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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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술을 어설프게 먹었더니 잠도 안오구 20년이 훨씬지난 한 추억이 마치 어제일처럼 갑자기 떠오릅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추억의 조행기를 써봅니다
그때가 정확하게는 모르겟지만 아마도 ...90년도..아니면 그 전후쯤 대청호에 향어 가두리 양식장도 상당히
많았고 향어낚시가 전국적으로 대세엿을 무렵입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낚시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나름 어린 나이에도 하나하나 학습을 하며 20살에
가까워 지면서는 단독출조도 제법 다녓습니다..지금 생각하면 그저 낚시방에서 묶어서 만들어 파는 2봉3봉 바늘에
어분 한봉 비벼서 돌덩이처럼 되게 바늘에 달아놓고 30분이고 한시간이고 찌만 움직이기를 바라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그런 낚시엿지요 그러나 늘 자신감은 외이리도 넘쳣던지요 ㅎㅎ
어느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동내 한살어린 후배놈이 지들 외삼촌이 향어회를 엄청 좋아한다고 낚시갈때 예기하면 오토바이 빌려 준다고 햇답니다
대신 조건이..향어를 꼭 잡아와야 하는 조건이엇고 못잡으면 얻어서라도 오는 조건이엿죠 (이기회를 놓칠순 없죠)
항상 자신감이 충만햇던 저는 얌마..오늘가자 오토바이 끌고와..후배놈이 오토바이에 라면 끌여먹을 냄비랑 한보따리
짊어지고 옵니다..낚시가방과 텐트 각종 준비물을 등에지고 머리에 이고 이리묶고 저리묶고 달립니다...대청댐으로
그시절엔 제가 나이도 어렷고 차도 없엇기 때문에 그당시에 택시를 하시던 사촌형님이 유일한 교통수단 이었고 항상 형님
을 졸라서 같이가던가 아니면 저만 내려주고 2-3일후에 델러 오시곤 했어요...아니면 버스를 타고 가기도 했지요
세천을 지나..물길로 접어들어 방아실을 지나 계속 달립니다..냄비에 숫가락에 딸그락 딸그락 거리면서요
그때는 비포장 도로라 차한대 지나가면 입에 흙이 막 씹혓어요 ㅎㅎ 드디어 회남다리가 나오고 다리건너서 약 200-300m
가면 우측으로 솔밭이 있고 그유명한 솔밭 낚시터가 잇었죠..
평일 인데도 낚시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앗어요 우선 엉성하지만 그래도 잠은 자야하기에 후라이도 없는 텐트를치고
낚시대를 폅니다..반도라는 회사에서 나온 파란색상의 로얄대..30칸 25칸 두대를 피고 20칸은 같이온 후배놈을 펴 줍니다
내가 낙시대를 펴는동안 후배놈은 라면을 끌입니다..고체연료라는 조그만 깡통에 들은 아시는분은 아시겟죠 ㅎㅎ
고체연료 위에 냄비를 얹고 라면을 끌입니다 꿀맛이죠..국물에 싸온 찬밥을 말아서 쉰김치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맜있죠
그렇게 밥을 먹고나니 해가 저물어 갑니다 ...슬슬 낚시를 하려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그렇게 날이맑고 좋앗는데 해가 지면서 바람이 살살 붑니다..달이 후레쉬가 없어도 다닐정도로 밝았는데
어느새 그 밝은달이 검은구름 사이로 숨네요..바람도 살살 붑니다 그러더니 비가 아주 조금씩 내리더군요
낚시 시작하고 2시간쯤 지낫나...그 낚시터에서 예전부터 솔밭 한가운데 에다가 천막을 쳐놓고 라면이나 국수 간단한 음식과
간단한 낚시용품 장사와..도선을 해주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두 노부부가 계셧습니다..아주 정감이 가는 분들 이셧구요
할아버지가 나오시더니..얘들아 태풍온댜..오늘은 그만하고 돌아들 가거라.. 그러시는 거예요.조금 걱정은 됫지만 주위에
낚시 하시는 아저씨들도 아직10여명 이상 계셧고 그중 한분이 "태풍이 오는게 아니고 빗겨간다넹..비좀 오다가 말껴.."
