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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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얼음낚시 초보의 도전기

cowboyr****5967 IP : ece6e5a643e3537 날짜 : 2023-01-02 06:03 조회 : 34663 본문+댓글추천 : 7



한 20년 전 같습니다.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충남 서천의 축동지는

저의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죠.

 

설동지라고도 불릴 정도로 한겨울에도 잘 얼지않고

마릿수의 손맛을 안겨주던 곳이었는데요.

어느날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몰려오면서

저수지 전체가 꽁꽁 얼은 것입니다.

그리고는 많은 낚시인들이 몰려들어 얼음낚시를 즐겼는데

그때만해도 축동지가 유료터였던지라

요금을 내면 영수증을 줬었는데

제 영수증 번호가 200번을 넘을 정도로

얼음낚시를 즐기던 사람들이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얼음낚시를 두번 해보았었는데요.

두번째 얼낚을 갔던 축동지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워낚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지라

잘됐다 생각하고 잘할줄도 모르는 얼낚을 즐겼는데요,

그날 날씨가 아주 좋았었습니다.

작지만 손바닥만한 붕어도 몇수 만났었구요.

그리고 오후께 철수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을 딛는

얼음판에서 ' 쩌억 쩍억 ' 하는 소리가 나면서

금이 쭈주죽 가는게 보이는겁니다.

순간 얼마나 무섭고 땀이 나던지요.

정말 까치발하고 조심히 나왔는데

뭍으로 거의 다 나왔을때 밟은 얼음판이 그대로

스르륵 꺼지면서 하반신까지 물에 빠지면서

뒤로 꼬꾸라 진적이 있었죠.

 

그 이후로 얼음을 안탔는데,

아니 무서워서 못탔죠 ㅡㅡ:;

그랬는데 어느날 이름모를 조그마한 저수지를 답사하다

상류께 수초와 갈대 부들의 구성이 너무 좋은

포인트가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 없죠ㅎ

' 올 봄에 꼭 와봐야지! '

생각을 하고 용기내어 얼음판을 살금살금 기어가서

눈에 보이는 얼음위로 나와있는 장애물이 될만한 것들을

발로 툭툭치며 나만에 봄 포인트를 생각했는데...

그날도 따뜻한 오후였을거예요 아마.

작업을 거의 다 끝내고 저기 몇발자국 앞에

갈대만 치면 좋겠다하고

얼음위로 살짝 올라와있는 수초위를 올라타자마자

오른발이 사타구니쪽까지 빠지는겁니다.

그리고 발을 뺄려고 얼음을 짚고 올라타려는 순간,

' 휴~~지금도 생각만하면... '

 

 

 

서두가 길었습니다.

저는 그일들 이후로 트라우마 같은게 생겨

절대 얼음을 타지 못했죠.

 

한 삼년전부터 겨울만 되면 형님께서

' 롸비나! 형이랑 얼낚가자. '

(아니예요 형님. 저는 얼음 못타요~)

' 괜찮아 형이랑 같이 가면되~^^ '

(저는 아니예요 형님...)

그렇게 계속 NO를 외칠만큼

진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얼낚이었죠.

 

근데 요근래 최강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왠만한 저수지 수로는 다얼어서

물낚시를 갈데가 정말 없는 겁니다.

그리고 평상시대로 출조전날

형님께 전화가 옵니다.

' 롸비나 형이랑 얼낚가자! '

(음~~ 형님 저녁때까지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께요..)

 

' 어디 갈데도 없고 형님따라 강남이나 가볼까? '

근데,

얼낚채비도 해야하고 소품들도 없는데

.

.

.

장고끝에 형님을 따라 나섭니다.

 

다음날 알고보니 물낚시 할데도 없을거고

이쯤되면 롸비니도 따라나서겠지 하고

형님께서 전화를 주셨던 겁니다^^

 

 

 

형님께 주소를 받고 찾아간 충남의 대형저수지.

' 우와~~사람이 사람이요~'

물가 근처에 주차장이 있어서 접근성은 좋았는데

얼음위를 올라타기가 망설여 집니다.

한 5분정도 망설이다가 발을 내딘 얼음판.

점심을 넘어 오후에 들어선 얼음판이래선지

연안 얼음을 밟으니 물이 새어 나옵니다.

이왕 올라선거 조심 또 조심히 걸었죠.

본판으로 올라섰을땐 얼음이 아주 단단히 얼었다는걸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걸음도 빨라지고

두려웠던 맘도 사그라질때

저멀리서 완전무장한 형님께서 마중나오십니다.

