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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지의 공포

™피터 IP : b55f0b690dfe2ea 날짜 : 2018-07-09 23:59 조회 : 5259 본문+댓글추천 : 0

항공사진에서 발견한 소류지.
하 길치라 내비 두 대도 도움이 안 된다.
초행길을 더듬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는 호호백발 할머니.


할머니, 여기 저수지가...
서쪽 산길을 가리키는 할머니의 손가락을 보며 짐작한다.
묵음수행 중이시군...


차를 돌리며 룸미러를 본다.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보고 있다.
희미하게 웃는듯하다.
뭐지?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이 불길함은.


사각형 계곡지.
제방에 차를 대고 비틀비틀 비탈길을 내려가 본다.
바글대는 새우와 참붕어.
채집망을 던지다 얼핏 제방을 본다.
일곱 살쯤 사내아이가 이쪽을 보고 있다.


안녕~.
말없이 고개만 까닥이는 사내아이를 보며 생각한다.
묵음수행 중이군...


제방 끝에 발판을 설치한다.
90도 좌측, 수심 80센티 지점에 46ㆍ36대를 깐다.
우측, 수심 85센티 지점에 48ㆍ38대를 깐다.
새우와 참붕어로 갓낚시를 할 요량이다.
나머지 32ㆍ26ㆍ28ㆍ34. 네 대는 얼쉰채비에 옥수수를 단다.


서산에 해가 걸리자 바람이 잠들기 시작한다.
찌불을 밝히자 기다렸다는 듯 밤이 찾아온다.
좌측 46대 찌불이 깜박인다.
반쯤 누워있던 몸을 세우고 담배를 문다.
다 피우기 전에 찌가 솟는다, 라고 주문을 건다.


느릿느릿 무겁게 솟는 찌불.
챔질을 하고 손맛을 느끼고 담배를 끄고 뜰채를 든다.
34센티. 흑금색 비늘이 멋지다.
옥수수 한 알을 입에 넣어주고 살림망에 담는다.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이다.


빈속이지만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
복숭아 한입에 소주 한 잔.
겨우 네 잔째 취기를 느낀다.
큰딸 생각을 한다.
정화가 진지하게 물어왔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 아닐까, 궁금할 때가 있어요.
아빠는 자기를 유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글쎄... 썩 자신 없어. 아닌 것 같아.
아빠는 어떤 방법으로 자기검증을 해요?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있어.
모든 사람이 나와 동류라면 이 세상은 어떨까, 상상해보는 거지.
그러면 답이 나와.
아빠의 경우.
세상은 아마 낄낄 장난판이 될 거고,
엄숙한 자들은 어린애 취급을 당할 거고,
끼어들기나 신호위반, 트로트는 사라질 테지만,
돈벌이에 재능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모바일 게임은 사양산업이 될 거고,
모든 사람이 삼 일 일하고 사 일 낚시할 거고,
모든 것에 대해 과잉으로 연민할 거고,
그러면서 치 떨릴 만치 냉정할 거고...
이게 과연 좋은 세상이야?
좋은 세상일 리 없지.
그래서 아빠 같은 사람은 소수여야만 해.
정화는 어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우측, 참붕어 미끼를 단 38대가 심상찮다.
꼬물대던 찌불이 무겁게 한 마디 상승한다.
담배를 문다.
다 피우기 전에 찌가 옆으로 잠긴다.
챔질.
앙탈 없는 몸맛만 느껴진다.
올리고 보니 4짜다.
역시 40대보다 30대가 팔팔하군.
옥수수 한 알을 입에 넣어주고 살림망에 넣는다.


불현듯 암흑.
초승달이 구름 속에 숨자 잠들었던 바람이 기지개를 한다.
춥다라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모골이 송연해진다.
등 뒤, 누군가 있다는 예감이 든다.
예감은 점점 확신으로 변한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 생각한다.
어쩔 것인가. 모른 체할 것인가, 돌아볼 것인가.


앞을 본채 의자 옆에 있던 단절 수초제거기를 손에 쥔다.
획! 고개를 돌리고 등 뒤를 본다.
없다.
착각이었나, 생각하며 제방을 보는 순간 온몸이 굳는다.
희미한 실루엣으로 사내아이가 서 있다.
안녕, 이라는 말을 감히 하지 못한다.
못 본 척 고개를 돌리고 담배를 문다.
이 담배가 다 타면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보자.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안녕, 이라고 인사하자.
그냥 꼬마일 뿐이야. 유치한 상상일 뿐이야.


