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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도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가게에 들어오십니다
봉지에 둘둘말아 담은 휴대폰을 내밀어 보이시는데
눈이 어두운 탓인지 충전젝을 거꾸로 끼워 전원부가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충전젝에 젠더를 끼우는 방식이 익숙치 않으신 분들이다보니
대부분의 연세드신분들이 자주 겪는 애로지만 할머니의 휴대폰은 전원부가 안으로 밀려
메인보드를 갈아야 할 지경으로 수리비가 10만원을 넘어갑니다
78세..
전화번호부에 저장돼있는 아들 번호를 찿아 상담한후 어른께서 쓰실만한 새전화기로
바꿔드렸습니다
충전젝에 파란 스티커를 붙혀 앞뒤표시를 해드리고
충전기에 젝을 아주 접합시켜 사용하시다 혼동되지 않도록 조치를 해드렸습니다
전화번호를 다시 저장해드리고는 밧데리케이스에 1.큰아들.2.작은아들 ...
순서를 써서 붙혀드리고나자 할머니는 터미널로 버스를 타러 가십니다
아들 여섯에 딸하나
할아버지께선 칠남매중 막내가 마지막으로 대학을 졸업한 해에 돌아가셨다 합니다
일을 마치고 혹시나 해서 전화를 드려보니 받지를 않습니다
통화했던 세쨋아들마저 전화를 받지않아 가족들 먼저 식사를 하라해두고는
주소를 물어물어 할머니댁을 찿았습니다
30호여호의 작은 시골마을
앞뒷집 모두 사람이 떠난지 오래인듯하고 할머니댁은 마을 꼭대기 허물어져가는 담장에
퍼렇게 녹슨 철대문집입니다
먼지쌓인 토방
방문을 열어둔채로 TV를 켜두시곤 한쪽팔을 괸채 잠들어 계십니다
놀라지 않도록 여러번 헛기침을 해도 얼른 일어나시지않다가 어렴풋이 인기척을 느끼시곤
누구시오... 묻습니다
예..할머니 아까 낮에 핸드폰 사셨던 가게사람입니다
전화를 안받으시길레 .. 걱정이 돼서 와봤습니다
간촐한 세간틈에 먹다두신듯 신문으로 덮어둔 작은 반상이 보입니다
젖혀진 신문틈으로 신 김치 한가지와 물에 말은밥....
저녁은 드셨냐 여쭸더니 "먹다말다 합니다 "...
충전기는 거꾸로 꽂혀있고 전화기는 쇼트로 꺼져있습니다
충전기 하나 제대로 꽂지못할정도로 노쇠하셨지만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게 편하다...시는 말씀으로 자식에게 짐되고 싶지않으심을 간곡히 내비치십니다
편히 주무세요 건강하시구요 ..
돌아나오는 마당엔 찿아오는이 없는 쓸쓸함을 대변하듯 잡초가 무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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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식사하고 오랜만에 집에온 아들녀석과 배드민턴도 쳤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요즘 부쩍 혼자사시는 노인들을 자주 접합니다
부부중 한분이 먼저 돌아가시고나면 자식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는 노인들 ..
당신 스스로 거동이 하실땐 그나마 외로움외엔 지낼만 하시겠지만
70이 넘은후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한둘이 아닌듯합니다
그러나 ...
현실은 우리 모두 냉소적입니다
그분의 자식들만 특별히 불효자들일까요 ..
시골마을 한낮에 길물으러 여기 저기 기웃거려보면 사람만나기 힘듭니다
30여호 작은마을에 부부가 함께 사는집은 반정도
나머진 혼자사는 노인들입니다
또 그 반의반정도엔 거동 불편한 70세 이상의 노인들이나 비어있는집 ...
10년후 우리네 농촌이 .늘어가기만할 노년의 외로운삶들이 참담하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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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베이붐세대에 태어난 저도 남에 일 같지 않습니다.
은둔자님은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암!! 많이 받으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