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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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모골이 송연해 진다.
"으...헉"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놀란 신음이 터져 나왔다..
내 뒤,
정확하게 내 의자뒤 2M정도의 지점에
아래, 위에 하얀 소복을 입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귀신의 모습이 있지 않은가.
운동중독자란 별명을 달고 있는 내 몸이 본능에 의해 움직였다.
아니 움직였다기 보단 순간 의자에서 날았다란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의자에서 튕기면서 땅을 박차고 솟아 오른다
오른 다리가 하얀귀신을 향하고, 하얀귀신의 얼굴에 다다르는 순간 귀신이 고개를 숙인다.
"이~런, 사람이다" 아차하는 느낌과 함께 오른다리는 하늘에서 멈추고 왼발이 땅을 짚는다.
그 하얀귀신은 다름아닌 초저녁 나랑 예기를 나누신 마을 분이시다.
하얀 소복은 소복이 아니라 여름날 더워서 입은 모시 젓삼이였으나, 그시간 그자리에서의 모습은 영락없는 귀신의 모습이 아니였겠습니까.
"어떻게 이시간에 여길?"
"고기 좀 나옵니까?'
"중치 몇마리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시간에 여길?"
"날씨는 덥고 잠은 안오고 하여 고기좀 잡으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 말씀하셨던 하우스 원예 기술도
좀 더 들었으면 해서 소주 한병 가지고 와봤습니다"
"근데 언제 오셔서 서 계셨어요?"
"아마 한 30분쯤 됐을겁니다."
"근데 왜 인기척도 안내시고 그러셨어요. 하마터면 큰일 날뻔 하셨잖아요"
"낚시에 빠져 전혀 모르고 계시던데, 인기척을 내면 혹 놀라실까 하여 뒤에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보실때까지요."
"이~런, 담부턴 그러지 마시고 먼저 인기척을 내세요.. 그만하길 다행이지 혹시 제발에 차이기라도 하셨으면
어쩔뻔 하셨어요"
"세상에 간큰 사람 예기도 들어보고, 보기도 했지만요. 아저씨같이 간크고 겁없는 사람은 듣도 보질 못했습니다.."
이상 마칩니다...
그런데 이런 예길 왜 하는지 안 궁금하세요?
이제 이렇게 혼자 느껴볼 저수지도 없네요
회사원이라 주말밖엔 낚시를 못가고 그나마 저수지에 꾼들이 만원이니...
혼자만의 저수지가 아쉽고 그리워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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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구 갑니다 .. 항상 낚시터에서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무섭죠 ㅎㅎ
쥐도새도 모르게 발자국소리도 없이 텐트속으로 머리 내밀면서 고기좀 나옵니다까 ㅋㅋㅋㅋ
그심정 알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