담배를 끄고 험! 헛기침하며 일어서서 돌아선다.
헉 ! @@'' 아 띠바...
이젠 둘이다 !
초승달이 아직 구름 속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암흑 속에서도 희미하게 보이는 실루엣 !
꼬마와 할머니가 서 있다.
찰나의 순간에 잔머리를 굴린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의자 뒤에 놓인 보조가방에서 난로를 꺼낸다.
자리로 돌아와 앉아 난로를 딸깍거리며 주문을 왼다.
나는 아무것도 못 봤다. 안 봤다... ㅡ,.ㅡ''


이윽고 초승달이 구름을 벗어났다.
소주를 한 모금 들이키자 용솟음치는 용기 !
띠바 ! 나 피러얏 ! ㅡ;:ㅡ''
수초제거기를 들고 해드렌턴을 키고 확 ! 돌아선다.


띠바 ! 이젠 셋이닷 ! ㅜ.ㅠ''
꼬마 옆에 호호백발 할머니 옆에 중년의 여자.
온몸이 굳어져 움직일 수가 없다.
멍하니, 여자가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여자가 다가올수록 커지는 공포.
따다닥, 이빨이 부딪히고 덜덜, 온몸이 떨려온다.
여자가 세 발짝 앞에 멈추어 선다.
손에 든 수초제거기를 들 수가 없다.
여자가 희미하게 웃기 시작한다.
어디를 보는지 모를 초점 없는 시선.
여자가 고개를 돌려 제방을 본다.
여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자가 서서히 입을 연다.
띠바 ! 핏빛 입술 봐라... ㅜ.ㅠ''
































청소비 하루에 3,000원입니다.
추천 0

1등! 감사해유♬♪♩ 18-07-10 00:05 IP : 2d4465930324167
차라리 낚시를 가유.
이상한거 허덜 말구,,,
병생긴줄 알거쓔.ㅎ
추천 0

2등! 물나그네 18-07-10 00:05 IP : c8cba1af122fa9a
ㅎㅎㅎ.압권입니다.
필력이 장난이 아니시군요.
추천은.....못드립니다.
가슴졸인게 억울해서리~~^^;
추천 0

3등! ponza 18-07-10 00:10 IP : 5aad4deb4949392
ㅋㅋ 겁쟁이 얼쉰
청소비 걷으로 왔는디 덜덜 떨다니요

근디 일은 언제하니껴 ?
추천 0

밤선비 18-07-10 00:18 IP : faf3241e1ef0d80
에이 c
23456790 빼고 숫자
아놔;;;

혹시 사위가 필요하시다면~
따땃해지면 올라갈께유.

맹호진 52대 불용입니다. 장인어른^-^
추천 0

ponza 18-07-10 00:33 IP : 5aad4deb4949392
밤선비님,
고약한 얼쉰을 장인으루 모실라꼬요 ?
ㅋ 맹호진 52가 아니라
52까지 두셑바쳐야될낀데요 ^^
추천 0

이박사™ 18-07-10 00:49 IP : a4402680380514b
다음에 낚시 가실 때 참한 여자사람 하나 보내드릴게요.

하얀 소복에 긴 생머리 소 생간을 쩝쩝대며 파라솔 봉대에 거꾸로 서서 의자에 앉아있는 얼쉰께 귀에 대고 '꼬기 나와여?' 속삭이라고 말해놓겠습니다.
추천 0

하드락 18-07-10 01:00 IP : d186708a461d9df
구운몽이 생각나네요.
추천 0

도톨 18-07-10 01:13 IP : 42ec7424fcfd660

윈...
추천 0

겨울나무2427 18-07-10 01:24 IP : e605dc630bd9ccc
피터님ㅡ혹시 낚수놀이 금단현상아니신지요ㅡ저만그렇게생각하는건가요ㅡㅎㅎ
추천 0

샘이깊은물 18-07-10 02:05 IP : 87e6c45eec864cc
아휴~ 고생하셨습니다^^
추천 0

헐낚 18-07-10 03:16 IP : 0ce2c1fbac3ef1d
연식은 모르나,,, 예전 고 김정호의 이름모를 소녀 가사 중에,,
아무도 찾지 않는 조그만 연못속에
달빛젖은 금빛물결 바람에 이누나
출렁이는 물결속에 마음을 달래려고
말없이 기다리다 쓸쓸히 돌아서서
안개속에 떠나가는 이름모를 소녀..

