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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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류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연골지(蓮谷池)라 부르며 사람들 손길 별로 타지 않은,
친구는 어젯밤 손바닥만 한 놈으로 엄청 잡았노라고
날 꼬셨습니다.
아기 손바닥, 어른 손바닥, 아님 인형 손바닥,
손바닥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붕어라는 말에 귀 얇은 나는 또 짐을 꾸리고 말았습니다.
친구는 휘파람 불며 차를 몰았습니다.
저수지는 작은 산아래 있었습니다.
저수지 물은 뎁다 깊었습니다.
가장자리 수초만 넘겨치면 삼 미터를 홀라당 넘었습니다.
생 미끼는 접어두고 떡밥 이겼습니다.
두칸반대 한 대에다 세칸대 두 대 펴고
열나게 헛 챔질 했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고 찌불 끼울 때까지도 입질은 전혀 없었습니다.
피라미만 두어 번 입질하고,
물이 넘 깊어 붕어들이 죄다 빠져죽었을 거라고 난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투덜거리며 벌써 다섯 번도 더 오줌을 쌉니다.
오줌 쌀 때 입질 온다는 것은 알아 가지고 시리...
하늘을 보았습니다.
누가 한줌 쥐었다 뿌린 것처럼 별이 많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별 사이로 비행기들이 무지 많이 떠다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별똥별이 떨어졌습니다
소원을 빌려는데 벌써 없어져 버렸습니다 . 젠장
별똥별의 여운처럼 찌불이 떠올랐습니다.
이쁘게, 이쁘게,
조심스럽게 챘습니다. 손맛이 죽여줍니다.
이늠의 붕어가 내 두칸 반대를 거져 갖다 먹을라고 잡아 땡깁니다.
올려놓고 보니
'얘게게~~'
우리 막내딸 다섯 살 때 손바닥 만 합니다.
그래도 힘은 엄청 셉니다.
생각컨데 보리밥이나 정부미 먹고사는 놈은 아닌 듯 싶습니다.
연짱 입질이 이어졌습니다.
백 원 짜리 나 천 원 짜리 나 고스톱 열 받으면 별 차이 없는 것처럼
깊은 물 잔챙이 손맛도 맛 부치니까 큰놈 손맛이나 도찐개찐 이었습니다.
가끔 맛배기로 내 손바닥만 한 놈도 나오고
최홍만이 손바닥만 한 놈도 한 마리 잡았습니다.
열두시 까지,
그리곤 미련 없이 대를 접었습니다.
이젠 양기가 부쳐서 날새기 낚시는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잡은 고기는 몽땅 친구 주었습니다.
살려줄 까도 생각했지만 친구가 동네 어른들께 나누어 드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친구 얼음통에 부었습니다.
친구는 입 끝이 귀에 걸리도록 웃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모릅니다.
오늘저녁도 허탕 쳤으면 나한테 맞아 죽었을 것이란 사실을!
왜냐하면 나는 벌써 친구허풍에 네 번이나 속았기 때문입니다.
밑 터진 옷 입고 다니던 시절부터 친구는 건듯하면 나한테 쥐 터지고 울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컸지요
낚시도 같이 다니고 맞 담배질도 하고...
암튼 열라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물과 별과 비행기와 친구와 붕어가 함께 한,
헤헤~
시절 좋던 어느 해 여름밤
어유당(魚有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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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뭐 이렇게 올려주시니 감사히 잘읽고 쬐끔 웃으며 밥무그러 갈랍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