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7일 직원들과의 퇴근 인사도 없이 6시10분경 바로 차를 몰아 그저께 월척님이 월척을 하신 기리지로 직행
기리지는 한번 나오면 2-3일 연속 나오는 특징이 있는것으로 압니다
특히 이곳은 대붕 지원식량의 종류가 많이 필요없는 곳이죠
콩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겉보리를 곁드리면 금상첨화죠

금상첨화라는 말이 이럴때 맞는 말인지 잘 모릅니다 - 제가 고사성어를 잘 모릅니다 - 새해 인사로 "엄동설한에 설상가상하십시오"라고 하는가?

7시 도착, 시간이 이른가 사람이 많이 없다. 월척님이 월척을 한 자리를 휙
본다. 아무도 없다. 이 자리는 10일전쯤에도 동료 분이 한 자리다.
자리를 살펴보니 10일전 보다 물이 많이 빠졌다. 대충 넣을 자리를 살펴보니
초보 실력에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이곳은 거의 연밭이다. 연에 걸리면 거의
줄이 끊긴다. 조금 큰 구멍을 찾아 왼쪽부터 2.0, 2.0, 2.3, 1.9 이렇게 4대를 폈다. 수심은 50-60 너무 얕은것 아닌가 걱정된다.
보통 6-7대를 펴야 직성이 풀리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가방크다고 공부잘하나" 이 말로 위안을 하지만 내심 걱정이 앞선다 - 어두어지면 이 4개의 구멍에도 넣기가 어렵지 않을까 -

식량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대화의 장을 개설하고 그들이 찾아오기 쉽게 가로등도 4개를 밝혔다.
8시30분 어두어지기 시작하면서 가로등도 빛을 발한다
초급 실무진이 가로등을 점검한다. 좌로 흔들고 우로 흔들고. 살짝 들었다 놔 보고 바쁘다. 10시30분 그 때까지 계속이다.
고급 간부들은 길을 모르는지, 실무진의 점검이 끝날때 까지 기다리는지 계속 연밭속에서 미로를 헤맨다. 푸다닥 첨벙첨벙......
가로등 점검 그만해라 부탁이다!

10시40분 맨 왼쪽 2.0의 가로등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온다. 순간 그저께 월척님의 조과를 생각하면서 너무나 기쁜 나머지 힘차게 당겼다.
피~이 ~융 갑자기 시커먼 물체가 내 얼굴을 향하여 날아온다. 놀란 나머지 왼손으로 후려쳤다. 탁! 소리와 함께 물체는 발아래 떨어졌다. 퍼덕퍼덕 ....
손으로 집어든다. 에게! 이게 뭐야 콩에 5치도 채 안되는 ......

이런 지기미! (참고로 지기미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있는 섬에서 생산되는 쌀 이름입니다)
예?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있는 섬 이름이 뭐야구요?
X도 입니다
여기 근처에서 잡히는 고기 이름도 재미있어요. 박어입니다

다시 콩을 달고 투척. 또 기다림. 왼쪽에서 두번째 2.0은 가로등 점검이 거의 끝났는 것 같다 . 꼼짝도 안한다

대화의 장을 개설하고 부터 그들은 나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초봄에는 없던 신무기(모기)를 개발했나 보다. 전투기 몇개 편대가 나를 사정없이 공격한다.
코끼리를 바늘로 찔러 죽이는 방법 같다
얼굴, 머리, 팔, 다리..제법 따갑고 가렵다
여기에다 그들의 오케스트라 연주(황소 개구리)는 정말 고문입니다

여기서 숨좀 돌리고, 코끼리를 바늘로 찔러 죽이는 방법 3가지
1. 죽을 때 까지 찌런다 - 조금 위험합니다. 자기가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찔러놓고 도망가서 죽을 때 까지 기다린다 - 끈질긴 기다림을 요 합니다
3. 죽기 직전에 찌런다 - 역시 이런 코끼리 찾기가 좀......

11시55분 오늘도 대화를 거부 당한채 대를 걷기로 맘 먹었습니다
어느 것 부터 걷을까?.... 막상 걷을려니 미련도 남고......
이 때 가로등 점검이 끝나 조용하던 왼쪽 2번째 2.0에서 가로등이 환하게 밝아온다. 점잖은 입질이 아니다. 역시 조금전 같은 5치 정도 되는가 싶어 챔질...
헉! 이게 뭐야 첨버덩! . 이곳은 연밭이다 손맛 볼 시간이 없다
강제 집행 푸다다닥, 헉! 뒷 받침대에 줄이 걸렸다. 고기는 대롱대롱 한 채로
몸부림을 치고, 줄을 풀 시간이 없다, 받침대와 줄을 같이 잡고 당겨서 뒤로 돌아섰다. 헉! 얼핏 월척급. 내가 낚시 인생 2년에 첫 월척을.....
계측기는 없다. 땅바닥에 뒹구는 고기를 칼 뒤쪽의 조그만 줄자로 재어본다
이런 지기미! 아무리 재어도 30에서 1-2mm 모자란다.
역시 정상회담은 어렵고도 먼 길인가 보다.
그래도 고급 간부와의 대화를 위안으로 삼고 후일을 기약한다

갑자기 마눌님 얼굴이 떠 오른다. 낚시 갔는 것 알면 난 죽는다
빨리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