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근길,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시간이 거의 반쯤 흘렀을까,
목발을 짚은 장애우가 허겁지겁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양 다리가 휘어 아주 불편한 그를 본 순간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반 사람이라도 잰걸음으로 걸어야만 될듯한데,
그가 지나가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쯤 다다랐을 때 우려한 것처럼 신호가 바뀌었습니다.
(어떡하지... 차에서 내려 도와줄 수도 없고...)
이내 경적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줄의 차들은 그가 지나가길 기다렸지만
뒤에 선 차들은 앞차가 빨리 가지 않는다고 재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적소리에 그 장애우는 거의 필사적으로 목발에 의지한 채
뒤뚱뒤뚱 안쓰럽게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벼운 탄식마저 흘렀습니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앞차에게 경적을 울린 뒷차들을
탓할 순 없지만, 아쉬움은 쉽게 떨쳐내질 못했습니다.
경적소리보다도 더한 고통을 겪었을 장애우에게
'힘내라!' 라고 큰소리로 응원을 보내며
또한 나를 돌이켜 봅니다.
보이지 않는,
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경적소리는 내지 않았는지...
뒤만 보고 앞까지 판단하는 가벼움은 없었는지...
탓할수없죠.
하지만.
상황을 알았다면
모두 같은 마음이였을 겁니다.
순간을 참지못하고
경적을 울린 사람도
후회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