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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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할때가 있다
길어봐야 일주일 기껏 이삼일 정도에 단순한 상.하차나
창고에 재고파악과 정리쯤에 책임질일이 아닌
가벼운 업무이다
인력 정보지나 소개소에서 대부분 나이가 많은
한국남자 이거나 조선족 가끔 동남아에서 돈벌러
온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는 체류자들이다
이번주에는 서른두살에 젊은 남자가 왔다
큰 덩치와 큰 눈을 가진 친구였다
외모는 소도 맨손으로 잡을만한 모습인데
작은 목소리와 잔잔히 이어가는 말투
그 모습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 친구는 대구에서는 명망있는 대학에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했다
철학과? 철학과....아! 철학과
그 사람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그 곳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가 궁금해졌다
"철학과?" 라고 다시 되물었더니
"ㅎㅎㅎ 사주 봐드려요?" 라는 농담으로 웃으며
받아친다
"거기서 뭐 배워?" 하니 살짝 이를 보이며 웃는다
"아무것도 안배워요" 라는 대답...
더 할 이야기가 없어 조금 어색해졌다
제일 궁금했던건 취업혹은 밥벌이 할수있는
것인가 였는데....
을과 갑 사이라고 볼수 있지만
준 "갑"인 내가 실례되는 질문인것을 인지하고는
직접적으로는 물어 볼수 없었다
몇시간후 살짜기 궁금해져서
돌려서 물었다
철학전공자 중에 유명인이 있냐고 물어 봤다
김영삼전대통령과 텔렌트 이순재씨가 s대학
철학과 출신이라고 했다
두분다 전공과랑은 그다치 매치가^^~
"너에 동문들은 지금 뭐...."
라고 하니
자주 들어본 질문이라는 듯이
"그냥 저랑 별 다를거 없이 살아요 쉽게 철학적으로."
그 대학 갈 성적이면 다른과도 좋지 않냐라고
물으니
처음엔 이름있는 대학이 목표라 하향 과 지원을하고
전과를 생각하는 입학이 목적이였다고 했다
근데 들어가서 초기 강의의 명제가
"나는 누구인가? 나에 철학은 무언인가?" 였다고 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나?"
"밥먹고, 똥싸고, 자고, 공부하고, 울고, 웃던
그게 다였어요 내가 왜 그런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그걸 묻더라구요"
(흐미! 이놈 좀 이상하다ㅜ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를 본다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어간다
"어제와 오늘까지는 아무것도 아니였어요
그렇다고 내일 뭐가 될지도 모르고
혹은 없어질지 모르니까
평생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이것만 6년을 생각하다가 졸업했다고 한다
내가 차마 묻지 못한말이 있다 속으로만 궁금했다
(너 ... 일당 알바는 왜 온거야?)
이 친구
득도한 철학생도인가?
그저 지나가는 한 알바생에 허언인가?
그저 궁금한것 몇가지를
동생같은 그에 대한 작은 걱정에 이어갔던
질문들인데....
아무래도 내가 끼어들수 있는 인생은 아닌것
같다
오늘도 멍한 나는 낚인것 같다
그 철학 노가리에 고맙게도 오전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나는 점심을 간짜장으로 이미 메뉴를 정해놓고
굳이 개똥철학에 본질을 첨하자면
보통과 곱배기에서 고민하는 수준이 딱인가 보다
오늘 이 친구 알바 마지막이다
다음에 이친구 오면 기술학원 추천해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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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밥이나 무야겠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