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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현고학생 우주인 사망)

戀歌 IP : d56c5e7ff7c95a3 날짜 : 2019-04-22 18:17 조회 : 3061 본문+댓글추천 : 0

우주인

                                              연가

어둠이 

고요를 초청하여 잠든밤

 

우주인이 비행접시를 타고와

어항 속에서 잠이 들었다.

 

번들거리는 머리

흐느적 거리는 몰골로

제고향 바다를 그리워 하다

 

떨린는 목소리로

출렁이는 바다속 전설을

유언으로 남기고 귀천하고.

 

출렁이는 물결에 부고를 하고

서러운 사연에 염을하여

그리움으로 짠관에 넣고

조개껍질로 위패를 세우고

 

바람의 이름으로 부고를 하여도

거저

죽어가는 목숨이라고

아무도 조문 오는 이 없다

우주인 : 낚지

 

 

 

 

 

 

 

추천 0

1등! 낚시아빠 19-04-22 18:28 IP : 315a782f2044d41
낙지가요? 삼가낙지에~~^^

한잔하시나봅니다~~맛나게 드셔요
추천 0

2등! ♡제리♡ 19-04-22 18:41 IP : 18cc84e041a6b20
ㅋ글이 정말 맛갈스럽습니다~^^
추천 0

3등! 퍼머한붕어 19-04-22 18:45 IP : 80d708cc9a057d5
글맛이 술맛을 땡기게 하는군요.
.
추천 0

하드락 19-04-22 18:48 IP : a5bf3e3d10c36e4
아쿠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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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歌 19-04-22 18:49 IP : d56c5e7ff7c95a3
訃告(부고)

2019녀00일00時(시)00分(분)(정년98歲(세)로歸天(귀천)하였습니다.

生前(생전)에 베풀어 주신 厚意(후의)에 感謝(감사)드리며
아래와 같이 永訣式(영결식)을 거행하게 되었음을 삼가 알려드리오니
公私多忙(공사다망) 하시더라도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발인일시 : 2019년0월00일오전0시00분
장 소 : 고려대학구로병원 영안실

201`9년0월00일
장례위원장
장남 : 문어
차남 : 낚지
삼남 : 꼴뚜기
추천 0

삿갓붕어 19-04-22 18:50 IP : 472637463dfb497
직접 쓰신 시인가 보네요.
낚시에 관한 시도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추천 0

戀歌 19-04-22 18:55 IP : d56c5e7ff7c95a3
부득이 참석하시기 곤란 하신 분은
아래 계좌로 입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00은행
00000-00-000000
예금주 : 문어

00은행
000-00-0000-00
예금주 : 꼴뚜기
추천 0

戀歌 19-04-22 19:06 IP : d56c5e7ff7c95a3
밤낚시

戀歌/ 金聖浩

언제나처럼. 낚시를 떠날 때는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마주치는 얼굴은 모두 정겨운 얼굴들

가로변 코스모스 어디 가는 행렬인가

붉게 타는 잎들의 춤 산넘고 강건너 도착한 우리의 낙원



서산마루 노을 湖水에 울컥울컥피를 吐하면

산은 孤獨에 잠기고



분주한 마음으로 가느다란 대에

오색 무지개 빛 찌를 달아 湖水에 드리우면

정중한 자세로 천천히 직립을 하는 찌

아 예술이 아름답다한들 이보다 아름다우리.



어둠이 찾아온 호수엔

별들이 물속에 잠기고

어둠속에 깜박이는 황홀한 불빛

찌르 르 풀벌레들의 노래에

까만 밤이 모든 것을 다 묻어버리고



숨죽인 듯 기다림

달빛이 호수에 부서지는 金片江



낚시는 모름지기 눈 맛. 찌 맛. 손맛인 것을.

어이 찌가 말뚝인가

湖水는 忍耐를 강조하는 지루한 時間

靜속에 動인가 動속에 靜인가



아주 정중하게 어둠속에

어둠속으로 곤두박질하는 찌

얼마나 기다린 순간인가

터질 것 같은 가슴 떨리는 손

손끝에 육중함이 전해진다.



대가 활을 그리고

머리를 처박는 물고기

피아노소리를 내는 낚싯줄

터질 것 같은 가슴



마침 시커먼 머리를 드리우고 나타나는 肉身

까만 피부에 달마의 머리에 긴 수염

번들거리는 점찍은 작은 눈

커다란 입.

한눈에 두자이상의 심술쟁이 메기영감

영감 입속 바늘 빼내기엔 너무나 불편한 어둠

영감은 수염을 일렁일렁 원망의 눈초리로

커다란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고



싸늘한 밤 한잔 커피가 그리워지는 시간

물속에 달을 낚고

흘러간 옛날을 낚고

바람인 듯 스쳐간 많은 사연들을 낚는다.



산새소리에 까만 밤은

어디론가 모두 가 버리고

붉은 산이 이슬을 털고 일어나

인자한 얼굴로 인사를 하면

호수에 떠오르는 태양



밤새도록 낚은 것 들 모두

제자리로 돌려주고

우리는 湖水가 거기에 있기에 거기로 가

물이 있기에 대를 드리운다.


1990년 9월 註釋 : 불빛(낚시용 케미컬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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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歌 19-04-22 19:08 IP : d56c5e7ff7c95a3
삿갓붕어님
들려 주시고
결고운 흔적을 남기신 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밤낚시 참고하세요
추천 0

戀歌 19-04-22 19:21 IP : d56c5e7ff7c95a3
조사님들 들려 주시고
격려의 말씀에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소망을 이루시는 날들을 기원합니다.
추천 0

퍼머한붕어 19-04-22 19:26 IP : 80d708cc9a057d5
삿갓붕어님 땜시 좋은시

오랜만에 맘에 담는 구경 잘하구갑니다..

역쉬 연가님 답네요..^^*
추천 0

B접점 19-04-22 20:55 IP : 88cd4b2c3e47cec
좋은 글귀 잘 감상합니다.
덕분에 집앞 치킨집에 쏘주나 한잔하러 갑니다.
추천 0

수초사랑 19-04-22 21:14 IP : 50962b540cd9d77
와우~~~
어쩌면 이런 글이 나올수가 있나요...
낚시관련의 시
정말 멋집니다
추천 0

대물도사™ 19-04-22 22:41 IP : e4e06e1b4a0ae94
굳이 부고라는 무거운명제로 글을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추천 0

戀歌 19-04-23 02:35 IP : d56c5e7ff7c95a3
먼저
들려주시고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신
釣士(조사)님들에게 感謝(감사)드리며

訃告(부고)라는
題目(제목)을 選擇(선택)한 것은
1980년부터 1989년까지 같은 사무실에 근무한
낚시친구와 휴일이면 날마다 낚시를 하였습니다. 1990년 봄 위암으로 사망하였고.
지금도 호수에 물이 있기에 대를 드리우고
대를 드리우면 호수 깊은 곳에서
뽀글뽀글 떠오르는 붉은 사내의 얼굴...‘
그 사내가 그리워 부고로 선택 하였습니다.

모쪼록 조사님들
건강하시고 소망을 이루시는 날들을 기원합니다.

2019년 서울에서 연가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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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도사™ 19-04-23 07:57 IP : 13213b20c6700f1
그런사연이 있었군요
연가님도 늘건강하시고 따뜻한 봄날되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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