맞아요.. 이름모를 소녀...
추천 0

마부위침 18-07-10 06:26 IP : 29ee49f1d11535a
고기는 잡으신거 맞으세요?
추천 0

대꼬쟁이 18-07-10 06:47 IP : 508316e0e590177
거것 비닐인데요
겁많은 얼쉰 불쌍해요
추천 0

겨울붕어 18-07-10 07:42 IP : 252508eee1b7b2f
^^...
약은 꼬박꼬박 드시죠...?
추천 0

섹시붕 18-07-10 07:51 IP : d5e71dd24d47ae4
피터 얼쉰~
소설가셨군요.
감동입니다^^
추천 0

명품짱2 18-07-10 07:53 IP : 7878b7d05826ba1
병원서 이쁜 언냐가찾이요

주사맞을시간 되었다고

잘지네시죠 선배님
추천 0

낚시아빠 18-07-10 07:54 IP : 72d93c31d43ece7
유료터 가셔서~~놀라시다뇨~~^^

낚시 몬가셔서 낚시가는사람들

몬가게하려구 그러시는거죠? ㅎㅎ
추천 0

붕어와춤을 18-07-10 08:07 IP : 12226e50f913e3e
공포 ㅋㅋ

쉐엑~~~소리 내면서 여자가 오던가요
추천 0

나루터 18-07-10 08:11 IP : ed6386ec6d81492
ㅋㅋ 깜짝 놀랐시유^^ 잘보고갑니더...

얼쉰채비 짱 -----
추천 0

골드man 18-07-10 08:14 IP : 9b4931a3139f5cc
구신??
내머리속에있다고생각하면
나타나고
없다고생각하면
나타나지않습니다
추천 0

복이굿™ 18-07-10 08:40 IP : 90449a5f4ab05c8
담부턴 청소비 선 결제 하세요 ㅎㅎㅎ
추천 0

잡아보이머하노 18-07-10 09:21 IP : 18694c1a3c296e4
긍께유~~~
청소비 안 내시려고 못 보신 척.
그까지끼 아까워 손까지 달달 떠시구.
거기다가 을매나 험상이시문 청소비 받으러 혼자 못 오고 셋이 같이 왔을까유???



맞을라~ 텨 =3 ==3 =3
추천 0

노지거사 18-07-10 09:51 IP : 75c958bdc31247e
보약 한재 지어 드셔야 겠습니다.
가위눌리는게 심한걸 보니 잘 챙겨 드셔야 합니다.....

연세가 연세인지라~~~~~~~~~~~ㅎ
추천 0

물범™ 18-07-10 11:07 IP : 72683051b030fa4
다리는 있던가요.....^^
추천 0

淡如水 18-07-10 11:26 IP : 463a7b309cbd75f
납량특집 조행기 재밌네요
추천 0

수초와땟짱 18-07-10 12:28 IP : ffdc8fbbcc53bce
" 청소비 3000원 입니다" 에서 빵 터져습니다..
안출하세요.. ㅋ ㅋ
추천 0

내마음 18-07-10 12:37 IP : c1e74c58958e303
음!
으음!
자주보여주세요.
기다립니다.
추천 0

용우야 18-07-10 13:14 IP : c62ad0fb0422255
이원수 소설가 보다
글을 더 잘 쓰시는 얼쉰
추천 0

참이슬21 18-07-10 13:34 IP : d5392a8f283d0e1
어딘가요...ㅎㅎ가보고싶군요... 삼처넌입니다...... 재미지군요..ㅎㅎ감사합니다..
추천 0

B접점 18-07-10 14:44 IP : 7d0a9d98583be0c
어둠침침한 화장실에서 일보면서 읽다가
빵터졌습니다.
옆칸에서 뭐라 궁시렁거리네요.^ ^
추천 0

뽀대안나는붕어2 18-07-10 14:57 IP : 6e997e9f1fdc419
얼쉰.......................약드실 시간인데예....?
추천 0

™피터 18-07-10 16:06 IP : b55f0b690dfe2ea
감사해유님.
제가 글케 이상하게 보입니까?
이상하네~.
울 동네에선 무주는데... ㅡ,.ㅡ''


물나그네님.
나그네처럼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폰자 선배님.
저, 겁 없습니다.
선배들께도 막 덤빕니다.
많이 맞아봤습니다. ㅡ,.ㅡ''


밤선비님.
맹호진 52대라...
맹렬하게 52대 때리고 싶습니다.


