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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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무워리 비밀터에 월척이 많다.

안동어뱅이 IP : d63f2a507b317f1 날짜 : 2002-10-14 12:12 조회 : 5160 본문+댓글추천 : 0



가을의 한 복판,
날씨가 좋으니 월척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올밤을 계획한다.
5월에 낚시대회를 한다고 술 마시는 올밤이후 처음이다.

의성권에 조황이 좋을 것 같아 대구리님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2곳을 추천하면서, ㅇㅇ지는 무워리가 월척을 2수 했다는 귀뜸과 함께
말한 것도 들은 것도 없다는 것이다.(세상이 비밀이?)
그래, 나도 지켜줘야지...

올밤을 혼자까기는 적적할 것같이 술 따르는 친구를 물색한다.
그림자 같은 낚시친구는 10일날 영일로 발령이 나서 가버리고
(동해바다 감생이는 이제 죽었다)
새로 만든 제자는 올밤은 싫단다. (이기 제자 맞나?)

점심을 먹는데 4촌 동서가 전화를 해서 오늘 뭐 하느냐고 묻는다.
'당연히 낚시를 가야지.' 동행을 하잔다.
동서가 낚시를 간혹 간다는 것은 알지만
동해바다서 놀래기를 같이 잡아본 것 외에는 같이 가 본적이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손아래 동서, 그래서 서로가 존댓말을 한다.
신천대로에서 만나 안동으로, 안동에서 짐을 챙겨 다시 의성으로...
늦으면 포인터가 없다. 낚시는 포인트가 90점이다.

서둘러 찾아가는데 길을 잘 모르겠다.
주민에게 물으니 여기도 저기도 저수지가 있단다.
한 곳을 가보니 도저히 아니다. 별장이 보이지 않는다.
대구리님에게 전화, 천지대부님에게 전화를 하고서야 저수지에
도착을 한다.

3,000여평의 평지형, 상류에 부들이 있고 물 속에는 말풀이 있고
제방에 수문을 보니 말뚝식, 음! 내가 좋아하는 소류지.
바닥은 진흙일거고 대물터가 분명하다.
명당이라는 별장아래 2명이 멋있게 대를 펴고 앉아 있다.

제방에 서서 포인트를 탐색을 하는데 한사람이 밤낚시를 하려면
자기 자리에 앉으란다. 철수를 한단다.
가방에 매고 옆으로 가니, "정보를 알고 왔습니까?"하고 묻는다.
나처럼 아담한 키에 미소가 잔잔한 중년의 신사다.
"아니오, 그냥 여기에 저수지가 있다길레..."
"어디서 오셨습니까?"
"안동에서 왔습니다.?"
"그럼 혹 안동어뱅이 아닌가요?" 옆에 사람이 묻는다. 놀랍고 반갑다.
"뉘신지?"
"나는 그냥 들어가는 사람이고 이 사람이 [무워리] 입니다."
"아! 무월님, 반갑습니다. 왜 가시려고요?"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대구리님이 추천을 하면서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본인을 만났으니..."
"나 대신 월을 하십시오."
"無越을 有越로 네임을 바꿔야 되겠네요."
"남들이 그냥 워리로 하래요. 강아지 이름인데..."
"그럼 多越로 하시지요. [다워리]

무워리님을 가시고, 친구분(치과원장)과 동서 그리고 어뱅이가
오늘 이 저수지를 작살을 내기로 결의를 하고 준비를 한다.
해가 지고 8시, 11시30분에 월을 했다는 무월님의 말을 새기며
8대를 편다. 좌로 4대는 새우찌에 굵은 새우를 달고,
우측의 4대는 긴 찌에 옥수수를 달았다.
이제 해가 넘어가면 되는데, 몇 칸 대에서 월이 나왔는지 물어볼걸....

원장님은 나의 좌측에 8대를 펴고
동서는 제방에서 멍텅구리 끝보기를 한단다.
찌낚시를 하라고 해도 끝보기 2대 찌낚시 1대를 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라면과 김밥, 소주로 결의를 다시 다지고
자리에 앉는다. 이제 찌만 솟으면 된다.

원장님이 몇 수를 올리는데 7~8치가 되는 것 같다.
서로 찌는 보이지만 오고 가려면 둘러서 가야되기에
그냥 물소리만 듣는다.

8시경, 3.2대 옥수수에 긴 찌가 우아하게 솟는다.
첫 입질은 끝까지 보는 것이 어뱅이 습관이다.
끝까지 기다리다 강하게 챔질을 했더니 제법 힘은 쓴다.
마수걸이 8치! 음 좋군.
첫 붕어는 무조건 입맞춤하고 물 속으로 돌려보낸다.
'형님이나 부모님 오시라고 그래라.'

옆에 있는 다른 3.2대를 얼른 옥수수로 무장을 하니
무거운 새우찌를 점잖게 올린다. 9치! '다음은 10치가 물어라.'
그러나 계속 7~8치만 올라온다.

12시경, 동서는 차로 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물을 노려야 한다.
동서가 란탄을 들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이 신경  쓰였고
원장님 보기에도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 후, 원장님 찌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철수를 하나보다.' 생각을 했는데 자러 가는 모양이다.
맞은 편에 릴꾼이 1명 들어오고 이제는 혼자다.

