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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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4일간의 대물낚시 여행 6편 (의성 만천지)

탈퇴한회원 IP : cd01d7a9c8a65ce 날짜 : 2003-08-18 22:46 조회 : 5444 본문+댓글추천 : 0

한바탕 비가 쏟아지려는 지 날이 꾸물꾸물하다.
비가 와도 좋다.
제발 조금만 내려다오.
달도 별도 없는 캄캄한 밤, 부슬부슬 가랑비가 흩날릴때 아무 기척 없이 거룩하게 올라오는 찌불을 상상하니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아!
오늘밤 파아란 찌불이 껌뻑하며 올라온다면 ........
으~~~~~~
숨이 막혀 죽을 지도 모른다.....
엉뚱한 대를 움켜잡지는 말아야 할텐데....
행여나 물에 빠지지는 않겠지.....

꿈꾸듯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노조사님께서
저녁 먹자며 부르신다.
아이구, 이런 고마울 데가.....
아까도 커피 잘 얻어마셨는데 저녁까정.....

쭈뼛쭈뼛 자리로 가보니 노조사님께서 뜨거운 물에 데운 햇반과 알맞게 익은 김치를 내어놓으시곤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뚝딱 밥 한 그릇을 해치우고 나니 커피까지 한 잔, 오늘 무슨 날인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내일 아침식사는 꼭 내가 대접해 드려야지.
밥을 다 먹어갈 즈음 툭툭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요즘 일기예보의 정확도에 새삼 놀라며 자리를 정리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커피며 밥이며 계속 얻어먹기만한게 영 마음이 편치 않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로회복제라도 하나 사드릴까?
그려, 나도 하나 마시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매점에 가서 피로회복제 4개랑 음료수, 물을 사서
노조사님께 갖다 드렸다.
뭘 이런 걸 사왔냐고 손사래를 치시는데 이렇게라도 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하다.

한바탕 쌔리부울 것 같던 비는 이내 그치고 다시 가랑비가 오락가락한다.
덕분에 많이 시원해졌다.
오늘밤 이런 날씨만 계속 이어진다면 뭔가 큰일낼 것 같은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완전한어둠이 찾아오고 수면 위로는 보석 같은 찌불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오!
어둠을 밝히는 여섯 개의 영롱한 빛이여!
내 이 심장을 고동치게 만드는 신비로운 빛이여!
저 거룩한 찌불이 사그러드는 내일 아침까지는, 나는 나는 좋아 죽는다.

쿠쿵!
한바탕 굉음이 일면서 일순간 캄캄하던 수면이 대낮 같이 환해진다.
뭣이여 이기?
번쩍~~~
우르릉 쾅!
어디선가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거센 빗줄기가 들이치더니 때맞춰 왼쪽 마을쪽에서부터
무시무시한 바람소리와 함께 강풍이 휘몰아친다.
아이고 이제 나 죽었다.
허겁지겁 파라솔을 머리 위까지 내리고 쥐죽은 듯 쪼그리고 앉아 행여나 이 와중에도
찌가 움직일까 살피고 있는 난 이 무신 청승인가!
그러고보니 지난 늦여름 형님과 함께한 회룡지의 그날밤이 생각난다.

하필이면 어느 무덤 앞에 자릴 잡게 되었는데 그날도 한밤중에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닥쳤다.
금방 그치려니 했던 비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한기가 스며들어 우리 둘은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있다간 얼어죽을 것 같은 생각에 결국 형님이 전화를 걸어 관리인에게
철수를 부탁하였지만 관리인도 이 폭풍우엔 엄두가 안 나는 지 내일 아침에나 오겠다고
버틴다.
할 수 없이 우린 그러마 하고 내일까지 버틸 요량으로 파라솔을 푹 눌러쓰고 비가
그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못오겠다던 관리인이 아무 인기척도 없이 검은비옷을 뒤집어쓰고 등 뒤 무덤
앞에 갑자기 나타나서 '갈거요' 하는 소리에 우리 둘은 놀라서 기절할 뻔 하였다.
으휴~~~~~
그때 생각만 하면 등골이 오싹하다.

