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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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한 25년 전인가? 초등학교를 막 들어간 나를 데리고 아버지는 낚시를 자주 가셨다.
지금은 낚금이 되어 버렸지만.. 그때는 팔당호가 우리의 좋은 낚시터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때의 지명을 지금도 기억한다.
냇가가 시원해서 좋았던 삼성리, 깊은 물에서 큰고기를 잡는다고 했던 이석리..
길이 멀어서 여름에 맘을 크게 먹고 갔던 귀여리, 분원...
큰 바위가 있어서 바위배기라고 불렀던 퇴촌의 다리 아래....
추억의 이름들이 되어 버렸다.
예전에는 버스타고 택시타고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걸려서 갔던 낚시터들...
지금은 차로 30분이상 걸리는 거리가 없다. (대신 그 때의 그 추억도 없다)
물가에 앉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낚시를 할때는 물고기를 잡겠다는 마음이 먼저가 아니라 너의 욕심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셨던 아버지...
지금은 눈이 어두워지셔서 찌를 바라볼 수도 없으시지만 그 때 아버지는 누구보다 대단한 낚시꾼이었다.
아버지는 낚시꾼이란 말을 좋아하신다.
그리고 물고기를 잘 잡으신다는 말도 좋아하신다...
언젠가 항상 500원짜리 찌를 쓰시다가 3000원짜리 찌를 사셨던 날을 기억한다.
나에게...
'이게 아주 예민해서 고기를 잘 잡을 수 있는 찌란다' 라고 설명하시며 기뻐하셨던 아버지...
난 항상 아버지 옆에서 밤새 잡은 새우로 농어낚시를 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바로 중층낚시였다. 봉동을 가볍게 해서 농어가 유영하는 층에 새우를 달아 놓았었다)
낚시란... 추억인거 같다...
처음 낚시를 접했을 때의 추억...
낚시대를 처음 사서 줄을 맬 때의 추억...
줄을 맨 낚시대를 빨리 담가보고 싶은 설레였던 마음의 추억...
그리곤 한 마리도 못잡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하며 돌아오던 추억....
처음으로 물고기를 걸었을때에... 손에 전해진 그 생명력에 대한 추억...
그리고 월척이라는 고기를 잡았을때의 그 기쁨에 대한 추억...
그리고 많은 고기를 잡기위해.. 혹은 큰 고기를 잡기위해 험한길을 헤쳐갔던 추억...
낚시터에서 무서웠던 추억...
추웠던 추억...
더웠던 추억...
낚시가 재미있고 할만한 것은... 낚시는 추억이기 때문이 아닐까?????
낚시는 고기 잡는게 아닌거 같다...
아버지의 말처럼 낚시는 마음에 하나하나 차곡차곡 추억이라는 것을 쌓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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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보고갑니다
깊어가는가을 건강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