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새우를 준비하라는 권유가 있어 새우를 넉넉히 준비해서 부제지(제2부제지)에 들어섰다. 약 7,000평정도 되어 보이는 아담한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나의 시선은 상류 복숭아 밭 아래로 꽃힌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수심이 얕은 상류를 선호한 까닭도 있지만 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난 주저 없이 상류에 자리를 잡았고, 같이 온 B담당은 좌측 상류 산아래 수심이 나오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대를 펴면서 수심도 체크하고 수질도 유심히 살폈다. 깊은 산중에 자리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수질은 아주 양호한 편이었으며, 지척에 이런 저수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깨끗한 저수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산 저편에서 들려오는 대경전문대학교의 앰프소리가 신경을 거슬렀지만 밤이 되면 조용해 질 것이다. 나는 누군가가 뚫어 놓은 조그만 구멍마다 찌를 살포시 세우고 케미를 꺽었다. 케미를 꺽고나서 바로 C과장이 도착했고, 맹탕을 즐기고 수초를 미워하는 오로지 스윙 낚시를 고집하는 C과장은 제방 우측 중류에 앉아 역시 2.6, 3.0칸대를 사용해서 스윙으로 가장자리에 있는 수초를 넘길 채비다.

어둠이 깔리면서 나를 포함한 일행 모두가 새우를 꿰어 대물 포획에 들어갔다. 새우를 꿴 지 얼마돼지 않아 1.5칸대 가장 짧은 대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찌가 올라오는 폼이 새우를 흡입하는 붕어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새우빨(?)이다. 두마디 올라오고 세마디째 잠시 주춤한다. 나는 한번만 더 오르면 챌 것이다. 하지만 이녀석이 내 생각을 간파했는지 살며시 찌를 원위치 시키고 만다. 초저녁 먼가 터질 듯한 기세였으나 이날 내가본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찌올림은 여기서 끝나고 이어지는 잔챙이들의 경망스런 찌올림을 밤새도록 봐야했다. 총조과는 6치 내외로 15마리 정도를 낚았다. 그 것도 새벽 3시경 C과장의 권유로 사용한 옥수수 미끼로 대부분을 낚았으며, 새우는 대부분 잔챙이 성화에 새우머리를 뺏기기 십상이고. 머리 없는 새우를 물고 나온 녀석은 붕애들이었다.

아침 조과를 확인하고자 살림망을 들어보았다. 물이 좋아서 일까! 붕어들의 채색이 황금빛 토종 붕어다. 황금붕어를 눈으로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이런 이쁜 붕어는 C과장이 앉은 제방 좌측 중류에서 아침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역시 미끼는 새우가 아닌 옥수수에 6치가 주종으로 낚이고 있다. C과장은 밤에 수초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굉장히 많이 낚을 수 있었다고 하면서, 대를 접는 것이 아쉬운 듯 마지막 한 대를 펴 두고 찌를 주시하고 있다가 결국 때깔 고운 넘을 한 마리 낚고서야 대를 접는다. 산쪽에 자리했던 B담당은 의외로 한수도 하지 못했다.

대체적으로 이 저수지에서 낚이는 붕어는 대부분 6치 내외로 대형 붕어는 잘 낚이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마릿수 재미를 보고자 하는 조사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그런 저수지다. 우선 물이 좋고 물이 좋다보니 붕어 채색 또한 아름다운, 인근 교외에서 보기 드물게 맑은 저수지임을 감안해서 조용히 낚시를 하면 아침 또는 한 낮에도 낚이는 저수지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주차공간이 아주 협소하니 가능하면 제방아래에서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일 시 : 2002. 6. 12(수) 19:30 - 13(목) 06:00
*장 소 : 경산 자인 부제지(대경 전문대 옆)
*동행조사 : 2명(B담당, C과장)
*특 징 : 저수지 가장자리에 말풀 및 수세미풀이 듬성듬성 자라나 있으며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수질 탁월
*앉은자리 : 본인(제방 맞은편) B(제방 좌측 상류 산쪽), C(제장 우측 중류 도로쪽)
*수 심 : 0.6~1.5M(B:2M, C:3M)
*대 편 성 : 6대(1.5, 1.9, 2.1(2), 2.6, 3.0) B(5대), C(4대)
*미 끼 : 본인(새우, 옥수수), B(새우, 옥수수), C(새우)
*채 비 : 원줄(4호), 목줄(캐브라3합사), 바늘(지누4호)
*조 과 : 본인(6치 내외 15수), B(0), C(6치 10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