한바탕 세찬 비가 내리치니 파라솔은 있으나마나다.
파라솔 안으로 비가 줄줄 흐른다.
으으으.....
1톤 가량의 비지땀을 흘리면서 장장 세 시간에 걸쳐 완성하고 달이 기울기만을
기다렸건만 이 모든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쪼그리고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은 지 한 시간 가량이나 됐을까
그렇게도 세차게 쏟아붓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갑자기 왼쪽이 훤해진 것 같아 돌아보니 키 큰 부들이 바람에 다 쓰러져버려
그 사이로 마을을 비추는 가로등이 환하게 내 자리를 비추고 있다.
애써 작업한 구멍도 밀려온 개구리밥으로 가득 메워지고 주변의 부들은 처참하게
쓰러져 있다.
아비규환~~~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다.

아아아아아아~~~~~~~
내 돌아삐리겠다.
진짜로 돌아삐리겠다.
내 무신 죄를 지었길래 이리 날씨가 협조를 안 하는걸까!
으헝헝헝........

to be continued.....
추천 10

1등! 소월지 03-08-19 07:04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안녕하십니까.
요즘도 신봉지 자주 가십니까.
작년 모사이트(ㅇㅇㅇㅇ)에서 신봉지 조행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전히 뚝새님의 조행기는 시리즈로 가는군요.
언제나 소탈한 모습 보기 좋습니다.
추천 0

2등! 솔로 03-08-19 07:18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반갑 습니다
저와 비슷하군요 뭔가 죄를 마니 지은것 같습니다
자주 가지도 못하는 낚시 날만 잡어면 비가 오네요
오늘 (19) 도 어김없이 비가오네요 내일까정 온다지요
그래도 갑니다
이번조행에서 꼭 월 하시길...
추천 0

3등! 뚝새 03-08-19 08:38 IP : 60ddd5f9dd00543
소월지님!
안녕하세요?
아이구, 신봉지 얘기를 하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랜 조우를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기억해 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조행기 팬이시기까정.....^_*
형님 따라 대구경북권 대물낚시를 접하기 전엔 주구장창 신봉지만 팠었죠.
그때도 툭하면 자빠지고 차 빠지고 그랬었는데....^^
올해 신봉지는 한 번도 못갔네요.
대물낚시에 어지간히 지치면 그때 함 가볼까 합니다.
소월지님 덕분에 옛날 생각 함 해봅니다.
건강하시고요 자주 뵜으면 좋겠습니다.

솔로님!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참 희한하죠?
그래도 올해는 작년에 비해 좀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작년에도 비 엄청시리
왔었죠.
제가 맨날 꽝치는 이유.....
바로 이놈의 날씨 때문입죠.^^ 절대로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요.ㅎㅎ
아무도 안 믿겠지만.....
솔로님도 건강하시고 어복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머슴 03-08-19 09:29 IP : 60ddd5f9dd00543
하늘도 안도와 주네요......
얼마나 애써서 가꾼 자리인데..............
가슴아프게스리.........
하늘~~!!!
나쁜눔~~!!!!
추천 0

안동어뱅이 03-08-19 09:35 IP : 60ddd5f9dd00543
아! 언제쯤 뚝새님 낚시대에 월척이 올라올까?
뚜삐는 너무 지겹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뚝새님이 잠든 사이에 월척 턱길이 한마리만 몰래 달아주세요.
월척은 어뱅이 냉장고에 있습니다.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추천 0

낚시꾼과선녀 03-08-19 10:05 IP : 60ddd5f9dd00543
어뱅이님!
지가 수영을 쪼깨합니다.
정식 수영이 아니고 논두렁 수영(?) 이라 하나....
하튼 뚝새님 잠들면 제가 워리 달아 놓겠습니다.
냉장고 문 열어놓으이소!!!
추천 0

탈퇴한회원 03-08-19 10:23 IP : 60ddd5f9dd00543

이거 웃어야 할지 위로의 말이라도 해야 할지..
아직까지 워리 얘기가 없으니 일단은 안심인데...ㅎㅎ
다음 편을 기다려보지요..^^
추천 0

부들45 03-08-19 11:13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의 글은 항시 제미 있군요
수고가 많구려
추천 0

다워리 03-08-19 11:16 IP : 60ddd5f9dd00543
ㅋ~~~ 머피의 법칙!!!
뚝새님은 지금 거기에 빠졌어요...
이럴땐 굿을 해야 합니다...
안동어뱅이님을 초빙 하세요..ㅋ~
저도 가서 한닢 꽂을게요..
지발 고기좀 보여 주세요....대물꾼 뚝새님!! ㅋ~~
추천 0

용하 03-08-19 11:21 IP : 60ddd5f9dd00543
to be continued.....

