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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뿌구리 한 마리 잡았지만…
이놈은 언제나 한 번씩 불쑥 고개를 내밀지요.
아마 남아있는 그것마저 내어 놓는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미련스럽게 붙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란하거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할 때 물가를 찾으면 곧잘 풀리곤 하였습니다.
마음속 찌꺼기들을 비우려 어제 올 들어 첫 물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모든 여건으로 보아 붕어얼굴은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혹 한 마리라도 하는 마음으로 늘 가던 금호강으로 짬낚을 갔습니다.
세 시간의 짬낚동안 뿌구리 한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꽝을 염두에 두었으니 그리 아쉬움도 없었지요.
밤하늘의 별을 보며 못난 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달랑 뿌구리 한 마리였지만 낚시할 수 있다는 행복감만 느끼면 되는 것처럼
알량한 자존심 하나 낚는다고 그게 그렇게 행복함을 주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오만과 자만을 부추기며 나에게는 독(毒)이 됨을 왜 몰랐는지...
저처럼 어리석은 놈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우리네 꾼이 물가에서 고기만 잡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더없이 즐거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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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만 즐기고 비우고 오려고 노력하지만
참 그게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인지 케미를 보고 있다는 것도 잊어 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이건 아닌데..."
ㅎㅎ 글이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찌맞춤을 좀 더 가볍게 해 보시지요.
시절이 수상한 요맘 때는 특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