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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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가 되면 항상 생각나네요.
그해 늦가을 얼마남지 않은 물낚시를 아쉬워하며 평소 동출
하던 일행들과 가까운 대형급 저수지에서 조촐한 납회를 가졌었지요.
11월말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저 캐미 불빛보는게
좋아서 별다른 기대를 안하고 찌를 응시하는데, 간혹 찌가 반마디 정도 깜빡거리는 잡어 입질이 보입니다.
글루텐을 달아서 채비가 안착되면 일분이 못가서 그런 현상이 보입니다.
당시 제 채비가 무겁고 둔탁한 채비라서 챔질을 해도 입걸림이 되질 않더군요.
그러다가 미끼를 교환할려고 채비를 회수하는데, 뭔가가 바닥에 덜컹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어서 올려보니 아홉치 정도의 붕어가 제대로 입걸림이 되어 있더군요.
수심 5미터에서 올리는 손맛은 과연 짜릿합니다.
그날 두번 같은 행운으로 손맛을 보고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잡어처럼 입질하던 녀석들도 혹시 붕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며칠후 혼자 그 저수지를 갔습니다.
이번에는 하우스 채비처럼 아주 예민하고 섬세한 채비로
도전해봅니다.
해가 지고 여덟시가 넘자 며칠전 보았던 비슷한 입질이 나타납니다. 채비가 예민해서인지 확연히 전과 다른 찌움직임에 챔질하니 붕어가 나오더군요.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물속에서 입질하던 녀석들은
전부 붕어였습니다.
채비가 안착되면 일분이 못가서 미세한 반응이 나타나고
조금 기다리면 한마디를 쭉 빨거나 두세마디를 올리는 입질이 나타나더군요.
어떤 경우는 채비가 안착되기도 전에 한마디를 쭉 빨기도 하고, 고기가 얼마나 모여있는지 채비가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생각치도 않은 횡재에 다음날 출근하는 부담도
잊고 혼자 밤을 새워 손맛을 봤었지요.
아침 일곱시 까지 낚시하고 살림망의 고기를 세어보니
일곱치 부터 월척까지 약 서른마리 한것 같습니다.
그해 겨울 저는 친한 형님 두분과 매일 그 저수지에서 밤낚시를했고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그 저수지에서 맞았었죠.
하룻밤에 최대로 잡은 날은 약 50수 정도였고, 입질이 워낙 예민하고 입질빈도가 많아서 외대일침으로 낚은 기록이었습니다
폭발적인 조황은 1월 중순 하류권에도 얼음이 얼면서 종료되었답니다.
그때를 되세기면서 다음해에도 같은 시기에 낚시를 해보았지만 거의 입질이 없더군요.
당시 그때를 회상하면 몇가지 특징적인게 있는데 그중하나가 보통 그 저수지는 해마다 가을에 충분히 담수를 했었는데
그해는 가을에 가물어서 였는지 평년 수위의 절반이었고,
하류쪽 제방과 가까운 쪽이고 바람에 노출된 곳이라 얼음이 늦게 어는 특징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경험 해보신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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