' 어휴~이걸 다 들고왔어! '

' 의자에 짐 올리고 끌고가면 되는거야 '

역시 뭘알아야 흉내라도 내쥬~

'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이네 ㅡㅡ:; '

 

 

바람도 없고 저수지에 내리쬐는 따뜻한 햇볕이

겉옷을 벗게끔 하고

아빠를 따라온 어린아이는 썰매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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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오셨다는 노조사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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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에 딱 붙여서 구멍을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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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붕어를 만나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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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은 갈대벽보단 조금 더 떨어진 맹탕에서

촬영을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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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수나 하고 계셨죠.

역시 얼낚을 좋아하시는 분이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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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싸이즈는 7치에서 8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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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어디다 어떻게 구멍을 내야냐 '

뭐 얼낚은 거의 경험이 없다고 봐야죠.

누구에게 부탁하기도 그렇고...

그냥 기존 물낚시 원줄 4호 채비에 얼레만 감고

채비를 만들고 있는데,

형님이 다가오시더니 아이스오거로

구멍을 쑹쑹 금방 뚫어주십니다.


' 얼음두께도 넉넉하니까 겁내지말고 해봐~'

 

갈대숲으로는 물이 흔건한게 형님의 응원에도

다가가기가 두려웠지만

구멍에 손을 넣어 얼음을 잡아보니 18cm정도로

얼음이 두꺼웠습니다.

그제서야 구멍앞으로가서 수심을 맞추는

얼낚초보 롸비니 .

 

' 으이그 롸비나! '

구멍 보다가 미끄러져서 훌러덩 뒤로 자빠진거 있죠!

다행히 손으로 짚고 떨어져서 찌끔만 아파쪄여ㅠㅜ:;

역시 형님 말씀대로 얼음두께는 안전하더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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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서야 몇대의 찌를 담구지만

입질은 예상외로 빨리 들어오고

심지어는 구멍에 맺힌 살얼음을 치우고 있는데도

옆 구멍에 찌가 올라오는 바람에

찌를 들어올려서 붕어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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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에 계시던 형님도 갈대벽쪽으로 자리를 옮기시고

오후에 따뜻한 햇살덕인지

심심치 않게 붕어를 낚아 올리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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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가 넘어가면서

이제 슬슬 철수를 해야될려나봅니다.

구름과 함께 찾아온 쌀랑한 바람이

철수를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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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손만을 보여준 녀석들을 보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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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형님은 20수 가량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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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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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할때는 저희밖에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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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썰매를 만들어서 움직이니

왠만한 짐은 쉽게 이동이 가능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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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미터를 걸어 다시 도착한 주차장 초입.

분명 낮에는 없었던 물이 오후에 따뜻한 햇살때문인지

물이 많이 올라왔고 얼음이 약합니다.

이런 길을 20미터정도 걸어가야는데,

수초쪽을 밟으니 얼음이 꺼집니다.

그리고 밟는 얼음들마다 무너져 내립니다.

옛날 물에빠졌던 생각이 나면서 얼마나 무섭던지요.

이 트라우마라는게 이래서 무섭나 봅니다.

다행히 꺼진 얼음 밑은 단단한 흙이었고

깊이는 복숭아뼈 높이만큼밖에 안됐지만

' 자라보고 놀란가슴 솓뚜껑보고 놀란다' 고 ㅎㅎㅎ

 

 

일행들과 짐을 정리하는데 선배님께서

'천북에가서 굴찜먹자!'

(선배님 전북이요?)

'아니 천북!'

(선배님 전북이 어디예요?)

선배님이 웃으시면서~

' 롸비나 천북굴단지라고 바로 옆에 있어.'

(아~천북이요. 저 첨 들어본 곳이예요.

근데 왜 전북으로 들리지ㅎㅎ)

 

저녁에 철수할땐 추워서 얼굴도 벌개지고

입도 잘 안열리는게 귀도 얼었나봐요ㅋㅋㅋ

 

 

 

선배님께서 챙겨주신 맛난 굴찜.

태어나서 굴찜 딱 두번 먹어본 촌놈의 손과 입은

쉬지를 않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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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께서 미리 잡아놓으신 모텔에서

뜨건물에 깨끗이 씻고

따뜻한 쌍화탕 한병 쭉 드링킹하고

모두다 코콜이 모드로~♡

누가 코를 더 크게 고나 경쟁이 붙었네요^^:;

 

 

 

다음날 아침.

일기예보가 걱정되었지만

예보완 다르게 햇님도 오를거 같고 바람도 없습니다.

 

찾아간 저수지는 인근에 있는 작은 토종터.

어제 얼음 한번 타봤다고

1빠로 얼탑니다.

배운데로 의자를 펴고 짐을 실어 원하는 포인트로 이동.

