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붕어회와 잉어회를 여태껏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이구동성으로 생각보다 아주 맛있다는 것이다.
전라도 함평지역에 학다리 마을이라고 있나보다. 예전에 그곳에서 직원 모친의 칠순잔치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나온 이름 모를 회가 너무나도 맛있어서 순식간에 동이났단다. 그래서 직원들이 그 회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이 앞 강에서 나는 잉어를 회로 뜬거라는 얘길하더라는 것이다.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진도 연육교 다리가 놓이기전 진도 소포수로로 붕어낚시를 간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러한 편이지만 그당시엔 진도 사람들은 붕어에는 도통 관심조차 보이지 않을 때였다. 아마, 그때가
11월 중순쯤 정도 되었을 때였는데..... 낚시가 제법 잘되어서 따문 따문 씨알 좋은 준척급 붕어들이 찌를 몸통 끝까지
밀어 올려주었다. 논바닥에 텐트를 치고 라면을 끓여 먹고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나이가 있어보이는 분이 다가 오더니
살림망을 들어보며... 와~~ 붕어를 많이 잡았구나? 하면서..... 붕어를 몇마리만 달라는 거였다. 뭐하시려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붕어 회떠 먹으려고 그런단다. 붕어에는 디스토마가 있는데.... 날로 먹어도 괜찮냐? 고 했더니.... 이곳 붕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서로 만나는 기수면에 서식하기 때문에 전혀 디스토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그래서 살림망에서 가져가고 싶은 만큼 가져 가시라고 했더니 큼직한 씨알 좋은 놈으로 한 열마리 정도를 꺼내서 까만 비닐 봉지에 담아 잘 먹겠다는 말을 남기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한 두어시간쯤 흘렀을까? 열심히 밤낚시에 몰두하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 봤더니...
아까 왔던 그 사람이 술냄새를 풍기며 다시 와 있었다. 어인 일로 이 밤중에 다시 오셨냐고 물으니..... 붕어 회가 다 떨어져
붕어를 좀 더 얻으러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은 자기소개를 하면서... 자기는 저쪽에 보이는 집을 짓고 있는
목수인데.... 오늘 일을 마치고 일꾼들과 붕어회로 술한잔 하다 안주가 떨어져서 다시 왔다는 것이다. 날씨도 춥고하니
텐트에서 자지 말고 자기들 거쳐로 같이 가서 술한잔 하며 뜨끈 뜨끈한 구들목에서 등따시게 자라면서... 괜찮다고 사양하는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은채 물속에 담겨진 살림망을 통채로 꺼내들고 빨리 같이 가자고 계속 재촉을 해댄다. "낚시는 내일
밝은 대낮에 해도 붕어는 충분히 많이 잡을 수 있는데 뭐땀시 추운밤에 쓰잘떼기 없이 이 고생을 한다요? ~"하면서 얼른 가잔다일꾼들이 붕어 가져오기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며.... 이런 참..... 상황판단을 해보니 밤낚시는 틀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술 취한 사람하고 더 이상 싱강이를 해봤자다. 할수없이 묵묵히 뒤따라 갔더니 담배연기가 자욱한 방에 5~6 명의 일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이내 곧 능숙한 솜씨로 붕어 배를 따고 붕어회를 친다. 손놀림을 보니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푸짐하게 붕어회를 떠서 막소주와 잘도 먹는다. (소주도 그냥 소주가 아나라 커다란 됫병 소주다.) 나보고도 붕어회를 먹어보라며 자꾸 권해서 사양하는데 정말 애를 먹었다. 그리고 날이 밝는대로 즉시 텐트를 걷어서 둔전지로 향했다.
오래전에 경북 상주에 있는 중덕지에서도 내 옆자리에서 낚시하던 대구 꾼이 전화로 대구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큰 붕어를 많이 잡아 놓았으니.... 빨리 초장하고, 된장 좀 만들어서 술 좀 사가지고 오라고 하며 전화를 끊더니만... 몇시간 후에 대구에서 3~4 명의 비낚시꾼들이 와서 논바닥에다 자리를 깔고 도마에다 커다란 붕어를 올려 회를 뜨고 왁자지껄 술판을 벌이더니 나중엔 낚시하는 나에게 까지 와서 싫다는 나를 억지로 끌고 가서 술도 주고 붕어회도 주길래 붕어회는 못 먹는다고 했더니만..... 이렇게 맛있는 붕어회를 못 먹는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꺼? 라고 하면서... 요즘엔 약이 좋아서 의사 처방을 받아 약 한알만 먹으면 디스토마 걱정을 끝인데..... 참 걱정도 팔자라며 자기들 끼리 내가 너무 소심하다면서 낄낄거리며
웃더이다. 여러분들은 그 맛있다는 붕어회나 잉어회를 한번 드셔 보셨는지요?
붕어회는 어른들 때문에 두어번 먹어봤습니다.
양식 향어회는 자주 먹는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맛은 좋습니다.
근데 자연산은 말씀처럼 디스토마 걱정에 잘먹질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붕어,잉어는 찜으로 즐기십니다.
근데 그분들 모르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