밤 1시 무렵, 3.2대에서 스물스물 솟아오르는 찌를 보고
잠자던 산새가 놀라도록 강한 챔질을 했다.
대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쭉! 쭉! 당기던 놈이 옆으로 짼다.
이리저리 몰아가는데 옆에 있던 줄을 걸었다.
물 속에 케미가 2개 딸려온다.
그러다가 옆 대의 바늘이 수초에 걸렸다.
아무리 해도 안되겠다.
하는 수 없이 미리 펴둔 긴 바다 떨채를 들이댄다.
좀 창피하다. 아무도 안 보기 천만 다행이다. 
랜딩 시킨  넘을 손으로 재본다. 또 창피하다.
'월!. 아니야, 턱걸이, 음 그렇다고 치자. 턱걸이.'
혼자서 별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빵보다 길이가 무척 길다. 오리지날은 원래 길이가 길다.

3시경 새우대만 그냥 두고 잠을 자고, 6시에 일어나서 대를 점검하니
새우를 넣어둔 2.6대 수초 속에 박혀 있다. 새우만 먹고 도망을 갔다.
그 놈은 분명 대물이었을 것이다. 잠을 자지 말걸.... 아쉽다.

날이 밝으니 잔챙이가 올라오고 원장님도 철수를 하는데
동서는 이제야 증층으로 손 못을 보면서 집에 갈 생각을 않는다.
대구에서 한 팀이 대회를 한다고 7~8명이 들어오고
점심을 먹으며 같이 먹자고 불러서 염치불구하고
어탕에 뜨거운 밥을 말아서 소주를 반주로 땀흘리며 걸식을 하고
혼자서 온천장으로 가서 2시간을 자고 오니 동서는 그때까지 앉아있다.

대회를 하면서 옆 사람에게도 점심을 같이 먹자고 불러주신 분들게
감사를 드린다. 낚시꾼은 그게 좋다. 물가에서 만나면 누구나 친구다.
낚시회 이름이라도 물어 봤어야 했는데...
 
오후 3시, 대를 접었다. 24시간의 야간 낚시.
턱걸이로 만족을 하지만 무월님, 그리고 친구인 원장님을 만나고
동서와 오랜만에 집안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어탕도 걸식을 하고
가을 하늘과 갈대꽃을 구경하고 돌아와 세상 모르게 잠에 빠진다.

다음주는 어쩌나?
마누라에게 단풍구경이라도 시켜줘야 하는데.... (끝)


추천 3

1등! 뚝새 02-10-14 15:36 IP : 60ddd5f9dd00543
안동어뱅이님!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조그마한 소류지에서의 환상 조행이 눈에 선하군요...^^
마릿수에 월척까지...
정말 부럽네요..^^

저는 서울꾼입니다만, 대물낚시 한답시고 최근 두어 달 동안 형님과 함께 영남지방의 크고작은 저수지로 열심히 출조하였건만 대물붕어는 고사하고 밤새 입질 한 번 제대로 못보고
뒤지게 고생만 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초보 대물낚시꾼(?)입니다.

10월 26일, 올해 마지막으로 형님과 함께 경북지역으로 출조할 계획인데 어디 추천해 주실만한
데가 있는 지 염치 불구하고 여쭙니다.
조행기에 남기신 곳도 좋고요...^^
아.. 지독한 꽝행진에 경북지방의 붕어들이 미워집니다.^^
추천 0

2등! 안동어뱅이 02-10-14 16:01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아직 2주가 남았군요. 봄, 가을에는 수시로 조황이 변하기 때문에
아직 저수지를 추천하기는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경북 의성지역에서 간혹 월척이 나옵니다.

출발하기 2일 전 쯤 메일을 주시면 나름대로 추천을 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soo2375@yahoo.co.kr입니다.
추천 0

3등! 무워리 02-10-14 23:41 IP : 60ddd5f9dd00543
어뱅이님 반가웠구요. 낚시터 쓰레기 줍는 모습이 너무 조보였슴다.감명받았구요. 무조건 본 받겠습니다. 손맛이래도 보셨다니....다행이구요 담에도 물가서 뵈었으면....
추천 0

물사랑 02-10-15 08:39 IP : 60ddd5f9dd00543
어떤 선배가 호인야어라고 하더군요.
좋은 사람을 낚고 좋은 밤을 낚고 좋은 고기를 낚는다고요...
어뱅이님께선 셋을 다 낚으셨네요.
축하 드립니다.
추천 0

붕대물 02-10-15 12:47 IP : 60ddd5f9dd00543
*안동어뱅이님....!!
소류지!!
그 호젖하고 물속에 참한 산들이 살포시 숨바꼭질 하고
하얀 가을구름과 파아란 하늘이 살고있는 소류지가 눈에 선합니다.
아름답고 참한 글들(어뱅이님,물사랑님......등등)을
늘 공짜로 탐독 하다보면
시간없어 대 못 담그는 날에도
그 이슬 영롱하게 내리는 밤들이 가슴으로 달려 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포항땅에 가을비가 살포시 내려와
다큰 사내의 가슴을 어릴적 가슴속에 묻어두고 내내 아쉬워 했던
그 코흘리던 이웃집 순이가 생각나는 향수에 젖게 만들더니
한낮의 하늘은 완전한 가을을 노래합니다.
어뱅이님의 글을 이곳에서...또 넷스포타운에서도 공짜로
자주 접하면서 즐낚하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읽고 다시 이번 휴무일에 청통 소류지의 대물터로
떠날 생각을 굳혀 봅니다.
늘 건강 하시고 즐낚 하시옵기를.........(^0^)
추천 0

꽝조사 02-10-16 18:27 IP : 60ddd5f9dd00543
안동어뱅이햄이 여기도 자주 오시네요.
저도 가끔 눈낙수할라꼬 오는디...
손맛 보셨다니...그저 좋슴돠~
nt 포항지주 꽝~임돠~
추천 0

heronks 05-11-10 16:48 IP : f73c14b2c3723ea
저도 안동사람인데... 반가워요~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