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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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1998년 6월 이었을 겁니다.
어느 금요일, 집으로 퇴근한 저는 큰 애 때문에 파김치 된 와이프의 심리적 상태를 제대로 파악 못하는
우를 범했습니다...당연히 결과는 엄청난 바가지!!!
저도 회사일로 좀 피곤한 상태라서, 그만 바가지가 부부싸움으로까지 확대되었지요...이슈는 "낚시!"
ㅎㅎㅎ
직장인이야 주말이나 되어야 쉴 수 있는데, 낚시를 좋아하다보면 당연히 금요일부터 마음은 낚시터에 가
있곤 합니다. 어쩌다 주말 낚시를 가게 되더라도, 토요일에 밤낚시를 가면, 주말은 완전히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니, 세살배기 아기와 씨름해야 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낚시가 아무래도 고약한 취미로만 여겨 질
겁니다......지금은 십분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나도 피곤한데,,,'라면서 와이프에게 게기다가 혼나곤
했습니다.
여하튼, 금요일 저녁에 대차게 부부싸움을 벌이고,,,늦은 밤에 집에서 뛰쳐 나왔습니다.(마누라보고 나가라고
할 정도의 강심장은 아니라서,,,부부싸움 하면, 제가 나갑니다...ㅠㅠ)
낚시 때문에 한판 벌였건만, 밤중에 나오니 갈 곳은 낚시터밖에 없더군요.(ㅎㅎ)
당시 일산에 살던 시절이라서, 장흥쪽에 ㄱ ㅅ 저수지라는 곳이 그나마 가까운 편이었습니다.
늦은 밤에 저수지 상류에 도착해서, 평소 선호하는 자리에 대를 폈는데,,,
아무리 찌를 맞출려고 해도, 찌가 안 서더군요.
알고 봤더니, 배수로 인해서 상류쪽은 전부 바닥이 들어난 상태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무너미 쪽으로 이동해서, 산 밑의 깊은 수심층을 공략하기로 했는데,,,
무너미쪽도 물가쪽은 심하게 바닥이 드러난 상태라서, 평소 만수위 지점에서 대략 20~30미터는
걸어가야지만이 물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주변에 조사님은 단 한분도 없는 상태.
완전히 혼자서 전세 낸 기분으로, 일단 은성 신수향 5칸대부터 펼쳤습니다.
그리고, 4.4칸을 펼치는데,,,뒤에서 누군가 이쪽으로 오고 있더군요.
이 늦은 시간에 누구지? 하면서 후레쉬를 뒤쪽으로 비쳐 보았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분명 누군가 오는거 같았는데, 산쪽에서부터 물가까지는 20~30미터가 허허벌판이었기에, 누군가
오고 있었다면, 숨을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잘 못 들었나?
다시 신수향 4칸대를 찾아서 낚싯대를 펼치고 있는데,,,,,,,,,,,,,,,,,,,,,,,
아까 보다도 좀 더 가깝게 누군가 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자욱 소리는 안 들렸지만, 분명히 여섯번째
감각(육감)으로 확연하게 알 수 있을 정도였지요...순간 다소 긴장하면서, 후레쉬를 번개같이 뒤로 돌려서
비쳤는데,,,,,,,,,,,,,,,,,,,,,,,,,,,,,,,,,,,,,,,,,,,,,,,,,,,,,,,,
여전히 허허벌판만 놓여져 있으면서,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고, 심장이 벌렁벌렁 대는데,,,,,,,,,,,,,,,,,
애써 무시하면서 다시금 4칸대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금,
제 육감은 누군가 뒤에서 다가오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줬고, 분명 아까 보다는 더 가깝게 누군가가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거의 2미터 가량 바로 뒤에까지.
역시나 번개같이 후레쉬를 돌려서 확인했지만,,,,,,,,,,,,,,,,,,,,,,,,,,,,,,,,,,,,
여전히, 여전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우면서, 더이상 낚시를 할 정신 상태가 아니었습니다...온 몸의
혼이 쑥 빠져 나가면서, 일단, 낚시 가방부터 둘러 메고, 제일 비싼 5칸대와 4.4칸대를 양 손에
움켜 쥔 상태에서, 4칸대와 받침대는 전부 그 자리에 내 팽겨친 상태로 차를 향해서 전력 질수
했습니다.
차에 도착하자마자, 낚싯대도 대충 접으면서 뒷자리에 다 쑤셔 집어넣고,,,바로 시동을 걸고 정신없이
도로 있는 곳까지 나왔는데, 너무 서두르다 보니까, 타이어 옆면이 튀어나온 돌에 찢겨서 빵구가
났습니다.
그 밤중에 타이어 갈아 낄 여유도 없고, 애니콜 서비스에 전화를 해서 견인차가 올 때까지 공포 속에서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겨우, 타이어를 교체하고 집으로 돌아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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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인가요?
봄에 부서 직원들을 데리고 1박2일 워크샵을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장흥 유원지가 생각 나더군요.
그래서, 부서장 직권으로 장소를 장흥으로 결정했습니다......^^
워크샵날, 장흥에 도착해서 선발대로 먼저 출발한 직원들과 만나서 커피 한잔을 마시러, ㄱ ㅅ 저수지에
있는 카페에 들어 갔습니다.
커피 한잔 하면서, 직원들에게 몇년전에 겪었던, 그 일을 말해 주었습니다.
마침,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당시 제가 대를 펼려고 했던 무너미권이 훤히 보이기에,
"그때 말이야, 바로 저 자리에서 대를 ..........????????????????"
라고 말을 하다가, 그만 머리카락이 곤두 서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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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리키던 그 자리에는 바로 위에 무덤2기가 나란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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