이박사님.
여자 사람은 이박사님이 필요한 거 아닙니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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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18-07-10 16:15 IP : b55f0b690dfe2ea
하드락님.
주먹 마주치자는 말은 아자 ! 하자는 뜻이었어요.
뭐 알고 계셨겠지만...


도토리 친구.
그럼 내가 형할래 !


갤나무님.
제가 자주 삐딱합니다.
붕어야 뭐 맘만 먹으면... ㅡ,.ㅡ''


깊은샘님.
웃자고 쓴 글이란 거, 아시죠?
제가 겁나 겁 없다는 것도 아시죠?


헐낚님.
저도 김정호 세댑니다.
그 노래 참 좋아한답니다.
추천 0

™피터 18-07-10 16:21 IP : b55f0b690dfe2ea
마부위침님.
믿으세요.
얼척 기술고문을 믿고 구원 받으세요.


대꼬쟁이님.
대꼬쟁이로 확 똥꼬를 찔... ㅡ;:ㅡ''


갤붕어님.
지금 댐비는 겁니까?
아무리 조카라도, 그래도 선밴데... ㅡ,.ㅡ''


섹시붕님.
소설가는 아니구요.
사실... 야설가입니다. ㅡ,.ㅡ''


명품짱님.
저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책을 좋아합니다. 쿨럭 ! ㅡ,.ㅡ''
추천 0

™피터 18-07-10 16:30 IP : b55f0b690dfe2ea
낚시아빠님.
유료터 아니거등욧 !


붕춤 갑장님.
여자는 늘 공포스럽습니다.
앙마들입니다. ㅡ,.ㅡ''


나루터님.
얼쉰채비의 홍보담당으로 임명합니다.


골드맨님.
너무 완벽하면 친구가 안 생길까봐... ㅡ,.ㅡ''


복이굿님.
저는 돈을 돌 보듯 합니다.
잘 아시면서...
박앗 ! ㅡ;:ㅡ''
추천 0

™피터 18-07-10 16:46 IP : b55f0b690dfe2ea
잡아보이머하노님.
퍽 ! ㅡ;:ㅡ''


노지거사님.
저 연로 안 하거등욧 !
아직도 입대하는 악몽을 꾸거등욧 !


물범님.
꼬리도 있더군요. ㅡ,.ㅡ''


淡如水님.
재미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 ^^''


수초와땟짱님.
명품을 아시는 분이시군요. ㅡ,.ㅡ''
추천 0

™피터 18-07-10 16:51 IP : b55f0b690dfe2ea
내마음님.
늘 곁에 계셔서 고맙습니다.


용우야님.
과찬이십니다.
저는 아류입니다.


참이슬님.
고맙습니다.
자게방 악동들이 이런 선플을 배워야 하는데...


비접점님.
이그~ 뵨태 ! ㅡ,.ㅡ''


뽀대붕어님.
훠이~. ㅡ;:ㅡ''
추천 0

그림자™ 18-07-10 17:29 IP : 629ad4bbf3a2c10
머래~?!?
후비적~후비적~
추천 0

漁水仙 18-07-10 18:22 IP : 4d9eebd3bf6c62a
그리고 젖은 빤쓰를 갈아입었다 !!


이말이 빠진것 같습니다


보고싶은 겁쟁이 피러님.....사랑해요~~~~!!
추천 0

쩐댚 18-07-10 18:56 IP : e4674ccd36e253c
In my dream..by peter.
추천 0

자붕50 18-07-10 22:05 IP : 1d346ea64cfbd6d
아깝네요 ㅠㅠ
진짜로 소복 처자를 보셨어야 ㅎㅎㅎ
추천 0

송애 18-07-11 09:53 IP : 15fb094d338c5fe
나도 겁쟁인가 보다.
읽으면서 머리가 삐쭉거리는 것 보니.
청소비에 빵 터졌습니다.ㅎㅎ
추천 0

키큰붕어 18-07-14 15:54 IP : a7949368219901c
아~~~진짜 재미엄는거 괜히 밧써 괜히 밧써~
추천 0

™피터 18-07-14 18:09 IP : b55f0b690dfe2ea
쳇 ! ㅡ;:ㅡ''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