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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 詩

아부지와함께 IP : 690c835d05eed72 날짜 : 2012-08-13 07:57 조회 : 1929 본문+댓글추천 : 0

아버지의 꽃

세월의 무게에 바래어진 머리칼 마냥
하이얀 담배 연기를 뿜었다. 그는,
그러나 그를 진정으로 삶의 낭떠러지로 미는 것은
IMF라는 불황이라는 그림자도 아닌,
그가 품은 작은 꽃이었음을.

사춘기 열병에 가시 돋친 꽃은
알량한 자존심에 그의 얄팍한 지갑을 봤을 뿐.
그러나 달 그림자에 숨어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가에 어리운 그것을 닦아낸 그를
그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머금고 활짝 피어난 꽃에서
그는 그의 몸에 담긴 고민과 슬픔을 털고
오늘도 들려준다. 그의 사랑을.


어느 글짓기 대회에서 차상으로 입상한
딸 아이 중3 때 쓴 詩입니다.

읽는 순간 딸 아이의 대견스러움에 눈물이 나더군요.
그리고 힘 들어도 세상사는 맛이 났습니다.

제 딸아이 여느 집 따님과 같을 것 입니다.
조금 기분 좋으면 온갖 아양 떨고, 조금 기분 나쁘면 입은 댓발 나와
톡톡 쏘아 붙이고, 천상 가시나 입니다.
앞 뒤 안가리고 자기 할 말 다하는 똑똑한 아이지만,
제 눈엔 배려심이 부족한 듯 보여 안타깝기만 합니다.
요즈음은 숙녀로 변신하는 중인지 부쩍 멋을 부리려 합니다.
저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추라고 잔소리 하고요.

모든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서운함, 미안함, 고마움……
세상사 별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힘이 들 때, 어려울 때,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탬말: 딸아이 허락을 받아 글 올렸고, 지금은 글을 쓰지 않습니다.
부족한 애비 탓이라 여기며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나의 이쁜 딸"

※광 고: 다음 글 '마음 비우기 혹은 뒤집기'수요일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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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36세손 12-08-13 08:12 IP : 3f0ec5049835125
너무 여리고..너무 가련하고...너무 어여쁜 따님을 두셨습니다.유선이...
현구도 잘 있지요?(현구가 맞나!)

언제가 되더라도
다시 보았으면 합니다.

너무 바빴습니다.
이번 주 지나면 좀은 한가해지겠지만
탈진상태입니다.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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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36세손 12-08-13 08:14 IP : 3f0ec5049835125
아!중학생이 쓴 시라면 믿기지 않네요.
다소 억지를 부리고는 있지만
수작입니다.

소질이 엿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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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아부지와함께 12-08-13 08:23 IP : 690c835d05eed72
선배님,
진한 여운이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
늘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베푸신 그 사랑
다른 분들께도 전해지도록 하겠습니다.

자주는 어렵더라도
가끔씩 안부 인사 드리겠습니다.
사모님과 선배님의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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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형 12-08-13 08:32 IP : 5ff561ba53e63e9
저는 무식해 글은 잘모르지만...

가만히 드려다보니 중학생이 쓴 글이라곤...

글의 전개. 내용. 또 기승전결 어느것 하나 나무랄께 없는듯 합니다.

예쁜따님(지금은 대학생이지요?)에 응원을 보내며 행복한 가정 기원드립니다...씨-__^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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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맞은대나무2 12-08-13 08:39 IP : ac90fa5f94b06c2
전 지금 딸이 둘입니다

너무나 사랑스럽죠

언젠가 조금더 애들이 크면 ᆢ

친구같은 아빠였으면 합니다

지금은 품안의 자식이지만요

애들 데려다주고 와야 겠습니다

소중한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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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린느 12-08-13 08:44 IP : 99d25cabde3e717
글쓴이가 쓰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 다시 쓰게 될 겁니다.
특히, 마지막이 좋습니다.
추천 0

아부지와함께 12-08-13 09:02 IP : 690c835d05eed72
권형님
비맞은대나무님
파트린느님

고마우신 댓글 감사드립니다.'꾸벅'

좋은 한 주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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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붕어♥대물 12-08-13 09:08 IP : 6abd7bde8460e3e
사둔(5)님
이런글보면
5자를 떼어내고 싶어집니다
이쁘고 의젓한 따님이 많이부럽습니다
감정이 풍부한 아버님 밑에서
저런따님이 나오는게 당연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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蓑笠翁 12-08-13 09:15 IP : 58a9b1f2cdcc0d3
곧 만개한 꽃이 두춤한 지갑을 보게 해줄 거라 믿습니다.

몇 번을 읽게 만드는 시이군요.

제 아들 녀석이 이번 방학 숙제랍시고 쓴 시와 너무나 극명하게 대비되는 시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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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구35 12-08-13 09:36 IP : 29e13c65dd9f1b1
아침부터 좋은 시를 접하게 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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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머리 12-08-13 09:46 IP : 67438db6133044f
좋은시 잘보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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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와함께 12-08-13 10:20 IP : 690c835d05eed72
참붕어대물님
사립옹님
땡구님
번개머리님

잘 보아 주셨다니 제가 고마울 뿐입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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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객 12-08-13 11:41 IP : 579392f2a9e6b20
살면서 행복해 지는것 중에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중에 행복에 겨운 일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장성한 자식들 뒤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입가의 미소가...^^*

아부지와함께님 제 가슴을 뭉클하게 한 따님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에

다른이에 아부지가 감사함 전합니다.

아부지와함께님이 계시기에 그런 따님이 있는거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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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으우리 12-08-13 12:49 IP : 15b869628fc66b4
쓴 사람의 마음이 느껴진 다는건
그만큼 좋은 글이란 뜻이겠지요.

부녀간의 살가움이 본 듯 그려집니다.

늘 건강하시고 횅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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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탓이려니2 12-08-13 12:51 IP : e1829c0dc00ef86
따님 글솜씨가 아버지와함께님을 닮은 듯 하네요.

항상 좋은 글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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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12-08-13 15:19 IP : c8c382bd863b056
그의 얄팍한 지갑과 ~
달그림자에 숨어 라 ~ 는 글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을 생각하니 콧등이 시큰거리는데....
더불어 이렇게 대견하면서도, 멋 부리려는
20대 숙녀가 맞음에 미소짖고 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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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와함께 12-08-13 15:28 IP : 690c835d05eed72
무용객님
붕으우리님
내탓이려니님
정원님

항상 좋은 말씀으로 댓글 주심에
힘이 절로 솟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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