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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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물향어여~!!(애원)

방랑붕어 IP : 85c19e8c8c5f75c 날짜 : 2006-03-03 22:05 조회 : 6380 본문+댓글추천 : 0

예전 군부독재 정권시절에 어느 정치가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 닭 모가지를 꺾어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내참, 너무나 당연한 대자연의 진리를...
닭 모가지,,, 싹뚝! 잘라 멀리 물속으로 던져버려도 새벽은 당연지사 기필코 옴니다...ㅎ~^^


날이 새자 모두들 새로운 각오로 야심과 희망을 갖고서 후반전에 임하는 축구선수마냥 다들 열심이다.

폭~! 퐁~! 포봉~!

각본에 없는 대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분발과 투지를 또 다시 불 태운다....


향어낚시는 밤새 내 입질이 없다가도 아침나절 잠깐 붙었다 하면
똥오줌 못 가릴 정도로 바쁜것이 향어낚시인지라 자리에서 철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과 긴장을 놓쳐서는 안되다는거 짦은 향어낚시 경력으로도 이미 알고 있기에,,,
이제나 저재나 언제 닥칠찌 모르는 입질을 기다리며 또 날려본다.


폭~! 퐁~! 포봉~!
.
.
.
저,,,,
물속에 계시는 향어나리님들~!
앞으로 다시는 물돼지라고 놀리지 않을 터이니 제발 딱 한번만이라도
한마디만 사알짝~이 올려 주시면 안될까여?


도둑고양이 마냥 몰래 훔쳐 먹지말고 당당히 떳떳하게 한번 겨루 보자구요,
누가 더 빠른지....내손이 빠른지, 네놈의 주둥이가 더 빠른지...


하지만 때려죽일 향어들의 단식은 그 이튼날에도 계속 되었다.
아~! 이번은 완전 꽝~이구나,
내가 꽝을 치는날이 다 있다니....


장인어른 뵐 면목이 없었다.
딱 한마리라도 잡아야 가야 하는데....ㅠ~


어제밤부터 반에 반마디도 움직일 생각도 없는 야속한 찌를 쳐다 보는것도,,
밑밥질도 더 이상 한계를 느껴 자리에 일어나 저수지 한바퀴를 어슬렁 거리며 돌아보았다.
밤에 몇번 물보라 소리가 났던 곳에 와보니,,,


향어주인은 어딜 간데없고 대물향어 10여마리가 큰 살림망 안에서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 노닐고 있었다.


흐미~! 부럽다~!


차라리 어제밤에 여기나 와서 잡아내는 향어들을 뜰채질이나 열심히 해 줬어면
한두마리쯤은 얻을 수 있어을텐데....
슬며시 샘도 난다.


낚시대를 보니 알 수 없는 상표에 처음 보는 칸수 3.9칸, 4.3칸,
뭐 있단 칸수도 다 있어??
남들보다 한발이나 더 나간 장비 때문인강??

이 자리가 오늘 장원인거 같다.
담엔 4칸대는 건너 뛰고 바로 4.5칸대나 싸야겠구나,
띠벌~!
또 쪈 들어갈 일이 생겼네....


11시쯤되니 낚시터 사장님이 또 다시 요금징수 하러 돌아 다닌다.
억울한 생각과 본전 생각이 났다
어느새 내게도 오더니 낚시를 더 할려면 돈을 내 놓으란다.
거금 일만오천원을...
승질이 나서 한마디 했다.


“나요,, 밤새 입질 한번도 못보고 한마리도 못 잡아슈,, 좀 더 하다 갈라유,,,”
사장은 옆에 비닐 깔고 잔 흔적,,, ct100을 보더니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기냥 간다.



오후에 볼일도 있었기에
패배자의 쓰라린 아픔을 처음 느껴보면서
아까운 밑밥만 ㅇ곡지에 실큰 뿌려 주고서 눈물을 머금고 낚시대를 걷기 시작하였다.
2.5칸대부터... 다음 3칸대를 원래 모습으로 쑤셔 박고 있는데....
.
.
쑤셔 박고 있는데...
.
.
.
발밑에서 툭!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3.5칸대가 삽시간에 물 한가운데로 일직선으로 달려가 버렸다 수중스키 타듯히,,,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쥐 쫓던 고양이,, 쥐구녕만 쳐다 보는 꼴이 되어 버렸다.



우~~!
비......러머글!
아......까운것!
우직한 손맛도 못 보고,,,ㅠ~
집에도 빨리 가야 하는데....
이놈의 향어가 이번엔 날 골탕을 먹이려고 작당들을 했구먼....ㅠ.ㅜ


그래도 향어는 잡아야 겠다는 간절한 생각에 바로 관리실로 뛰어 갔다.
몇 사람이 모여 앉아 48장 그림책을 펼쳐 놓고 그림 따먹기 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장님! 내 낚싯대 향어가 물고 날라 버렸는데요?”
“좀 뺏어다 주이소”

사장은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좀 기다리란다
요런, 니끄머!
나, 존ㄴ ㅏ 바쁜데....


부화가 치밀어 더 크게 소릴 질렀다
“빨리 안 건져 주면 홀랑당 옷벗고 향어랑 물장구 치고 수중발레 쑈! 할 겁니다”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소리를 꽥~! 질렀다.


그제사 사장이 고개돌려 날 빤히 째려 본다
뭐, 이런게 있나 싶은 얼굴이다 입은 씰룩거리며....


배를 타고 들어가 향어를 떨어 터리려는지 낚시대 손잡이를 잡고서는 이저저리 막 휘돌린다
저...저.... 저.....저러면 안되는데.....
발뒷굼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애간장이 타 들어간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투견개마냥 향어는 낚시대와 함께 다행히 내손에 들어왔다.
사장은 달갑지 않은 한마디를 하고 간다.


“이 사람아 총알을 달아 났어야지” 하며 짜증을 조금 낸후 얼렁 가버린다.
사장이 돈을 좀 잃었나 보다 생각하며 대꾸도 않고서
어렵게시리 눈물이 나도록 귀한 향어를 내려다 보니
은근히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마음 같아선 당장 싸시미 칼로 향어의 온몸을 돼지잡듯 난도질을 해버리고 싶었다.


향어는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큰아가미는
벌컹~! 벌컹거리고 ㅇ ㅏ가리에선 뽁! 뽁! 소리를 내며
내가 왜 물 밖에 나와 있나?? 하고 멀뚱히 나를 쳐다 보는 거 같았다.


그래 지금은 아니다
너의 뽀들뽀들한 뽀얀 속살을 애타게 기다리시는 어른이 계시니...
일단 나랑 함께 집으로 가자...


네가 태어난 것을 헛되지 않도록, 너의 마지막 최후를 장렬하게 마치도록 해 주마.
네 육신이 깨끗하게 분해되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물고기임을 끝까지 멋있게 맛나게 보여 주어야지,
암~ 그렇고 말고,



그나마 가까스로 일용할 양식을 주신것에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눈물나는 향어 한마리를 비닐봉지에 묶어 ct100 핸들앞 장바구니에 담고서
나의 스위트 홈으로 열심히 신나게 달려간다.


푸다.다..다...다....다.....다......다.......




향어도 나의 집에 가는것이 기분이 좋은지 비닐 봉지 안에서도



푸드덕~!



푸다다다다다.....닥~! 거린다.







-- 끝?? --



-- 또 뚜비?? --




** 마우스 얼렁 돌려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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