이제는 재밌게 미끄럼도 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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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이 얼음을 다 뚫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도 아이스오거로 얼음뚫기에 도전해봅니다.

' 오~ 이거 완전 신기방기.'

그냥 속이 뻥뻥 뚫립니다.

 

 

 

토종터라 그런지 해가 오르면서 아주 작은 붕어들과

동자개가 먼저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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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도 작은 붕어와 동자개로 손풀이를 하는데,

요뇨속들이

' 그거밖에 못하냐? '

라는 식으로 빤히 쳐다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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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로 이동하는 철새들따라

나도 남녘으로 내려가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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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고패질과 살얼음을 제거하며

궁둥이 붙힐 시간이 없는 오전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정면 연줄기 사이에 넣어 놓은 찌에서

반응이 옵니다.

 

' 이야~ 저 똥그란 구멍 안에서 4짜급 입질을 보이네 '

부드럽게 두마디 오른던 찌가 멈춰섰다가

다시 옆으로 이동하면서 2단 입질을 보이는걸 챔질.

오~ 힘꽤나 쓰는 녀석이 얼음판위를

철퍼덕 철퍼덕 춤을 추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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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비니의 생애 첫 얼음낚시 월척입니다^^

 

' 아싸 내가 1드응! '

선배님들께서 얼낚초보인 롸비니에게

축하를 해주시네요♡

 

점심으로 접어들면서

형님은 허리급붕어와 마릿수를 하셨고

선배님들도 월척붕어를 만나셨다는 후문입니다.

 

저는 급작스레 일이 생겨서 오전만 즐기고

철수를 했거든요.

 

 

 

 

처음으로 제대로 즐겨본 얼음낚시.

아마 형님의 도움과 응원이 아니었음

평생 얼음물에 빠졌던 트라우마로

얼낚은 꿈도 못꿨을 것입니다.

 

' 하~ 근데 이게요~~'

그 찌끄만 구멍안에서 찌가 움직이는게

얼마나 신기하고 집중이 되던지요ㅎㅎ

그리고 노지에서 스윙으로만 지렁이를 쓰다가

얼낚하면서 고패질로 지렁이가 깜싸는

이물질들을 털어내고 입질이 오는걸

관찰을 해보니 붕어낚시에 대해 또다른 생각을

하게끔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역시 얼낚은 부지런 해야되^^ '

누가 보면 얼낚 고수인줄 알겠네요ㅋㅋㅋ

 

 

' 저 담주에도 또 얼음낚시 갈려구요!^^ '

' 누구 아이스오거 빌려주실 부~운! ' ㅋㅋㅋ

근데 아직은 혼자서는 얼음은 못탈거 같습니다.

혼자 있으면 돌발사고에 몇배로 더 위험하기도 하구요...

 

다음주에도 기회가 된다면

조심히 안전하게 그리고 즐겁게

얼음낚시 즐겨보겠습니다.

' 아! 그래서 팽창식구명조끼 챙겨놨어요^^♡ '

 

앗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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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7

1등! 태세 23-01-02 06:55 IP : 2b36012acd7fff4
어복충만 및 안출하세요~
잘봤습니다~
추천 0

2등! 한해살이 23-01-02 07:00 IP : 1dcd7714d5f2eae
얼낚 안하는 저도 설레게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
추천 0

3등! 노랑붕어™ 23-01-02 08:39 IP : 7465b23b3312f6e
조과도 훌륭하고
먹거리도 좋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추천 0

낚수생각 23-01-02 11:28 IP : 3897ee2a272ed4c
재미있는 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
추천 0

2020독조 23-01-02 15:23 IP : 9490c0887ba0422
빠지긴 제가 빠졋는데 동행출조한 형이 더 놀래서
안 다닌답니다 ㅋㅋㅋ
그해 봄에 백곡지 빠진자리 가봤는데 엄청 깊었던데
기어 나왔네요 낚시는 못하고 바로 철수 ㅠㅠ
추천 0

오두막집 23-01-03 07:41 IP : f79c4ffb4718a82
추운데고생한 보람 있네요
조과도 좋고
월척도 했고
그만하면 땡 입니다
안출하세요 그게 젤 중요
잘 봤어요
추천 0

황가네2 23-01-03 13:24 IP : cafc958ede436a8
좋은 그림 잘 보고갑니다.
추천 0

여울사랑 23-01-03 15:23 IP : 78a46b2dde96720
좋은 그림 잘 보고 갑니다
추천 0

하루를즐겁게 23-01-05 08:52 IP : a6adcad4534908a
앞으로는 안빠질 겁니다
수고했습니다
추천 0

♡한울♡ 23-01-15 11:54 IP : 227c8b22e7d5565
즐거운 시간 보내셨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