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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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연가 (8)

입질!기다림. IP : dccbb12743ba805 날짜 : 2005-08-05 16:54 조회 : 5183 본문+댓글추천 : 0





속옷 차림의 그녀는 타월을 두르고 앉아 있었다.
화장대 위에는 내가 선물한 반지와 목걸이, 시계, 올망졸망한 화장품이 질서 있게 정돈 되어 있었다.
내가 벗어놓은 군복과 보라색 치마와 블라우스도 정리되어 옷걸이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자리에 먼저 누웠다.

이게 꿈인지 생시 인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입대하면서 헤어진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욕실의 문이 열리며 혜림은 약간 고개를 숙인 체 나오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과 물기 머금은 뺨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감으세요. 제가 눈을 뜨라고 할 때 까지는 절대로 뜨면 안돼요.”
눈을 질끈 감는 시늉을 하였다.

낮은 화장대 앞에 타월을 두른 채 앉아 로션을 바르고 있었다.
가슴을 타월로 둘러도 부레지어 연결부분의 등과 엉덩이 부분의 팬티는 보였다.
우윳빛 피부에 검은색 부레지어와 팬티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로션을 바르는 동작에 따라 움직이는 힙, 가는허리와 등 부분은 싱싱한 젊음의 윤기가 흘러보였다.

자리에 나란히 같이 누웠다.
진하면서 상큼한 라일락 향 로션의 내음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혜림은 나의 팔을 당겨 팔베개를 했다.
팔베개를 한 왼팔에 힘을 가하며 포옹을 했다.
브래지어가 내 가슴에 닿는 부분과 피부가 몸에 닿는 부분의 감촉을 감각으로 구별할 수 있었다.

서로가 말없이 두 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망울이 별빛보다 더 진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혜림은 맑은 눈을 서서히 감고 있었다.
입술을 찾아 더듬었다.
입술은 부드럽고 이슬 젓은 꽃망울처럼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따뜻하고 말랑한 젤리의 감촉이 부드럽게 입술사이로 들어왔다.
어릴 때 사탕이 입속에서 깨어질까봐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혀로 굴리듯이 좋은 느낌을 흡인하며 굴리고 있었다.
혜림은 코와 입을 통해 야릇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서로가 사이좋게 좋은 느낌을 주고받으며, 부레지어 매듭을 서서히 풀었다.
손으로 부드러운 언덕을 쓰다듬으며, 딸기를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고 있었다.
입술을 떼면서 귀에 대고 몇 번이나 속삭였다.

“혜림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저도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다시 입술을 음미하며, 손은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었다.
가슴을 떠밀거나 내손을 붙잡지 않았다.
힙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팬티를 서서히 밀어 내렸다.

전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힙을 약간 들어 올리며 나의 행위에 동조를 하는 듯 했다.
지금까지 강력하게 그것을 거부해 오던 그녀가 오늘은 전혀 그런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내가 더 당황스럽고 혼란에 빠져들고 있었다.
입술을 떼고 잠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빨갛게 달아 오른 그녀는 무엇을 갈구하는 듯 보였다.

이 상황에서 살며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
“마음은 이미 드렸어요.”
“혜림이가 심적인 부담을 느끼면 어떻게 하지?”
“OO씨는 나로 인해 부담을 느낀 적이 있으세요?”
“아니!”
“그럼, 당신을 믿어요.”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몸의 중량은 그녀에게 서서히 옮겨갔다.
얼굴을 가슴에 묻었다.
부드럽고 탱탱한 언덕에 얼굴을 묻고, 입술은 작은 연분홍 예쁜 열매를 부드럽게 탐닉하고 있었다.
혜림은 아기 사슴처럼 가볍게 떨고 있었다.

“무서워?”
“견딜 수 있어요. 혼자가 아닌 당신을 위하는 일이라면 모두 다를요.”

인간 생명의 근원일수 있는 그곳을 향해 부드럽게 다가서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합쳐지는 순간, 그녀의 허리 부분에 약간의 미동이 왔다.
눈을 감은 그녀의 미간이 잠시 찌푸려지는 것을 보았다.

난생 처음 여자를, 그것도 목숨만큼 사랑하는 내 여자를 가졌다.
행위가 끝난 뒤, 팔베개를 하고 안은 자세로 뺨을 쓰다듬었다.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약 어느 날 제가 수증기처럼 증발하고 없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게 무슨 말이지?”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도 알고 싶어요?”
“혜림은 지금까지 나의 허상을 보았어? ”
“허상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왔죠. 그런데 하루에 잠자는 시간 빼고는 얼마나 저를 생각하세요?”
“잠 잘 때도 꿈에서 만나길 빌면서 잠자리에 들지........ 깨어있는 동안은 늘 생각하지.”
“지금까지 제가 살면서 가장 감동을 받은 게 무엇인지 아세요? 그 감동은 늘 가슴속에 있어요. 여기 올 때도 그 생각을 했어요.”
“글쎄, 무엇일까? 내가 처음 키스 해준 것일까?”
“땡! 틀렸습니다.”
“스무고개를 하는 것 같은데........정답을 알려주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반지와 목걸이 선물에 가장 감명을 받았어요. 아르바이트하신 월급 석 달 치로 준비를 했다는 것과 반지와 목걸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저는 잘 알아요. 입대하신 날 저녁에 반지와 목걸이를 보면서 눈이 붓도록 울었어요.”
“별걸 다 감동을 하시네. 앞으로는 그보다 감동을 받을 일이 더 많을 거야.”
“살아가면서 제가 받은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을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숙제입니다. 그때는 지금 나처럼 감동을 하셔야 되요.”
“숙제한 사람의 성의를 보아 감동을 해야지.”

어깨를 토닥이며 선문답을 하다가 갑자기 이상한느낌이 들었다.
“어디 혹시 아픈 건 아니지?”
“아프긴요. 건강해요.”
“혜림아, 한정된 시간을 남자가 견디지 못하면, 여자가 어떻게 평생 기댈 수 있느냐고 말했잖아. 우리를 위해 내 생활에 최선을 다 할 거야.”
“당연한 이야기는 당근이라고 하죠.”
혜림은 팔 베게 풀었다.
“먼저 씻고 오세요.”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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