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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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4일간의 대물낚시 여행 1편(의성 매곡지)
오랜만에 화보조행기 함 올려볼랍니다.
두서 없이 시작하는게 제 글쓰는 스타일이지만 간혹 예의가 없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노파심에 미리 양해말씀을 올립니다.
제 글이 얼핏 보면 예의가 없는 글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조행기라는 글의 특성상
독백형식으로 자유롭게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니 행여나 오만불손한 놈인가 하고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예의가 똑바른 놈인가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이점 역시 오해 없으시길.........
에혀~~~
참말로 돌아삐리겠다.
붕어란 놈들 내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4일 내내 어디론가 꼭꼭 숨어 버리고 코빼기도 안 비치니.........
내가 지들을 잡아먹기나 하나 원 참!
작정하고 나온 4일간의 대물낚시 여행의 끝을 알리는 동이 터오면서 갑자기 온몸이 끈적거리고
후끈거리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있어 벌떡 일어나 보니 창문 밖으로
웬 할머니 한분이 웃으시며 뭐라 말을 하시는 것 같다.
비몽사몽간에 창문을 열고 무슨일인가 하고 할머니를 쳐다보니
'고기 많이 잡았능교?' 하신다.
"아뇨, 한 마리도 못잡았어요."
"청소비 주야 하는데"
"청소비요?"
"마을 노인들이 청소하고 얼마씩 받아요."
"얼마에요?"
"2천원이라요"
주머니를 뒤적여 2천원을 쥐여드리고 따꼼따꼼한 눈을 부비며 밖으로 나와보니 동이 환하게
터올랐다.
햇살에 눈이 부시다.
아직 오전이지만 불볕 더위에 그새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에이고 저걸 언제 다 걷나, 무려 10대나 펴 놓은 낚싯대를 접을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다.
4일 간의 휴가를 겸한 대물낚시 여행의 마지막 순간이다.
대물여행 첫날, 그러니까 지난 주말, 다시 한번 짐보따리를 꼼꼼히 챙긴 후 집을 나섰다.
천지신명이시여!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월이를 생포해 저 끝을 알 수 없는 꽝계탈출을 도모코자 하오니
바라옵건데 부디 이 뜻을 저버리지 마시고 월 상면의 기회를 주시면 백골난망하겠습니다.
낄낄낄.....
월척 걸어내면 조행기 제목을 뭐라 쓸꼬?
'에헴... 이리오너라!' 이렇게 쓸까?
아마, 제목만 보고도 떡붕어님 쪼매 뜨끔하시겠지.
30.5 턱걸이로 헛기침 엄청하신다니 말야.
'초보꾼님, 딴따라님, 육자님, 망티님 안녕!' 이렇게 쓸까?
에헤헤...... 생각만 해도 유쾌한 일이군.
차 안에서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지난 주에 커다란 가능성을 보여준 못에 도착하였다.
바로 여기.......
사곡지 가는 길로 조금만 더 가다보면 나오는 못이다. 이름은 매곡지.
지금 한창 진입로 공사중이라 통행에 약간의 불편이 있다.
엄청난 기대를 안고 도착해보니 이럴 수가........
비록 뻘물은 거의 가라앉았지만 전 주에 비해 물이 많이 빠져 있다.
차라리 지난 주의 뻘물일 때가 더 나아보인다.
금요일 밤 월척 자유게시판에 공명선생의 출사표를 패러디한 글을 올리려는 찰라 우연히 박중사님을 만나
내일 함께 매곡지로 출조하기로 약속을 했다.
저수지에 도착하여 차를 산기슭에 안전하게 주차해놓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예의 그 포인트를
찾아가니 자리는 아직 무사하다.
이미 꽤 많은 조사님들이 상류 군데군데에 포진한 가운데 유독 이 자리만 비어 있는게
다소 의아할 지경이다.
이 못은 핸드폰이 안 터진다. 011은 잘 터지는 것 같은데 내가 쓰는 016은 영 먹통이다.
혹시나 박중사님이 도착하셨나 저수지를 둘러보니 아직 도착하지 못하셨는 지 안 계신다.
전화를 하려해도 먹통이니 찾을 방법이 없다. 일단 대를 펴고 있으면 찾아오시리라.
불볕더위에 하나 둘 대를 펴자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수건으로 닦아낸 지 1분 후면 또 땀 한 바가지가 주루룩 쏟아진다.
안경이나 안 썼으면 그나마 좀 나을텐데 한 손엔 낚싯대를 들고 또 한 손으론 안경을 밀어올리고
땀을 닦으려니 이거 아주 죽을 맛이다.
눈 언저리로 땀이 흘러 들어 눈이 따갑다.
몇 대째 대를 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뚝~새~님"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나타나셨는 지 박중사님이 환한 미소로 맞아주신다.
"아이고 박중사님 안녕하세요?"
얼룩덜룩 군복차림의 박중사님을 상상했는데 얼룩무늬 반팔은 없으셨는 지 오늘은 평범한
차림이시다.
상류쪽을 둘러보고 오셨다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다고 하신다.
에구 죄송스러워라.
구미에서 먼길 오셨는데 자리가 없으니 이거 아주 낭패다.
지난주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결국, 박중사님은 안평쪽으로 가야겠다고 하신다.
에혀~~~
만나자마자 몇 마디 얘기도 못해보고 바로 또 제갈길을 가야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짧은 순간 박중사님을 만났다.
박중사님이 가시는 걸 보고 계속해서 대를 폈다.
좌에서 우로 무려 여덟대.
겨우겨우 대편성을 모두 마치고 나서 옷을 쥐어짜니 땀이 흠뻑 배어나온다.
끈적끈적 찝찝하지만 그대로 의자에 눌러 앉아 어여 어둠이 내리길 바랄뿐이다.
아직 해가 좀 남았길래 잠을 좀 자두고 싶었지만 막상 의자를 제치고 누우니 잠이 안 온다.
덥기도 하지만 오늘 밤의 기대감 때문인지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차에 가서 땀도 식히고 좀 쉬다오고 싶었지만 혹시나 누가 낚싯대 걷어갈까봐 그러지도
못하겠다.
에라, 모르겠다.
라면이나 끓여 먹자.
후루룩 쩝쩝, 그저 물 붓고 라면 넣어서 끓인 거지만 맛은 가히 일품이다.
이젠 제법 새물찬스님 라면 맛에 근접한 것 같다.
뉘엿뉘엿 해는 넘어가고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려고 한다.
캐미를 꺾어 달고 새우를 달려는데 어라, 새우가 죄다 모기새끼만하다.
아!
새끼손가락만한 왕새우가 필요한데 모기만한 새우로는 월척하기 힘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긴, 요즘은 새우를 구하기 힘든 시기라고 하는데 그나마 새우를 구했다는 것에 만족하는 수
밖에 없다.
이제 본격적인 밤낚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등 뒤는 사과밭인데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요거이 발갛게 익을 때쯤 다시 한번 찾아볼까나.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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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밤 출조로도 보통 3부까지 가는 뚝새님 조행기...
4일간의 낚시여정인디 장 장 몇 부까지 갈지 휴~~~~ㅎㅎ
앞으로 몇 일동안은 뚝새님 조행기 보는 재미에 더위는 쪼메 잊겠네요.!
아직 시작이라 감(꽝계탈출)은 전혀 잡질 못하겠고,
기냥 수수한 제목을 보니 다소 안도감이 들기도 하구....
좌우 지간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볼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