우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있기로 결정 합니다..저희들 뒤로 한 10여미터 뒤로 그 노부부 할아버지 할머니의 천막이 잇는데
불이 꺼집니다..주무시려나 봅니다
그러고서 한 10분이나 지낫나..25칸 첫 입질이 옵니다..챔질" 향어의 그 버팅기는 힘이란..와 정말 힘이 장난이 아니다..후배(동근)야 내
낚시대 휘는거 보이냐?" 나 끌려 갈거같어 ㅋㅋ 힘 장난 아니다야 크다이거 .. "형 놓지지말고 잘 꺼내요 ㅎ" 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팅"..목줄이 터져버렷습니다..아"이런 아깝다 아까워 엄청 큰건데..가방에서 목줄 연결된 바늘을 꺼내어 봉돌에달고 있을때 후배가
말 합니다.."형" 내꺼찌 막 움직여형 어떻게해요?..."야" 낚시대 챔질해 낚시대 힘것 들어 올리라고 이 답답아..
"와" 형 낚시대가 말을 안들어요 자꾸 물로 들어가요 낚시대가..어떻게해요 형? 와 겁나네 이거 ;;
낚시대 세우고 당기구만있어 그럼 힘빠지면 너가 땡기는데로 끌려 나와 그게 손맛이라는거여 즐겨라.....ㅋㅋ
낚시를 구경만 햇지..생전 처음으로 손바닥만한 붕어도 아니고 한덩치 하는 향어를 걸은 후배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엇습니다
그런데 갑자기...서있기도 힘들만큼 강한 바람이 몰려옵니다 장대비가 바람과함께..퍼붙습니다 영화에서나 본 그런바람이 붑니다
향어를 걸은 후배 낚시대를..도와주려고 한발자국 움직엿을때 뒷쪽에 쳐놓은 텐트가 날아 옵니다..저에게 정면으로..순식간에
(땅에다가 꼿아놓는것도 후라이도 없는 몸통만있는텐트)
날아온 5인용 텐트는 일어서있던 저를 감싸않고 수심깊은 강물속으로 날아 갑니다...논개가 적장을 앉고 강물에 뛰어 들듯이
너무도 순식간이엇고 바람이 엄청 강햇기에 순식간에 10여미터 정도 육지에서 멀어집니다..순간 엄마 아버지가 주마등처럼 머릿
속에 지나 갑니다..이젠 죽는구나 태풍에 휩쓸려 이렇게 죽는구나..겁이 나더군요 그 깊은 물에서 텐트를 걷어내고 육지로
헤엄을 칩니다 죽을힘을 다해..바람만 안불어도 편하게 갈수있는 거리인데 아무리 헤엄을 쳐도 육지랑 점점 멀어집니다
그때 형" 형" 하면서 처절하게 울부짖는..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렷습니다..한손엔 낚시대를 들고 한손으로는 비탈진곳 경사면에
나무 뿌리인지 돌인지를...잡고 물속에 얼굴만 내놓고 잠겨있는 후배가 보엿습니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들과..바닥에 엎드려잇는 아저씨 그중 한분이 저를 발견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사람 떠내려갓다~~~저는 계속 육지를향해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다행인게 어려서 부터 정석으로 배운 수영은 아니지만
깊은 물에서도 곳잘 수영을 하곤 햇엇습니다 후배가 걱정 됫습니다..하필이면 낚시대를 제가 펴준 위치가 급경사에 맨땅
비바람 몰아치고 중심을 잃고 넘어진 후배는 미끄러워서 올라올수가 없엇던 거엿어요..그나마 마지막에 잡고 있을거라도
하나 있어서 살았습니다..후배는 수영도 전혀 못하고 뚱뚱해서 그날 물에 빠졋다면 아마 죽엇을 겁니다
제가 물가로 거의 나왓을때쯤..한 아저씨가 저를 잡아주시고..언제 그랫냐는 듯이 비와 바람이 없어졋습니다 참 희한햇습니다
귀신에 홀린듯 참 신기햇습니다..
이모든일이 단 5분여.......5분여동안 사람이 서잇지도 못할정도로 강풍이 불고 앞이 안보일만치 장대비가 내리고 태어나서 그런
바람은 정말 처음 격엇습니다..언제 그랫냐는듯이 순식간에 다시 달이 보이고 바람한점 없는 날씨가 되더군요..
