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덩치를 낚기 위해 밤낚을 고집하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떡밥을 사용 낮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낮낚시가 제법 된다는 사화지를 찾은 시각은 정오 즈음. 이글대는 태양은 없었지만 찌는 듯한 더위에 대를 담그자니 여간 곤욕이 아니다. 대를 펴면서도 내가 왜 왔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제 숙직하고 컨디션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라서 그냥 집에서 쉬어도 좋을 텐데... 집에 있으니 좀이 쑤셔 몾견딜 노릇이다. "낚시" 이거 분명 병이다.
대를 펴고 낚싯대 한 대를 들고 상류 부들밭을 관찰하니 누가 작업을 했는지 부들을 새 발가락 모양으로 기가 막히게 뚫어 놓았다. 이런 지극 정성이 대물을 포획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걸까! 낚시명당자리가 따로 없었지만 수심이 너무 없어 제자리로 돌아와 콩떡밥을 달아 던져 넣자 말자 붕애들이 달려나온다. 맹탕 또는 유료에서 잘 통하는 신현도 찌맛춤법의 분납채비에 외바늘을 달고 수초 사이 조금 널찍한 곳을 공략하니 붕애들이 찌를 이쁘장하게 밀어 올린다. 갈대사이에서 바람 한 점 없이 숨이 콱콱 막히는 더위에도 그나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붕애들이 밀어 올리는 시원한 찌올림 덕분이다.
오후 5시 최상류 부들 사이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경운기로 밭에 물을 대던 농부가 떡하니 새 발가락 사이사이에 대를 펴고 앉아 있다. 그런데 연신 낚아 올리는 것으로 봐서 미끼는 떡밥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옥수수다. 옥수수를 몇 알갱이 얻어서 돌아와 앉았다. 옥수수 미끼를 사용하니 떡밥 보단 씨알이 굵고 입질 또한 점잖다. 6시 대를 접으면서 비가 와서 물이 불으면 상류 부들밭을 꼭 공략해야지 다짐하며 철수했다.
마릿수 재미를 보시고자 하시는 조사께서는 아침에 집중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밤낚 덩치를 낚고자 한다면 콩보단 새우가 빠르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일시 : 2002년 6월 17일(월) 12:00~18:00
* 장소 : 경산 자인 사화지(계림지)
* 날씨 : 흐림(간간이 해)
* 동행 : 나홀로
* 앉은자리 : 제방 좌측 중상류(부들 듬성 지역)
* 대편성 : 3대(2.1, 2.3, 2.3)
* 수심 : 1m(2.3칸대 기준)
* 채비 : 분납 영점맞춤
* 미끼 : 콩떡밥, 옥수수
* 조과 : 10~18cm 25수
* 면적 : 6,000평정도
* 특기사항 : 상류 및 제방 우측권 가장자리가 키가 큰 부들이 발달되어 있어 어자원은 무궁무진 할 것으로 판단되며, 제방 맞은편 부들밭이 이 저수지 최고의 포인트이며, 현재 배수 중으로 찌를 세우기 힘들 정도로 수심이 얕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