우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집사람은 깜짝 놀라면서
“왜 이래??
“어떻게 된거야??”
“괜찮아?? 따라 다녀며 꼬치꼬치 묻는다.
다리는 절뚝,, 절뚝,,
몸은 아파 견딜수가 없었지만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다.
나의 존재와 마눌님의 사랑을 확인 할 수 있었으니....
바로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니 뢴트켄의 후예님이 하시는 말쌈,
다행히 뼈에는 큰이상이 없다고 한다.
타박상과 찰과상이 좀 심하지만 입원 할 정도는 아니니.....
집에 와서는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향어야~! 미안하다
어쩌냐~! 난 너의 야들야들한 뽀하얀 살점이 필요한걸....ㅠ.
도마와 목장갑에선 검붉은 피가 묻어나자 또 한번 아쉬운 생각이 든다.
한 마리만 더 잡았더라면....
바로 앞집 현주네집에 한접시 갖다드리면 두 내외분 입이 찢어지라 좋아 하실텐데.....
그날 일요일 저녁식사는 피눈물나는 향어 한마리로 푸짐한 식탁으로 화려하게 차려지고 있었다.
살점을 발가낸 나머지 껍질과 향어대가리 , 뼈다구는 수제비와 함께 걸죽한 매운탕으로 둔갑되었고,,
바로 윗층에 사시는 장인어른님과 장모님 처남까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즐겁고 화목한 가족만찬이 시작되었으니....
.
.
.
.
.
.
.
장인어른 한입!
방서방도 한입!
그리고 처남도 한입!
또 그리고 찌릿한 쇠주 한잔!
그 무엇을 위하여,,, 건배~!!
꺄~~! 쥑인다~~!!!!
~끄엇~
↓~~~~~~~~~~~~커텐 천천히 ..... 아주 서서히 내려갑니다~~~~~~~~~~~↓
그때 그시절 먹었던 향어회맛,, 영원히 잊을수가 없더군요...
그 이후도 계속된 향어낚시로 내손에 돌아가신 향순이들이 수백마리쯤은 되지않나 싶으네요ㅎ~^^
시간이 없어 낚시 못 갈때는 싸시미와 도마만 갖고 가까운 낚시터에 가서 잡아다 놓은 향어
회 떠주고는 한두마리 얻어 와서 장인어른님과 작은글라스 박치기 했던 추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6년이란 세월이 후닦 지나가 버렸네요 ....^^;;
ps; 이곳 월척에 추억의 조행기방이 있는줄 며칠전에 알았네요,,,^^
이글은 2년전에 어딘가에 올려던 글이지만 조금 수정하여 리바이블로 올려보았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되면 또 다른 추억을 찾아 쌈박하고 새로운 글을 올려보고 싶군요,,,^^
무식하고 얼토당토 않는 허접시럽게 긴 장문의 글을
바쁘신 와중에도 3편 끝까지 읽어주신 월님들께 허리굽여 감사드리며
이번 산란 봄철에는 향어 물돼지만한 대물붕어 꼭 만나시길 진정코 기원드리옵니다.(_ _)
청주에서 방랑붕어 배상
|
|
|
|
|
|
|
|
|
|
|
|
|
방랑붕어님, 즐거운 주말에 환한 웃음을 주시는 군요.
향어에 대한 아련한 먼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재밌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요즘같이 차가 흔한 때 소류지 낚시에는 오토바리(?)가 기동성과 접근성 측면에서는 훨~씬 낫죠. 즐낚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