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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임하댐에서 대박을...
안동어뱅이 IP : 25297cccde4f02f 날짜 : 2002-08-12 11:55 조회 : 5827 본문+댓글추천 : 0
임하댐에서 대박을...
오름 수위, 즐거운 토요일이다.
마음이 바쁜데 후배 2명이 점심이나 먹자면서 찾아와 잉어찜을 먹는데, 소주가 들어가고 이야기가 길어진다.
은행은 주 5일 근무제라 오늘은 쉬는 날이라나... 좋겠다. 낚시나 배우지.
2시가 되어서 술자리가 끝나고, 술이 취해서 30분 정도 쉬었다가 퇴근하여
집으로 가는데 중앙고속도로서 잠에 못 이겨 휴게소에서 또 30분 취침, 안동에 가니 5시가 다 되었다.
급하게 마누라 태워 임하댐 나의 비터로 달린다.
물이 만수위에 가깝다. 담수 후 제일 많은 것 같다(내 거억으로).
비터에 가니 강원도에서 온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고 그 옆에도 일행이 앉아 있어 터가 없다. 커다란 망태를 보고 좀 되느냐고 물으니 잔챙이만 나온다고 아줌마가 말한다.
이곳은 몇 해전 하루에 월을 17마리나 잡아서 대구서 온 젊은 꾼들이 나를 보고 [임하댐 산신령]이라고 별명을 붙여준 자리다. 이곳은 해마다 물이 차 오르는 것도 아니다. 몇 해만에 오는 기회다. 그런데 강원도에서 어떻게 알고 왔는지? 그런데, 잔챙이만 나오다니...
뒤에서 구경을 하는데 다른 곳에서 낚시하다 온 일행이 망태를 들어보는데 망태가 가득하다. '그럼 그렇지. 여기가 어떤 명당인데,' 그러나 그림의 떡.
다시 차를 몰고 2터, 3터, 4터를 돌아보지만 사람들이 가득하고, 풀이 우거져 들어 갈 틈이 없다. 시간은 6시가 넘어간다.
학생 3명이 앉았다가 일어서기에 앉으려니까, "아저씨, 여긴 안 되던데요." "알았다. 나는 프로란다. 붕어란 놈들이 나만 보고 몰려온단다."
수초낫으로 물 속을 긁으니, 어휴! 잔디밭이다. 바래기가 계속 나오는데 끝도 없다. 대충 풀을 제거하고 마사토를 손으로 물 속에 퍼다 넣는다. 땀을 흘리며, 비를 맞으며.....그리고 1.5대를 한 대를 펴고 지렁이와 떡밥으로 짝밥을 단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파라솔이 넘어가고 옷은 다 젖어 버리고,
옆에서 바라보던 마누라 왈, "저렇게 해서 벌어먹고 산다면 밥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겠다." 낚시꾼은 아무도 못 말리지. 나 같은 사람들이 물가에 수두룩하니, 그래도 위안이 된다.
케미를 꺽지 않고 철수를 했다.
일요일 새벽, 마누라를 깨워 아침을 준비시키고 도시락도 준비한다.
파이팅을 외치는 마누라는 집에 두고 혼자 달린다.
강원도 사람들이 돌아갔기를 빌면서...
비터로 가니 아무도 없다. 하늘이 도왔다. 물은 어제 보다 1미터가 불었다.
떡밥채비로 3대를 내리고 지렁이를 짝밥으로 달았다.
담배를 피워 무는데 누군가 헐레벌떡 오더니, "여기를 보고 나서 저 쪽에 갔다 왔는데, 그 단새 핐뿐네." 하고 부부가 온다.
"어디서 왔는기요?" "포항서 왔는데 어제는 꽝 치고, 조금 전에 여기를 찜 찍어 놓고 저 위쪽을 보고 왔더니..."
"미안쿠마, 옆에 같이 하입시더. 언덕 너머로 긴 대를 피면 안 걸리니더"
조금 후 입질이 오고 챔질을 하니 일곱치다. 뽀뽀를 하고 방생을 한다. 첫 고기를 방생하는 어뱅이의 징크스, "고기 참한데" 옆 사람이 아쉬워한다.
얼마 후 1.5대에서 찌가 솟다가 머문다. 챔질을 하니 이놈이 짧은 대라고 마음대로 가지고 논다. 어뱅이도 질 리가 없다. 착륙을 시키니 월이 된다.
"아따, 진짜 참하다. 긴 대는 안 되네"
"내 찌 옆에 짧은 대 하나 붙이소."
"미안해서 어쩌나"
"수심이 깊으니 엉키지는 안을 겁니다."
물이 불어올라 후퇴를 한다. 톱으로 아카시아를 자르고, 던질 때마다 찌를 올리고, 1시간마다 후퇴를 한다.
틈이 생겨 2.7호 대를 더 편다. 수퍼 골드 아끼는 놈인데 손맛이라 보려고 1.0호 원줄. 0.8호 목줄. 5호 바늘. 이와 진공찌를 단 놈이다.
헌데, 이놈이 사고를 친다. 긴 찌가 하늘로 솟길레 침질을 하니 약한 대라고 또 가지고 논다. 바람을 두 번이나 먹었지만 또 물 속으로 파고든다. 옆에 있는 수양버들나무 밑으로 파고든다. 뒤에 나무가 있어 대를 세우기도 어렵다.
물 속에서 보아도 4짜는 되는 것 같다. 한참의 실랑이를 하다가 착륙을 시켰는데, 발 앞이 비탈이다. 살며시 손으로 잡으려는데 놈이 후다닥 점프를 하고는 물 속으로 도망을 간다. 떨채를 펴지 않는 어뱅이 습관이 대물을 놓쳤다. 0.8호 원줄이 남아 있을리 없다. 3.2호대 3호줄, 9호바늘을 그 자리에 넣는다.
다섯 번이나 후퇴를 하니 나중에는 물러설 곳도 없다.
간간이 올라오는 준척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옆 사람도 내가 말하던 언덕너머로 던진 긴 대에서 월을 한 마리 올린다. 나머지는 7치 이하의 잔챙이만 올린다.
오후는 소강상태, 점심을 먹고 지렁이가 떨어져 다시 사러가고 5시 쯤 됐을 때 32.호대의 찌가 오르더니 가만히 선다. 몇 초간 기다려도 정지상태다. 사정없이 챔질에 들어가니, 놈이 옆으로 짼다. 낚시대도, 원줄도, 바늘도 걱정이 없다. 놈을 항복시키니 4짜는 조금 모자란다.
어둠이 내려 포항사람들은 먼저 가고 나도 대를 접는다. 망태가 무겁다.
집에 와서 욕조에 담으니 가득하다.
마누라 왈, "오늘은 손 맛 봤겠네."
오름 수위, 휴가를 낼 수도 없고 광복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