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요록~ 띠요록~"
핸드폰이 울린다. 방구들 긁다가 전화 받았다.
"가자"
"어디로?"
"거기..."
"됐나?"
"됐다."

그녀석이다. 어쩐지 한동안 뜸하다 싶었다.

이번 조행에는 폐인 두명이 더 합세하였다. 휴가겸..낚시겸 해서 같이 따라나선것.
이걸 두고 새물 유입이라 하는건가..오, 폐수 유입이라 하는건가.. -.-ㅋ

7월 10 몇일경의 임하댐은 뜨거웠다.
저번에 갔었던 그곳으로 다시 가 보니..몇일전 올라온 '라마순' 태풍으로 인해 메기집이었던 반구는 콧빼기도 보이지도 않고..차 대었던 곳 까지 물이 차 올라 있어 지리적으로 많이 바뀌어 있었다.
자리 잡기가 마땅찮았다.
50도에 가까운 경사면에..달맞이꽃이며 무성한 잡풀들..

초짜폐인: "이거 낚시 하기 어렵겠다."
중수폐인: "딴곳으로 가보자."
고수폐인: "낚시는 무슨...동해안에 늘어서있는 여자구경이나 가도록 하세..."

폐인셋이 땡땡이 모의를 하는 사이 그 친구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낚시할 자리를 기어이 찾아내고 만다.
떠밀리다 시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간 경사면엔 누군가 낚시한 흔적이 보이고.. 터가 닦여져 있어서 가지고 간 대삽으로 평평히 고르니..네명이 충분히 앉을 자리가마련된다.

"자, 낚시대 펴고 어두워 지기전에 낚시준비하자."

초짜폐인: "덥다 더워. 잠깐 숨좀 돌리고 하자."
중수폐인: "수박이나 깨먹자."
고수폐인: "........." (묵묵부답)
돌아보니 일찌감치 파라솔밑 그늘을 장악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숨을 할딱거리며퍼질러져 있다.
집에서 가져온 옥돌베게를 옆구리에 끼고서.. -.-

몇개 되지도 않는 낚시채비하니 해가 기울어 간다.
출조 몇번 나가도 준비시간은 단축되질 않으니..
밤이되니 기온이 내려가고 선선하여 낚시하기엔 좋았다.

"근데 황토흙은 왜 샀노?"
"이건 밑밥용이다."
"양어장에서 물고기들이 비실거리면 황토를 뿌려주는데 동물들은 원래 황토흙을 좋아한다. 동물의왕국 같은데 보면 코끼리나 곰같은 것 들도 상처나면 진흙목욕하고 안카드나?"
"아하.그렇담 떡밥에 황토섞어 함 던져봐야지."
"그렇게는 잘 안하는데..니 맘대로 해봐라."

폐인들은 모두 고만고만한 간격을 유지한채 낚시를 하였으며..
초보면한 친구만이 멀찌감치서 자리잡는다.
수심은 생각보다 제법 깊다. 3m 정도..
물은 맑아서 바로 앞에 피라미 새끼들 노니는게 다 보였고...

초짜폐인: "경사가 급박해서 깊이 맞추기가 힘들구만."
중수폐인: "니 다하고나서 내꺼 좀 맞춰도고.."
고수폐인: (내가 빌려준 낚시대 달랑 한대 붙잡고 앉아서는..)
"대충맞춰 던지면 되지 뭘.. 잡혀도 그만 안잡혀도 그만"

옆에서 보고있던 친구가 떡밥 섞으며 한마디 한다.
"그래도 미끼는 달고 던져야 되지않겠소이까..?" >.<;<br>
해 넘어갈 무렵이 되니 찌의 움직임이 활발하며 물고기들은 심심찮게 올라왔다.
잡히는게 모두 피라미 라서 그렇지..

10시쯤....고수폐인 쓰러지다!
11시쯤... 중수폐인 넘어가다!
3시쯤.... 초짜폐인 숙면돌입!

동이틀 무렵 불편한 잠자리로 초짜폐인 기상하다!
망태를 들어보니 월척으로 보이는 잉어새끼와 잔챙이붕어 몇마리가 잡혀있었다.
"그거 어젯밤 조과다."
"이야 제법 잡았네?"
"근데 이거 주둥이 크고 얼룩덜룩한건 머꼬?"
"그게 바로 배스라는 놈이다."

"먹이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에다 대식가 이기도 하며 난폭한 놈이라 우리나라 토종물고기 새끼들을 마구 잡아먹어 씨를 말리는 놈이지. 우리나라에 있는 외래어는 거의 다 미국이 원산지이다."
"처음 배스나..불루길 수입할때 어종의 다양성을 꾀하기 위함이었다지만 그건 설득력없는 이유이다!"
"내가 보는 견해에선 짜릿한 손맛을 보려고 하는 낚시꾼들의 욕심일뿐이야."

"번식율 높은 이놈들 때문에 전국토의 토종물고기들이 사라져 간다."
"인디언 몰아내고 자기들이 주인행세하는 미국인과 같은 놈이네?"
"몇십년 지나고 나면 순수 토종물고기들을 두번다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수질오염이니..환경오염이니 해서 사라져버린 우리의 토종 물고기들이 많은데..강력한 천적까지 등장하였으니..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토종 물고기들은 마치 우리네 백성들, 농부들과 그 심성이 비슷하다."
"그들은 자연과 유친하며..청렴결백하여 오염된 곳엔 살 수 없고 남에게 당했으면 당했지 해꼬지 할 줄도 모르는 그야말로 순둥이가 아니던가..,"
"그에 비해 배스와 불루길 미국인들은 어떠한가?"
"그들 역시 닮아있는데.. 김동성의 금메달을 강탈해 가는 행위이라든가..미군 전차사건..등 하는 짖꺼리들이 배스의 난폭성, 대식성과 닮아있지 않은가."

친구의 그 말에 나는 상당한 동감을 하였으며 평소 이미지와 다르게 보였다.
낚시를 통해 득도한 사람 같기도 하고...


이상이 네번째 출조기 입니다.

사진은 무릉유원지에서 한 컷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