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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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직장에 다닐 때 사표를 쓰려했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IMF로 직장을 그만 둘 때까지 13년동안 사표를 생각한 것은 처음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과장 직급으로 중간 관리자의 위치에 있었고
제 윗 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표를 쓰려했던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그 분은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분이었습니다.
장점은 엄청난 독서량을 통한 해박한 지식과 논평가 못지않은 문장력,
그리고 매사에 직설적이었으나 뒤끝은 없는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리고 단점은 기분에 따른 즉흥적인, 지키지 못할 언행이었습니다.
업무과다 지시나 업무 결과에 따른 질책은 당연히 제가 맡은 일이고 제 책임이기때문에
당연시 여겼고 그리 큰 스트레스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저와는 너무나 뚜렷한 성격차와
아랫 사람에 대한 지키지 못할 약속남발로 인한 갈등이
중간관리자인 저로서는 중재 역할에 따른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하였고,
결국 사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최종적인 결심을 내리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불을 끄고 면벽구도의 자세로 명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음을 가라 앉히고 30여분,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아랫사람이고 그 분의 기준에 모든 것을 맞추어야 하는데 정반대로
내 기준에서, 나의 잣대로 모든 것을 보고 있었던 것이었죠.
스트레스의 원인은 그 분에게서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제 스스로에게 원인이 훨씬 더 많이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이 평온해 지면서 입가엔 빙그시 미소가 띄어졌습니다.
이튿날부터 모든 것을 그 분 기준에 맞추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니
스트레스는 훨씬 줄고 별 탈없는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퇴직 후에도 지금까지 그 분과 가끔 통화하며,
경조사에도 서로 연락하는 그런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때의 깨달음은 이후에 상대방과의 갈등이나 의견대립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를 돌이켜 보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일은 정신적 성숙을 키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 마음을 바꾸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남의 마음을 비우기보다는 차라리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이 더욱 쉽고,
비우면 비우는 만큼의 여유가 생기게 됨도 깨달았습니다.
또한 마음을 뒤집기가 왜 어려울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손바닥 뒤집기는 참으로 쉬운데 말입니다.
마음을 뒤집기 어려울 때는 늘 제 마음에 욕심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애욕이 끊임없는 유혹으로
마음을 뒤집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던 것 이었죠.
그러한 욕심을 과감히 버릴때,
마음을 뒤집거나, 비우기가 쉬움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저도 번민에 휩싸인 나약한 인간인지라
마음 비우기는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만,
지난 일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마음 비우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 생이 마감하는 날까지
마음 비우기는 계속되어야 할 듯 합니다.
글을 올리며---
몇 몇 분들이 떠나시거나 자유게시판에 회의를 느끼시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내가 생각하는 전혀 다른 글들이 올라오면 그냥 지나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시고 굳이 반박의 댓글 달지 않으시면
서로간에 상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상처 받고 떠나시지 말았으면 합니다.
지나던 나그네가 시원한 물 한모금에 결국 이 자리에 머물렀던 것처럼
그런 쉼터,
자유게시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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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판에 올라오는글들도 그냥순리에 맡
기시면 편해지겠지요.
선배님,좋은글 가슴깊은곳에 심어놓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하루가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