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가 저수지 가장자리에 빙 둘러져 있어 대담그기가 망설여 진다.
그래도 기왕 온 거 한번 담구기로 마음먹고 해떨어지기를 기다린다.
여기는 대구근교의 소류지??
복숭아나무 아래서 1.5에서 3.0까지 5대를 편성하고 나니 이마에 팥알같은 땀이 굴러 떨어진다.
낚시용의자를 뒤로 완전히 눕혀 드러누우니 노을진 하늘너머 펜텀이 지나간다.
노동후에 허공에 뿜는 담배맛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
해떨어지기 전에 강냉이로 마수거리 했는데 7치 정도였다.
오늘은 출발이 순조로우니 손맛을 우~리하게 보겠구먼.
캐미를 꺽어 다시 던져놓고 보니 하늘의 카시오페아를 호수에 박아놓은 듯 아름다운 자태로 반짝인다.
녹조가 좀 찝찝했지만 녹조외에는 모두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대편성도 환상적이다.
이제 어둠속에서 기다림만 덩그렇게 남아 있을 뿐.
김밥을 먹고 한켄하고 담배를 꼬나무니 포만감과 함께 찾아드는 묘한 행복감.
수면을 스치는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 그 물결따라 흔들리는 캐미.
오랫동안 캐미를 봤더니 몽롱해 지면서 현기증을 느낀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조금 떨어진 일행들과 담소도 나누고 소주도 한잔하고 못가를 한바퀴 돌고 자리에 앉았다.
깜박 졸았나 보다.
모기한테 헌혈을 좀 한 거 같다. 팔과 다리 등 몇 군데가 가려운 걸 보니.
수면에서 깜박이는 카시오페아는 미동도 않았는데 어느새 자정이 지나간다.
우린 준비해간 오징어회와 소주를 한잔하면서 진짜 지겨울 정도로 입질없다며 툴툴거렸다.
결국 한시가 지나면서 일행중 한명이 딴데로 이동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딱 한가지 마음에 걸리던 녹조가 몰황의 주범이라고 결론내린 우리들은 야밤에 점방을 걷어 신천지로 향했다.
평소 자주가던 청통에 소재하는 소류지에 가기로 하고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여기 다시 오나 봐라, 야야 앞으로 **지는 말도 꺼내지 마라, 등등을 뒤로 남긴 체 청통으로 갔다.
상류쪽 야산에 무덤이 2기 있고 무너미 우측은 자두밭이요 콘테이너박스가 하나 있는
물맑고 풍광좋은 그런 소류지이다.
도착하니 3시가 다되어 가고 무너미중간부터 좌측, 상류쪽 무덤밑에는 화려한 캐미불꽃이 수놓여 있었다.
하나,둘...전부 몇명인 고? 어림잡아 7명 정도가 포진하고 있었다. 무너미 우측은 비워둔 체로.
무너미 우측 상류, 중류, 하류에 한명씩 들어가서 대를 드리운다.
왜 우측이 비어있었는 가를 대를 드리우면서 깨달았다.
비온 뒤에 소류지 바닥에 수중수초가 엄청 자라나서 찌를 세울만한 곳이 드물었다.
겨우 세자리 찾아 넣었지만 캄캄한 밤중이고 더 이상 넣을만한 구멍도 없는 것 같아 자리잡고 낚시에 돌입하였다.
수심 1M정도에 투척한 1.9대의 캐미가 깜박거려 두눈을 부비며 주시한다.
한참동안 까박이더니 캐미만큼 띄우고 다시 원위치하면서 우측으로 10센티 옮겨 놓는다.
손에 힘만 들어가고 타이밍은 오질 않네. 환장할 정도로 약은 입질이다.
다시 까박거리고 캐미만큼 띄우는 가 싶더니 반뼘가량 부상하면서 캐미불빛이 파르르 떠는 것 같다.
살짝 채니 잠시 앙탈을 부리던 녀석은 허공을 가로질러 손바닥에 안착한다. 7치정도.
신경만 써이게 하고 제대로 된 모션은 없는 그러한 입질이 계속된다.
그러다 잠이 들었나 보다.
날이 훤하게 밝아 4.0대를 휘둘러 수초너머 공간을 공략하여 쭉 빨려들어가는 입질로 7치 한수 추가.
아침에 조황을 확인한 결과 우리 일행은 7치 4수, 8치 1수 총 5수를 하였고
반대편 조사들은 두팀이었는데 한팀은 개고기팀이였고, 한팀은 3인 1조의 정통파 조사분들 이였슴.
개고기팀의 조과는 잘 모르겠고 3인1조의 팀은 7~8치 20여수를 포획하였다고 한다.
철수하면서 청통 애련리에 소재하는 택일지를 한번 둘어보니 여기도 녹조가 끼어
호숫가에는 녹색띠가 바람결에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었다.
택일지는 낚수환경은 조금 떨어지나 어자원은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다.
1박2일동안 세군데의 소류지를 둘러봤건만 2곳이 녹조가 끼어 있었고 한곳만 말짱하였다.
장마지고 난 뒤 주변의 오염원이 저수지에 흘러들어 녹조가 발생한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간밤의 찌올림, 예전의 조과와 다음 출조에 대한 야그들이 마후라 끝바리로 몽글몽글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