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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즈음 "까똑" 이라는 앙증맞은 소리를
내며 낡은 사원복 주머니속 폰이 짧은 신호를 준다.
메세질 열어 확인해 보니
찍혀있는 몇글자는 퇴근시간을
더 더디 흐르게 하는 마법에 주문 같았다.
집에 빨리 가고 싶은데.
"어머니 오셨어요. 일찍들어와요♡"
아내에 메세지는 늘 이렇게 끝에는
하트를 띄운다.
그다지 감흥없는 버릇같은 하트를....
월급쟁이 하루는 늘 같은 시간에 반복과
늘 보는 익숙한 얼굴들과에 부대낌
그 시간을
한통에 메세지가 망각을 준다.
약속하지 않아도 늘상 연장근무인듯 하는
퇴근길에 소주한잔.
어떤날에는 못이기는척 받아들이는
친구놈들과에 피로회복제라는 핑계로
마시는 한잔.
미안하지만 오늘은 안되겠다...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동료에게, 친구에게 미안하지만
버릇이 되버린
그 퇴근길 유혹을 오늘은 미뤄야 할것 같다.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달콤한듯한 소주한잔과 두꺼운 돼지고기 한점이
일과에 마무리인양 하던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은 발길을 곧장 집으로 향한다고!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하루쯤 결주를 한다해도 그게
그렇다고 서운해 하지도 않을 그들과
그렇다고 미안해 하지도 않는 나.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현관문을 아이마냥 신이나서 벌컥 열었다.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큰놈 작은놈 두녀석이 기다렸는지, 일찍 퇴근한
내가 달라보였는지 크게 인사를 한다
근데 말이야 이거...
아.... 이 냄새....
막내녀석이 나에게 귓속말로
"저 반찬에서 나는 냄새예요"
미간이 찌푸려 졌다 .
잠시다 .
냄새에 이유를 알고 금새 나는
행복했다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울 엄니식 삭힌 콩잎 반찬.... 그 향.
내가 젤 좋아하는 퀘퀘한 촌놈 반찬.
아부지 세상 떠나시기 전까지 늘 상에 올랐던
그 삭힌 콩잎.
온 집안 가득찬 그 엄니 향기....
두녀석들 보란듯이 표정을
맛있다는듯이 더 과하게 지으면서 먹었다.
그 냄새는 울 엄니 오셨다는
표찰처럼 느껴졌다.
겨우 불혹넘긴 젊은 준중년에게는
무거운 어깨도 불안한 내일도 잊게하는
은은한 엄니 향이다.
든든한 엄마 냄새다
저녁식사 내내 엄니향에 웃고
엄니 건강하심에 웃었다.
오늘은
울엄마가 오셨거든.
조금전
아내는 내가 웃고있는 이유를
내가 일찍 퇴근을 한 이유를
다 안다는듯이 입을 삐쭉거리며 묻는다.
"어머니 오시니까 그렇게 좋아요?" 라고
"그래 좋으네....오늘은
울엄마가 나 볼려고
나 삭힌 콩잎 만들어 줄려고 오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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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연이..
저도 모친표 콩잎,깻잎과 함께 한소주 합니다..
Good job!!!
세상의 모든 모친,엄마님들..
야속한 아들래미가 철들때까지
부디 건강들 하십시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