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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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 향어와 처녀귀신 (첫 이야기)
한가한 밤에 낚시잡지를 읽다 어느 낚시점에서 하는 광고를 보았지요..
*소양호 출조 전문.*
포인트까지 모셔다 드립니다.
댁 앞까지 모시러 갑니다.
선비. 교통비 3만원
전화번호 ..어쩌고 저쩌고..손맛 보장.
큰 손맛의 그리움에 애태우던 젊은 조사에게 소양호 출조는 벅찬 기대로 다가왔지요.
그래~ 이번 여름휴가는 소양호 향어들과 지내자..
열정 가득 뜨겁던 저는~
허접한 텐트하나 달랑 들고..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날씨도 화창한 수요일에 드넓은 소양호로 떠났답니다.
일정은 4박 5일..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소양호는 아름다웠답니다.
드넓은 푸른 수면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
여객선은 짙푸른 수면을 헤치며 달려갑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양호에서 넘실대는 파도는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마침내 도착한 작은 산막골 포인트..
포인트에 내린 사람은 저 한 사람.
다른 이들은 다른 곳으로 가는지 한 사람도 내리지 않습니다.
포인트까지 동행했던 낚시점 직원은~
자리를 일러주며 5일 후에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온갖 캠핑용품과 취사도구들과 낚시장비를 내려놓고 주변을 살펴봅니다.
어디가 좋을까??
바로 앞에서 하면 좋다는데...
넓은 작은 산막골에서 담배 하나 피워 물고 혼자만의 고민을 합니다.
그때.. 저 멀리 골 안쪽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참~ 어제 비가 왔었지..
향어는 새물을 좋아하니 골 안쪽에서 대박을 터트려야겠구나..^^
뜻하지 않은 상황에 기대는 열배로 커져갑니다.
일단 텐트를 치고....... 어디가 좋을까??
가파른 경사면을 올려다보니 좋은 자리가 있습니다.
그 동안 다녀간 조사님들이 고생깨나 하고 만들어 놓은듯 한~
네모 반듯한 텐트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6.7용 텐트를 치고 쌀 씻고 ...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정리합니다.
야영 준비가 완벽하니 이제는 향어 녀석들을 만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방을 둘러메고 골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도착한 포인트는 그림입니다..
적당한 수량의 유입수가 있고~
수심은 1미터50쯤..
흘러드는 토사에 바닥은 비교적 평단합니다.
마음은 바빠지고 ..
두 칸 반 두 대만 꺼내어 어분 달아 캐스팅..
밑밥질을 조금 할 요량으로 헛챔질을 하려는 순간~
입질이 옵니다.
가물 가물 하더니 찌가 쏙 들어갑니다.
재빠른 챔질..
삐이이잉~~~~!!!!!!!!!!!!!
첫 수부터 쓸만한 덩치가 걸려듭니다.
활처럼 휘어진 대를 타고 녀석의 우악스러운 파워가 전해지고~..
철벅 철벅 물보라를 일으키며 40센티 쯤의 중형 향어 녀석이 랜딩 됩니다.
묵직한 녀석을 살림망에 넣어두고 또 다시 캐스팅..
넣자 마다 또 입질입니다.
핑~~핑~~~~~~~~~~~~~~!!
좌로 우로 신나게 달려갑니다.
두 대 펴놓은 채비가 엉켜 두 대를 같이 들고 걸어냅니다.
랜딩 된 녀석은 비슷한 사이즈의 향어.
급한 마음에 줄을 끊어 내고 한 대만 캐스팅.
이번에는~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끌어갑니다.
욘석들이 며칠 굷었나??
때 아닌 호황에 낚시대는 울어대고~~~~
두 손 모아 대를 움켜쥔 젊은 녀석은 어분에 눈이 뒤집힌 향어 녀석들을 연신 끌어냅니다.
욘석들은 모두 쌍둥이들 같습니다.
20 여 수를 끌어내니 담아둘 곳이 없습니다.
이런~~~~~~~~~~~~~~~~~~~~~~~~~~~~~~~~~~!!..
여분의 살림망과 아이스 박스를 가지러 비호처럼 경사면을 달려 캠핑 자리로 달려갑니다.
숨을 헉헉 거리며 또 다시 캐스팅..
역시나 녀석들은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귀여운 향어들..^^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채먹는 녀석.
가라앉기가 바쁘게 덥석 물고 내 빼는 녀석..
또 다시 열 댓 수를 걸어내니 이제는 아이스박스에 물을 채웁니다.
이게 뭔 일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커다란 살림망을 더 사올 것을......
엄청난 조황에 젊은 녀석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답니다.
뼘으로 재보고 두 뼘이 못되는 녀석들은 방생하지..뭐~~~~
또 다시 낚시대는 울어대고~
거친 저항으로 저를 즐겁게 해주며 향어 녀석이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온갖 고민.....
욘석들을 어찌 담아두지..
이제 낚시 시작했는데.. 오늘 곱하기 5일 이면~???
하하하하하~~^^*
몇 가마니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은 흐르고~..
다시 어분 달아 캐스팅..
그런데, 웬일 입니까??
입질이 없네요..
몽땅 모여든 향어들을 제가 다 걸어낸 모양입니다..
담배하나 피워 물고 발 앞의 살림망을 들여다 봅니다.
우글 우글 향어들이 모여 있습니다.
두개 담궈 논 살림망에는 이미 체포된 녀석들이 속없이 꼬리를 흔들고 있고~
살림망 밖에는 자유로운 향어들이 같이 모여 우글우글 놀고 있습니다.
군집성 어종이라더니~
머리 나쁜 녀석들이 사라진 친구들과 놀려고 같이 모여 있더군요.
발 앞에 모여든 녀석들 입 앞에 채비를 넣어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미끼가 떨어지기도 전에 채가던 녀석들이 입 앞에 어분을 대령해도 본체만체 합니다.
욘석들을 뜰채로 떠버릴까??
에이~~~~참자....
담아 둘 데도 없는데...~~
끊어진 입질에 눈을 들어 소양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겨 봅니다.
몇 시간이 지나도 입질은 되살아나지 않고~
텐트와의 거리가 상당한지라...
대를 접어 곶부리 자리로 옮기기로 합니다.
살림망의 주둥이를 굵은 로프로 묶어 물속에 담아 둔 채로 끌고~
가방 메고.. 아이스박스 까지 들고 보니..
한번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아이고 무거워~~~~~~~~~~~~~~~~
결국 살림망과 아이스박스를 먼저 옮기고~
가방과 장비들을 나중에 옮기어 곶부리에 도착합니다.
어쩌나??
밤에 나오는 향어는 어쩌지??
내일 나오는 향어..모레..글피는???
주변을 둘러보아도 말없는 산과 물뿐..
그 어디에도 사람하나 없는 작은 산막골..
엄청난 무게의 살림망을 꺼내어 비교적 작은 녀석들을 방면합니다.
*어린 나이에 엉아를 매우 즐겁게 해 주었으므로 너희의 식탐을 용서해 주느니라 ^^*~~~*
십 여수를 방생하고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그렇게~ 젊은 녀석의 소양호의 하룻밤은 시작되었지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 1.2부로 나누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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