후배를 건지러 갓을때 끝까지 들고있던 낚시대에는 향어가 그대로 달려 잇엇고..저도 살려고 한손으로 얼마나 물속에 더 안미끄러
지려고 사투를 벌엿나..왼손 약지손톱과 중지손톱이 거의다 벌어져 빠진상태엿고 왼쪽 무릎도 다 까져 잇엇습니다
난리가 아니엿습니다..낚시가방 텐트 냄비 모두 바람에 깊은물로 바람에 날아가고..단 5분여 동안에 많은걸 잃어 버리고
다치고 죽을번 하고 다행이 낚시대는 멀리 안가서 잃어 버리진 않앗지만....정말 무서웟습니다
그때 저희들이 있던곳에서 한 30-40미터 떨어져 잇던곳에서 또 난리가 한바탕..물가에 가두리에서 쓰는 막걸리 말통만한
스치로플로 바닥에 몃개 대고 위에는 나무 판자로 좌대처럼 만들어논..그것을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겟지만 그위에서
낚시를 하시던 분들이...강풍에 몃백미터를 떠내려 가셧고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그 위에 엎드려 게셔서 다행이
사망자는 없엇습니다
그 솔밭 천막에서 장사하시는 할아버지가 배를끌고 가서 그좌대처럼 생긴 그것을 달고 오셧고 사람도 구해 오셧습니다
우리쪽 10여명 조금떨어진곳에 10여명 한 20여명이 낚시를 하다가 그런 태풍아닌 태풍을 만낫는데 다행이 사망자는 한분도
안계셔서 정말 다행 이엿습니다..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솔직히 아찔합니다..
천막집 할머니께서 제후배 손가락을 수건을 잘라서 임시 치료를 해주셧고 라면까지 공짜로 끌여 주셧습니다
저는 뭐 물에 빠져서 죽을번은 햇지만 그래도 다친곳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우리자리 근처에서 낚시 하시던 영감님이
게셧엇는데 제가 텐트에 휩슬려서 날아가는거 봣는데 순식간에 10여미터 이상을 떠내려 가길래 죽을줄 알앗다고...
댐이라 수심이 원체 깊은곳이라 죽을줄 알앗답니다..그리고 수영도 못하고 기운이 없어서 떠내려 가는거 구경만해서 미안하다고
바람이 너무 강해서 나무 붙잡고 꼼작도 못햇다고...되게 저한테 미안해 하시더군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남은 짐들을 주섬주섬 모아서 올때보다 훨씬 가벼워진 짐들을 오토바이에 실고 같이 일을 격으신 분들한테 인사들 드리고
늦은밤에 집으로 향햇습니다..후배놈이 잡은 향어 한마리를 가지고 말입니다..2키로는 족히 나가는 ...
다음날 후배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고 외삼촌이 향어회를 떠서 회무침을 아주 맛잇게 먹엇답니다
후배야..너 임마 왜이렇게 미련하냐..그상황에서 낙시대 버렷으면 너 손톱도 안빠졋을거고 안다쳣을거 아니냐..한심한놈아
"형 만약에 한마리도 못잡어봐..그람 다음부턴 외삼촌이 오토바이 안빌려 줄거아녀..
그때 그렇게 처음 낚시를 배웠던 후배는 지금..20년 이상이 흐른지금 대물 낚시꾼이 되어..전국에 내노라하는 저수지 소류지를
다 정복하고 다니는 프로급 조사가 되엇습니다..
그후로...회남 솔밭낚시터를 후배랑 더 자주가게 되엇습니다 아마도 가두리양식장이 다 철거되기 전까지는 다녓던거 같습니다
지금도 이후배놈하고 붕어낚시를 자주 다닙니다
이놈은5짜 조사가 된지가 꾀 오래 된거 같은데 저는 아직도 4짜에서 머물고 잇습니다 ^^
그때 그시절..너무도 그립습니다 지금은 낚시를 다녀도 그때처럼 그런 낭만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솔밭낚시터에서 천막 에서 장사를 하시던 그 할머니 할아버지 행여나 돌아가시지는
않앗을까..오래오래 사셧으면 좋겟습니다..
그때 그할머니께서 끌여주시던 라면..입에 들어가면 한쪽눈이 감길정도로 시큼한 김치..그맛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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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아찔한추억이 더 오래 기억되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