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 동영상 조행기는 동영상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화보조행기] 초보 밀구지 조행기...
허주영 IP : fa58ef36665b8de 날짜 : 2002-08-07 13:27 조회 : 4816 본문+댓글추천 : 0
안녕하세요..
저번에 수초제거기 관련해서 조행기를 올렸던 울산에 사는 초보입니다.
이번에 밀구지에 갔던 이야기를 들려 드릴려구요. 경어는 생략입니다.
3일 토요일이 오니 또 다시 설렌다.
저번주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낚시를 가지 못했는데 같이 다니는 사촌이랑
동료가 밀구지에 가서 줄도 터뜨리고 재미 있었다고 해서 은근히 배가 아프다.
오늘도 밀구지에 가기로 벌써 작정을 하고 있다.
오후 2시쯤에 챙겨서 출발이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좀 낸다.
건천 I.C 나와서 낚시방에서 새우를 사면서 물어 보았다. 요즘 어디가 잘 됩니까 ?
낚시점 사장님 왈 "용곡지에 좀 올라 온다 하던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오늘은 목표하는 곳이 있으니 새우랑 케미만 사고
바로 출발이다.
밀구지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이 더위에 누가 땡볕에서
하고 있을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밀구지는 여름철은 수초가 거의 전역에
걸쳐서 있기 때문에 하류 일부만 빼고는 정상적인 낚시가 힘들다..
그러나 쨔잔...우리에게는 비장의 무기, 최후의 보루, 수초제거기가 있지 않은가...
저번주에 와서 재미 보았다는 자리에 내가 앉았다. 본인 게을러서 수초제거 안
한다. 실력 좋은 사람은 수초제거 안 하고도 8대는 펼 수 있을 것 같은 자리다.
나보다 상류로 사촌동생이 한다고 하고 동료는 사촌동생보다 조금 더 상류 쪽에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대를 펴면서 옆을 보니 가관이다. 사촌동생이 수초제거한다고 진짜 땡볕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근데 수초제거가 아니고 수초 몰살이다. 구멍만 조금
만드는게 아니고 완전히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 얼핏 봐도 걷어내서 쌓아둔 수초가
한 리어카는 되지 싶다......수초제거기 맹신자같다.
얄팍한 지식으로 생각해도 저래서야 되겠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아마 수초제거
한 곳에 한 이틀 지나서 하는 사람은 복 받을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그자리가 안 되지
싶다.
또 한사람 동료는 낚시 경력이 좀 있어서인지 적당히 걷어내고 하는 것 같다.
난 다섯대 , 사촌동생은 그렇게 많이 걷어내고도 낚시 받침대가 다섯대를 꽂을 수
있는 것이라서 그런지 다섯대 ( 왜 그렇게 많이 제거했는지 모르겠슴 ) , 동료가
다섯대 -----새우낚시 한다고 하는 사람들치고는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함. ( 나 말고
두 사람은 5대 꽂을 수 있는 낚시 받침대 보유)
어쨌던 불루길이 없어서 대낮에도 새우 꽂고 있어도 된다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낚시대 펴고 좀 있다 잔챙이 입질이 온다. 번개같이 올렸다 내린다.
그리고 딴 짓하고 있는데 구석에 펴 둔 두칸대의 찌가 올렸다 내렸다 춤을 춘다.
당기다가 수초에 걸렸다. 이때까지도 사촌동생은 수초 제거 중...
"야 ,,, 수초제거기로 이거 좀 당겨 봐.." 올려보니 15센티도 안되는 잉어 새끼.
"수초 제거기 아깝게 이런 잔챙이도 못 올리나 ?" 하고 사촌이 핀잔을 준다.
바다가면 뜰채는 늘 찌 건지는데 쓰더니 민물에서도 이러냐..ㅜ.ㅜ
그 후로 계속 잊을만 하면 잔챙이들이 빨리 올렸다 내린다. 그런 입질에는 대책이
없다. 잡을 수도 없다.
해 지기 전에 저녁 먹고 케미 꺽고 앉았다. 두 사람 왈 저번주에도 밤 9시 넘어서
입질이 왔다고 한다. 조금 안심이다. 그래야지.... 이런 상태로 계속 가면 또 황이다.
해가지고 어두워 지니 모기가 난리다. 모기향을 안 사가지고 와서 열심히
수건 휘둘러대고 있다. 근데 갑자기 저수지에 연기가 자욱하다. 이건 뭐지 ?
옆을 보니 동료와 사촌동생이 모기 땜에 풀 주워다 불 붙여 연기 내고 있다.
골고루 하는군.... 모기가 아니라 사람잡겠다 인간들아...
계속해서 입질이 더럽다. 실수로 잡힌 잉어 새끼 말고는 고기 못잡고 있다.
참고로 본인은 붕어는 무조건 주욱 올리는 입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초보임.
그리고 새우미끼는 더욱 느리게 찌를 올려 준다고 알고 있기에 빨리 올리는
저런 입질에는 전혀 대책이 안 섬...ㅡ.ㅡ
밤 12시가까이 입질이 없으니 사촌동생이 어저께 이가 아파서 한숨도 못자서 피곤하다고
텐트로 들어간다. 오늘은 사촌동생 땜에 텐트도 가져왔다. 어저께 한 숨도 못잤다고 해서리.
2시 가까이 되도록 입질이 없으니 나두 짜증나면서 내일 수영장에 애들 데리고 가야 되는
것 땜에 걱정이 된다. 나두 텐트로 직행... 밑에 까는 것하나 없어도 원래 헝그리 정신이
투철하기 땜에 맨바닥에 머리 눕히는 순간 코 곤다. 아침까지 전혀 깨지 않고 시체다.
같이 다니는 동료는 낚시 경력도 좀 있지만 집념도 대단히 강하다. 이전에도 사촌과 나는
조금만 입질 없으면 차로 가서 잠자기 일쑤지만 이 사람은 좀 다르다. 떡밥으로 낚시하면
잠 안자고 끝까지 집어해서 꼭 해 뜬 아침에라도 몇마리 잡고야 마는 집념의 사나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밝아서 훤하다. 내가 제일 늦게 일어났다.
근데 집념의 동료가 자기두 자고 싶었는데 텐트가 이인용이라서 못 잤단다. 간밤에 배수를
해서 거의 5센티 이상이 빠졌단다. 어쩐지 입질이 없더라니....
미련 없이 챙겨서 또 도시락 까먹고 철수다. 언제나 좀 그럴싸 한데서 함 해보나....
총 조과는 나 잉어새끼 한마리 ( 잉어라고 하기도 마안하다 ),,동료가 세마리(잘다),,
우리 잘때 한마리는 터졌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그리고 조행기 쓰는 이유는 늘 월척 사이트에 와서 구경만 하고 가서 나두 뭔가 보답을 해야할
것 같아서 쓰는것이니 재미 없더라도 이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