난 안지겹습니다
빨리 워리나 한마리 건지야 될낀데~~
추천 0

환경 03-08-19 12:43 IP : 60ddd5f9dd00543

나올듯 말듯한 워리가 아직은 때가 아닌가...
다음편을 기대하며 마냥 기다려 볼랍니다. 마지막 하일라트가 사뭇 궁굼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쭉~~~~우~~ㄱ 즐낚 하십시오.

추천 0

대박 03-08-19 12:48 IP : 60ddd5f9dd00543
계속 이어지는 걸 보니 어쩌면 정말 워리 한수 하신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ㅎㅎㅎ
그런가요?
무월조사계를 떠나셨나???
추천 0

뚝새 03-08-19 15:09 IP : 60ddd5f9dd00543
머슴님!
열에 아홉은 들어맞는데도 뭔가 하나는 꼭 안 맞더군요.
열 가지가 다 들어맞는 날,
사고 함 치겠음돠.
^^

안동어뱅이님!
붕어 안 나오는 조행기 지겹다 카면서도 끝까지 리플 달아주시는군요.
고맙심돠~~
냉동실에 있는 월척이라도 함 걸어봤으면 좋겠는데 자칫 붕어 대신 사람 낚을까 두렵습니다.
낚시꾼과선녀님 말이죠.^^
계속해서 붕어 안 나오면 어뱅이님 붕어 좀 바늘에 달아주시죠.^^

낚시꾼과선녀님!
혹시 제가 꾸벅꾸벅 졸 때 어뱅이님 붕어 잘 달아놓으십시오.
달이 기우는 새벽녘이 좋겠습니다.
참, 개헤엄은 들어봤어도 논두렁헤엄은 금시초문입니다.
논두렁헤엄은 땅짚고 헤엄치는 걸 말하는 것인감요?^^

딴따라님!
혹시나 제가 꽝계탈출할까봐 쪼매 걱정이 되시죠?
이제 남은 분이 별로 없으니 오죽하실라꼬요.
딴따라님, 초보꾼님, 망태기님, 육자베기님, 빅뚝행님..........
요 다섯 분은 절대로 꽝계를 못떠나지 싶습니다.
ㅋㅋㅋ
지는 이제 곧 떠나지 싶습니다.
자꾸 뗏장밭이 말을 걸어오거든요.^^

부들45님!
넘들은 지겹다고 하는데도 부들45님은 재밌다고 읽어주시는군요.
고마워서라도 계속 꽝조행기 올려야겠습니다.^^
건강하세요.
다워리님!
요즘 한동안 바쁘셨던 모양입니다. 자주 안 보이시던데요.
조행기가 없는 걸 보니 꽝계 탈출 이후론 여전히 꽝인 모양입니다.ㅎㅎ
저도 다워리님께 보란 듯이 고기 얼굴 보여드리고 싶은디 이게 이게 참
마음대로 안 됩니다요. 으이구~~
그나저나, 빈손님도 잘 계시죠?
여전하시겠죠?
참참....빈손님도 월척 사이트 함 들어오시라고 하시죠.
혹시 알아요? 대감님 맨치로 빈손님도 월척 한 마리 하실 수 있을란지......^^

용하님!
to be continued....
요거 진짜로 안 지겹습니까요?
이젠 저도 질리는데요....^^
아무튼 쪼매만 더 기둘려주십시오.
데스크에 가서 함 구불까 생각중입니다.^^

환경님!
지난번에 낚싯대 줄감개 그림 잘 봤습니다.
쪼매 응용을 했더니 돈 안들이고도 기성품 저리가라 할 정도의 작품을 맹글었습니다.
클립과 굵은 낚싯줄, 전기테이프 및 본드를 이용해서 만들었더니 좋던데요...^^
나중에 함 보여드리죠.

대박님!
대박님을 두고 꽝계를 떠날 수 있나요?
고저 쪼매만 더 같이 있죠 뭐.^^
아니지, 대박님은 벌써 월척조사에 등극하셨던가? 그럼 급이 다른디.....
막판에 붕어가 나오면 좋으련만.....
언제 함 데스크 쳐들어가서 된통 구불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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