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른저녁...저수지에 자리잡고 대를 펴며 밤낚시 조과를 기분좋게 점치고 있을 무렵...
02. 멀리서 들리는 차안의 음악소리... 어김없이 저수지로 점점 다가온다.
03. 도착한 차의 라이트는 저수지를 비추며 한참을 정차하다 시동이꺼진다. 열받게하네 진짜...
04. 문이열리며 누군가에게 저수지상황보고를 10분가량한다. 죽이고싶다...
05. 자리를 잡기위해 분주히 소란을떤다. 헤드라이트 불빛은 나이트클럽 싸이키조명처럼 미친듯이 춤을춘다. 개ㅇ식...
06. 한참을 소란피워 채비한 대는 겨우 2대. 12대는 펴는줄 알았다.
07.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그가 나름 낚시에 집중한다. 아... 이젠 나도 슬슬 붕어월척을 노려볼까나...
08. 갑자기 어디선가 차의 불빛이 요란하더니 1대... 2대 저수지로 모이기 시작한다. 자동차동호회 정모인줄...
09. 차문이 열리며 들리는 비닐봉지속의 낮익은 투명한 알코올액체병 부딪치는소리...아 오늘은 끝났다.
10. 차트렁크문을 지붕삼아 앉더니 주변이 야구장처럼 환해진다. 이윽고 서서히 피어오르는 뿌연연기와 20년의 비염까지 뚫고 들어오는 삼겹살냄새...
11. 그후로 오랜시간 저수지의 꾼들은 멀리서 들리는 그들의 만담을 들으며 뜻하지않게 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한다...
12. 그들의 만담은 자정이 넘어서야 궦~궦~ 오바이트소리를 끝으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저수지의 평화가 찾아온다.
13. 저수지의 꾼들은 낚시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별로없다. 하지만 멀리서 그들이 들려줬던 이야기가 귓전에 맴돌며 엔딩이 궁금해진다.
14. 차 시동거는소리가 들린다. 그들이추운가보다. 이럴거면 집구석에서 술쳐먹고 편하게 자든가... 씨ㅇ놈들..
15. 여명이 밝아온다. 소신에겐 아직 여덣대의 미끼가 남아있사옵니다 전하...
16. 마지막 새벽장을 보려 심기일전하며 밤새 기다렸던 그자리에 찌를 매복해 기다린다.
17. 그들의 차문이 또 어김없이 열린다. 하품소리와함께 새벽장을 보겠다고 그들도 부산스럽다. 그냥 쳐주무세요~~
18. 아무조과없이 날이 밝는다. 허무하다. 그냥 집에서 쉴껄 하는생각과 그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질쯤 20년의 비염을 또한번 뚫는 그들의 계란을 풀은 라면냄새... 그리고 이어지는 끊나지않은 만담2부의 막을 올린다...야이 개ㅇ끼들아~~~~
19. 다크써클이 늘어진 저수지의꾼들은 반야심경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원효대사의 마음으로 밤새지친 낚시대를 아무말없이 접는다.
20. 먼저 그들이 자리를 떠났다. 포탄이 떨어진것처럼 아직 연기가 난다. 철수하며 스윽 보니 역시나 밤새 쳐먹은 술병과 고기석쇠가 나뒹굴고
항상 늘 버린것같은 그들의 영혼도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