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기 누고?
거~ 앉거라.
그래, 우짠 일이고?
지나던 길에 들렀습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나야 뭐 별일 있겠나.
염치없이 잘 빌어먹고 있다.
너는... 아, 이제 어른이구나.
그래, 자네는?
자알 살고 있나?
예.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보자...
뾰족했던 모서리는 많이 무디어진 거 같고...
얼굴이 썩 맑지는 않구나.
아직도 버릴 게 남았더나?
그게... 자꾸 성이 납니다.
불쑥불쑥 화가 나서 힘이 듭니다.
자책도 하고 타일러도 보지만,
한 번 화나기 시작하면...
자제도 제어도 힘들어집니다.
와? 그 나이가 되모 유해질 낀데?
부조리한 것들을 너무 증오하지 마라.
품어봐라, 연민으로.
그것들 때문에 명징한 게 더 빛난다, 아이가.
연민으로요?
그래~. 연민으로.
스님.
와?
친구 중에 불륜이라고, 땡중이 있습니다.
불륜?
거... 갱기도 불륜, 글마 말이가?
예. 맞습니다.
거... 기생 오래비는 요새 오데 있노?
경남 함양 복상사에 있습니다.
불륜이 복상사에?
그래, 그런데, 와?
잔잔한 물가에 불륜이 돌을 던졌습니다.
불륜이 제 일상에 균열을 냈습니다.
그를 알고부터, 불쑥불쑥 화가 납니다.
자꾸 성이 납니다.
흑 ! ㅜ.ㅠ"
어허~ !
사나 자슥이 눈물은 !
이상하네...
대나무가 갈대가 되다니 !
불륜 글마가 자네한테 도대체 뭔 짓을 한기고?
화는 다스려야 된데이 !
살살 달래야 되는 기라.
그래, 정공법으로 가자.
머꼬?
자네를 자꾸 성나게 하는 기 도대체 머꼬?
하... 이것 참...
괜찮다~.
나는 불륜이 아닌 기라.
나는 경계가 없는 기라.
뭐든지 다 품을 수 있는 기라.
자, 이제 말해라.
도대체 자네를 화나게 하는 것들이 머고?
여... 자... 요.
머라꼬?
여자요.
그... 그래 좋다.
여자가 와?
자네가 와?
여자만 보면 자꾸 화가 나예.
불쑥불쑥 성이 나예.
자제도 안 되고 제어도 안 돼예.
불륜 그 식히를 알고부터 그래예.
다... 다시 묻자.
어디서 성이 나노?
가슴에서 화가 나나?
아니예.
가슴이 아니라 여기예.
여기가 자꾸 성을 내예.
불타올라예.
아, 불타올라 !
어때예?
불타올라, 진짜 멋진 법명이닷 !
...
스님.
와 아무 말씀이 없어예?
...
스님...
와~ 이 식히 오랜만에 와서,
진짜 화나게 하네?
이 악무러 식히야 ! ㅡ;:ㅡ"
불륜이나 불타올라나 에라이 칵 !
3초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분노하기에도
분출하기에도
혹은
포기하기에도
충분히 긴 시간이다.
ㅡ 불타올라 피러
불륜.
잘 살고 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