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직 배수도 하지 않고 덩어리들이 무진장 많은 소류지가 있다고

소류지이기 보다는 둠벙에 가까운 곳이라고

기대치 않은 전화에 월요일부터 엉덩이가 들썩거립니다.



이번주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토요일 새벽부터 불이나게 달려가봅니다.

원래부터 고기 욕심은 많지 않은 나에게

금년은 "개인 해걸이"가 있는것 같아, 슬며시 붕어얼굴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섭니다.




그러나 결과는........................................

이른 새벽 일죽낚시점에 도착해서 오늘 님들을 맞이 할 준비를 해봅니다.
따스한 커피를 마시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담소도 나누고 오늘의 목적지로 향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 떠올라 주위가 환합니다.
생각보다 작은... 소류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둠벙에 가깝습니다.








아침 햇살을 받은 수면이 모든것을 반사 시켜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냅니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미끼를 달아주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물만보면 왜이리 마음이 급해지는지..이것 저것 챙기고 쌓고 다져둡니다.










멀리서 바라본 제 전이 아름다워보입니다. 너무나 작은 둠벙이다보니 전체를 사진에 담는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고급 정보(?)를 준 인디고님과 즐거운 하룻밤을 보습니다.
항상 친형처럼 따라주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기도하고 늠름합니다.











하필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밤새도록 배수를 펑펑 합니다.
"왜 이번 년은 계속 그럴까...?" 혼자 궁시렁해보지만 날 초대해준 사람이 고마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전을 다 펴고 둠벙을 한바퀴도니 1000여평도 채 않되는것 같았습니다.
낚시 흔적은 전무하고... 지난주 하룻밤에 36과 월척을 5~6수를 꺼냈다는것이 도통 믿겨지지 않습니다.










점심때가 되니 배가 슬슬 고파지고 또 다시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중국집으로 전화를 겁니다.
"여기 탕수육과 냉면 곱빼기 2개요.." 요즘 들어서 계속 밥을 해먹는것도 라면을 끓이는것도 귀찮아집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여기저기로 둘러봅니다.
눈부시게 예쁜 이름 모를 꽃, 이름 모를 나무들이 벌써 여름이 다가왔는지 알려줍니다.










두어시간 후에 자리를 가보니 물이 한뼘 넘게 빠져 있습니다.







한두시간 잠을 청하니 벌써 저녁이 되었습니다.
해는 벌써 지고 달이 떠오릅니다. 정월 대보름보다 더 밝은 달...한숨이 나옵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제 자리에서는 밤새 조용했지만, 함께 온 인디고님 자리에서는 밤새 물소리가 첨벙 첨벙..










비가 세차게 내려서 서둘러 철수를 합니다. 무슨 짐이 그리도 많은지 짐칸에 두차 모두 만차입니다.








밤새 배수와 저온으로 고기가 나오지 않을듯 싶었는데 그래도 월척은 나왔습니다.
이 작은 둠벙속에 어마 어마한 자원이 있는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하고..










또 다시 드렁허리도 올라왔습니다.. 볼때마다 정감이 안가는 놈입니다.









월척 기념 사진 한방을 찍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려줄 시간입니다.
비가 많이 내려 둠벙 아래까지는 가지 못하고 위에서 아래로 낙하 시켰습니다..

참 정갈하고 시골 집에 있는 정원과 같은 둠벙이었습니다.

화보를 올릴까 말까도 많이 고민하였고,

제 화보로 인해서 훼손될까도 심히 염려스러웠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기우처럼 보일수 있어도

저는 인터넷의 위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처럼 자연을 아껴 준다면

제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말이죠..

언제까지 이 둠벙이 지켜질지는 모르나

저는 영원히 그곳에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길 바래봅니다.









지난번 방문해주시고 따스한 말 한마디를 해 주신

여러님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제 부족한 조행기에도 많은 님들이 다녀가심에 힘이 나고

여러님들과 보이지 않는 넷상이지만

님들의 따스한 마음이 제 마음속에 전달되는것 같습니다.

월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많은 좋은 분을 만나고 알게 되어서

저 조포는 행복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평안 하시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 게시물은 저수지 미공개로 운영자님에 의해 2008-05-20 09:03:20 작품 조행기에서 이동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