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카톡을 보다가 조카 지지배의 프로필을 봤습니다..
'에어팟 갖고 싶다'..
그냥 쌩깠어야 했는데 외삼촌이라는 그거 하나 때문에 카톡을 했습니다..
조카도 제 딸과같은 고2라 함부로 전화 못합니다..
혹시라도 학원이나 독서실 등에서 공부중 일 수 있거든요..
잠시후 전화가 옵니다..
주변이 시끄럽습니다..
저 ㅡ 어디니?
조카 ㅡ 촛불집회 왔어요..
저 ㅡ 서초동?
조카 ㅡ 네
저 ㅡ 엄마랑 간거니?
조카 ㅡ 네.. 언니랑 언니 남친이랑 성당 사람들도 있어요..
저 ㅡ 셤기간 아니니?(제딸은 15~18일까지임)
조카 ㅡ 어제 끝났어요..
저 ㅡ 모니카는 다음주던데..
조카 ㅡ 이번에 휴일 때문에 인천시내 학교들이 다 제각각이예요..
저 ㅡ 글쿠낭.. 그건 그렇고 에어팟 가지고 싶니?
조카 ㅡ (잠시망설임) 좋죠..ㅎ
저 ㅡ 알았어 삼촌이 사줄께..인터넷보니 에어팟3가 곧 나올 것 같
던데..
조카 ㅡ 3는 필요없고 2면되요..무선 필요없고 유선충전으로요..
저 ㅡ 알써..삼촌이 인터넷 찾아볼께..
조카 ㅡ 네..감사합니다
잠시 인터넷을 뒤지는데 가격 차이도 좀 있고 제가 원하는 제품이라면 색상이니 사양이니 맘대로 하는데 조카꺼라 어렵더군요..
다시 톡 했습니다..
전화가 옵니다..
저 ㅡ 삼촌은 못고르겠다.. 돈줄테니 네가사라..
조카 ㅡ 네
저 ㅡ 한 이십만원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조카 ㅡ 네 그정도면 되요..
저 ㅡ 집회는 끝났니?
조카 ㅡ 네 끝나고 지금 송도가는 광역버스 탔어요..
저 ㅡ 조심해서오고 낼 보자..
조카 ㅡ 네..감사합니다 쉬세요..
조금전 조카를 만나서 20만원 주었습니다..
그러더니 잠시후 누나에게 전화가 옵니다..
저 ㅡ 어..
누나 ㅡ 애한테 왜 그런 큰돈을주니..
저 ㅡ 애가 카톡에다가 그리 써놓았는데 그냥 모른척 하기가 좀..
누나 ㅡ 애가 나에게 사달라고 시위하는건데 니가 왜 그 떡밥을 덥썩무니..
저 ㅡ (속으로 이런 우라질 표현하곤) 낚시꾼이라 그렇지..
누나 ㅡ 암튼 고맙다..
저 ㅡ 알써..애한테 뭐라 하지말어..
누나 ㅡ 그래 수고하고..
걍 모른척 넘어갔으면 이십만원 안쓰는건데..
삼촌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글구 어짜피 제딸은 매달 용돈 20만원 주니까 조카에게도 그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저 잘한거 맞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