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6시가 넘어 공장을 나선다.
머리속은 복잡하고 마음은 심란한데...어디 물가에라도 가서 앉아있어야만 하는 풀릴 것 같은 마음 뿐이다.
5짜님들 모임 있는곳에 가고픈 마음도 있지만 낼이 휴무일 이어지는 샌드위치 연휴에 구미에서 영천까지 고속도로의 원할한 소통도 믿지 못하겠고 마눌님 여행 간답시고 차 좀 달라하고...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에 차는 산동을 거쳐 장천 쪽으로 향한다.
가면서 새비사고 콩사고 겉보리사고...무작정 도착한 곳이 장천 배나무골못!
오는도중 보았지만 아직 뻘물투성인데 이못은 물색을 완전하게 회복했다.
조사님들이 많이 계신다.
벌써 어둑해진다.
아직 감기 때문에 연신 훌쩍거리며 상류 멋진 곳에 대편성을 시작한다.
19부터 33까지 총 10대 를 그물치듯이 깔아놓고 부랴부랴 라면을 끓여 허기를 달래본다. 콧물을 먹는건지 라면 국물을 마시는건지...그래도 라면은 맛있다.
이제 완전하게 어두어졌다.
케미를 꺽어 열개의 찌를 케미 불빛 보일락말락 하게 맞추어놓고 새.콩으로 다시 무장하여 놓고 허리를 펴본다.
얼마나 서둘렀는지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다.
몸이 허 해졌나???
이거 나이 사십하고도 중반쪽으로 달려가니 하루가 다른가보다(선배님들 죄송함다...헤헤헤 ^^*)
주위를 둘러본다.
오메! 멋진거...둑쪽을 빼고 상류.좌안 우안 모두 케미불빛으로 멋진 쇼를 연출하고 있다.
바쁘게 버벅대고 허걱대는 사이 엄청 많은 조사님들이 들어오셨다.
추위가 느껴진다.
타이즈를 신고 잠바를 입고 파라솔 피고 뒤에 낚시가방, 소품가방 ,등등 챙겨놓았다.
이제 대물만 만나면 된다.
거칠 것 없이 끌어낼 수 있도록 다 마친 상태...학꽁치구이  안주삼아 참을 반병 마셨다. 나머지 반은 새벽녁 추울때 마셔야지.....
밤 10시가 되어가는데 곤란한 일이 다시 벌어진다.
입질이 없다. 이러면 정말 곤란한데....
올해 대 펴 볼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이러면 정말 난처하고 곤란한데...쩝!
담배 하나 피어볼까...하며 눈을 까려서 왼쪽을 보는데
...오호! 소식이 왔다.
부들밭 앞에 바짝 붙여 놓은 새우달아놓은  21대 깜박하며 반마디 올리고 환하게 불빛을 보여준다.
긴장 또 긴장 손은 벌써 대를 잡고 있다.촉촉하고 시원한 느낌이 와 이리 좋노!
아! 그런데 그냥 빨고 들어가서 왼쪽으로 슬슬슬...휙! 7치 참한 붕어다.
째는 힘이 좋았지만...5호채비 앞에 빌빌빌...
7치 생포 후 전혀 입질이 없다.
희미한 케미가 물속으로 좀 더 들어갔다가 원위치 되는 그런 현상만 몇번 벌어지고...
긴장만 하고 앉아 있었다.
춥다!
다시 회사용 방한복 입고 마스크까지 착용했다.
무릎위엔 두툼한 수건 한장 덮으니 이젠 따스하다...졸음이 찾아온다.
의자 뒤로 약간 제끼고 머리를....그래 잠을 잤다...쿨쿨쿨...zzz 아! 추워라!
추위에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벌써 새벽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라면을 끓여 따스한 국물과 함께 참을 겯들여 속을 덥혀주고...달래주고!
미끼 확인...싱싱하고 굵은 넘으로 골라 전부 새우로 교체하고 쪼우기 시작한다.
5시쯤 다시 똑같은 21대에 입질이 왔다.
깔짝 후 찌를 올려준다.
챔질...가뿐하게 다가오는 5치붕애!
그리곤 날이 밝을때까지 찌는 그대로 미끼도 그대로 였다.
지난주 대물이 다시 나왔다는 말에 많은 조사님들이 오셨나보다.
7시가 넘어간다.
마눌님 차 인계할 시간이 약속되어서 짐을 꾸린다.
짐꾸리고 청소 쓰레기봉투 10리터짜리 오늘은 내것말고도 다른사람 쓰레기도 조금 가져왔다.
이상 허접대물꾼 "낚시꾼과선녀" 배나무골못 조행기 였습니다.
읽어주신 회원님 그리고 조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자:2003.10.02 19:00~10.03 07:00
*장소:장천 배나무골못
*대편성:19~33  총 10 대
*채비:원5 목캐합5 바늘 후지꾸 이세9~11호
*미끼:새우, 콩
*날씨:초저녁 바람 심야 구름 새벽 맑은날씨(별초롱...)
*조과:7치 1수,5치 1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