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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기계 화봉지..그리고 아무나 만드는 태공회!!??
꾼의 마음 IP : d715c5c89f1792e 날짜 : 2002-06-30 03:47 조회 : 6329 본문+댓글추천 : 0
기계 화봉지.........!!
봄날에 대물이 제법 손맛을 보여준 덕분에 간혹 찾는 곳이다.
그저께도 한낮의 더위가 한창 익어가는 시간에 화봉지를 찾았다.
수문아래를 수로를 확인한 결과 물을 한방울도 안빼길래 둑방으로 올라가
보니 지난번과 마찬 가지로 물이 많이 빠진 상태로 그대로 있다.
저수지 전체에 말풀들이 전부 삭아서 없고 맨탕인 그래로다.
상류로 가보니 맨바닥에 뻘만 보이고 도저히 할자리가 안난다.
할수없이 무너미 아래의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물가에 누군가가 나무판자를
가져와서 대충 넣어놓은 자리가 한참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그자리서 한번
해보고 싶었다.
몇번을 와봐도 낚시 하는 사람을 못봤기에 자리를 잘 탐색해 보니
수심도 적당(1m 내외) 하고 괜찮아서 오늘 밤낚시 위치를 작정하고
기계면 소제지의 울산낚시방을 찾았다.
낚시방 입구에 "기계태공조우회" 입간판이 걸려있다.
벽에걸린 어탁에 38.5cm의 화봉지 붕어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자태가
아름다워 물어보니 바로 무너미앞 그 임시로 만든 판자위에서 잡았단다.
6월10일에 잡았는데 '최근에는 안된다'고 해서 '그래도 물을 안빼니까
내가오늘 그자리서 할려고 한다'하고는
잡은시간(밤9시)과 미끼(옥수수)등을 물어보고 겉보리 2봉지를 사서 다시
저수지로 올라왔다.
건너편에 세분이 있었는데 역시 온지 얼마 안되어 잡은 고기는 없다.
수초가 없는 맹탕이라 긴대 짧은대 골라서 10대를 한낮에 피우고 나니
등어리에 진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10대를 모두 찌맞춤까지 끝내고 나니 오후 3시30분경이다.
돌아서서 의자를 피우고 담배한대 지긋이 빨려는데 한사람이 길에서 승용차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하는말이 "그자리 5시까지 비워주소" 한다.
"예? 지금 막 대 폈는데요! !!"........
이사람 차에서 내려서 오더니 다짜고짜로 "비우라면 비우지 왜 말이많으냐고
이자리 내잔린데 내가 오늘 해야된다"...그런다.
흐미~!!
그래서 "지금 막 10대나 겨우 피고 찌맞추고, 그라고 저아래 낚시방 사장님께
여기서 한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몇번 와봐도 이자리서 낚시
하는사람 없기에 차렸는데 지금 비키라고 하면 어떡합니까?"고
했더니...........
"아니 이 나무가 당신나무요?..왜 내나무에 앉아있소? 비키라면
비키지 왜 말이 많으냐?" 고.......말문이 막혀서 말이 안나온다.
꼭 이런식으로 이야기 해야되나...더이상 말하면 사람 칠듯한 고압적인 자세
다...애꿎은 담배만 뻑뻑 빨고 있으려니 사람 환장 하겠다.
입고있는 조끼를 보니 "기계태공회"라고 번듯이 적혀있다.
좌대가 정식으로 만들어진것도 아니고 그냥 물가에 나무판자 몇개 가져다가
땅바닥에 놔둔건데 할자리가 주변에 그자리밖에 없어서 차렸더니 이 낭패다.
물론 자기 자리라니 할수없이 대를 걷었다.(안걷고 있다가는 맞아죽을건데)
그러나 같은 낚시인 끼리............그것도 초보나 잡꾼도 아닌 명색이 조우회에
몸담고 있다면 함께하는 낚시인에게는 친밀감이 갈진데도....
그리고 내가 아무리 봐도 자기보다는 연배라고 생각이 되던데...쩝!
그냥 좋게 말해도 될건데 무조건적인 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런 꾼들을
보면서 정말 낚시대를 모두 분지러고 낚시를 끊고싶은 마음에 상당히 기분이
울적해서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 낚시방에 전화해서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 사장님이야
무슨 죄가 있을까....!
낚시회 간판 걸자고 해서 걸어놓다 보면 별꾼들이 다 있겠지......잡꾼들!!
정말이지 수십년을 그렇게나 미쳐서 쫒아 다니던 낚시가 갑자기
왕따를 당한듯 보기 싫어진다.
붕어가 뭐길래..!! 낚시가 뭐길래..!!
이러니 낚시인들이 푸대접을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소쩍새 서글피 울어대는 물가에서 초승달님의 하얀 얼굴사이로 환상적인
찌올림의 그 향연을 위하여 긴밤을 함께 하건만 그 물안개 피어나는
새벽의 진한 커피향을 당신이 모두 뭉개 버렸소이다.
월척맨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진정한 자연과 선배를 사랑하고
서로 이해할줄 아는 낚시인이 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