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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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행복한 밤... 그리고 행운의 아침

하루살고 IP : 8025a88ed1c46c2 날짜 : 2002-11-25 20:00 조회 : 4875 본문+댓글추천 : 0

쿵쾅 쿵쾅 심장이 요동친다.
드디어 고대하던 한밤의 별과 물안개 그리고 찌 목욕을 생각하니
가슴이 뛰어도 너무 뛴다.

2002.11.22  가슴뛰는 하루

24일은 한달에 한번 정도 있는 당직날
여러님들의 조행기를 읽으며 대리 만족을 느끼다가
날이 너무 좋아 이번 당직에는 병을 고치려 맘을 먹었다.
음..... 사전 공작을 우찌 할까나
마눌님에게 무슨 명분을 세울까?
이리 저리 고민하다가 수화기를 든다.
환자 : 음..... 내다
마눌 : 엉
환자 : (마음이 급한게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이번주 일 없나?
마눌 : 고모댁 아가 돌이라 하던데...
환자 : 갈꺼야?
마눌 : 가긴 가야 하는데 자기 근무잖아.... 어떡하지?
환자 : (순간적으로 짱구를 돌린다) 아버님 가시잖아...
        같이가지....
마눌 :  그럴까?
환자 : (넘 기뻐) 그래라 ..  몸도 피곤하고 머리도 식힐겸
        낙시좀 가야겠다.
마눌 : 그래 그럼
아니 이리도 쉽게 끝나다니 한편으론 허무하다.

마눌님 허락을 얻어 이번주는 집에 안가도 되고 별르던 낙시를 갈수 있게 됬는데
이런 기회를 어찌 활용할까?
월척님 뚝새님 물사랑님에게  급한마음에 쪽지를 보낸다
물사랑님에게 2개의 저수지를 소개받고(감사)
주변 탐방해서 2개의 저수지 약도를 구했다.
말이 경산에서 근무하지 약방하나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나에게는
생소한 길이다.
자 내일이면 출발이다. 새벽 2시까지 낙시대 정비하고 방한 준비하고
다시 점검하고 잠자리에 든다.(월척을 꿈꾸며.....)

2002.12.23 행복한 밤

오후 1시 근무를 허둥지둥 마치고 네발이를 끌고 약도하나 운전석에 놓고 출발
어찌해서 금호읍까지 찾아간다.
미끼를 구입하려 낙시점에 들러 어제 결정한 불암지를 물어보니
사장님의 말씀이 이근처 대미지로 가보라 한다.
귀얇은 나로서는 그래 한번 가보고 아니면 불암지로 가지 뭐......하는 생각으로
대미지에 도착하니 제방쪽에 조사님들이 꽤 많이 자리하고 계셨고
반이상이 멋진 붕어(8치에서 월척으로 보임)들을 살림망에 넣어 놓고 계셨다
우\\와\\    그래 이곳에서 나도 손맛좀 보자.....
결국 불암지로 가기로 한 당초의 생각은 온데 간데 없고
붕어 얼굴에 현혹되어 그만 자리에 눌러 안고 말았다.
2.5 3대 3.0 1대를 장전하고 밤낙시 준비를 마치니 15명 정도 되던 조사님들이
하나둘 철수 하신다.
손에는 빵좋은 붕어 두어마리씩 들고 철수하시는 님들을 보니
또 심장이 쿵쾅 거린다.
주변 정리하고 저녁 8시쯤 저녁을 먹고 본격적인 밤낙을 시작
20분정도 흘렀을까 3번째 2.5가 꿈적거린다.
얼라? 반마디만 살짝 움직이다.  감감 무소식
조금있다 또 조금 움직인다 .  그리곤 감감 무소식
음...  다음엔 바로 채야지.....
미동도 없다. 밑밥을 여러번 갈아줄때 까지도 소식이 없다.
저녁엔 안되나?
하는을 보니 밝은 달이 머리위에 있다
달때문인가?
어제 잠을 설친 탓에 졸음이 몰려와 일단 철수후 새벽을 노리기로 하고
차에가서 2시까지 한숨 때린다.
알람에 놀라 일어나 체조한번 하고 다시 재장전
아직도 달은 밝다.
3시 넘어 좌측 2.5가 또다시 꿈적 거린다.
반마디 정도 한번 올리다 또 무소식이다.
이상하다.....
그러기를 새벽 안개 필무렵까지 계속이다.
이상하다....  채면 없고.....  찌도 안올리고..... 이상하다.
손도 너무 시려서 글루텐도 이젠 만지기 싫고 옥수수로 교체해서
담가뒀더니 꿈적안한다.
에이 포기하고 잠이나 자자....
1시간 정도 졸다보니 새벽안개가 몰려오고 있다.
안개에 휘싸여 초리대도 안보인다.
음 낙시하긴 틀렸구먼........
안개가 조금씩 옅어질 무렵 나는 이세상에서 가장 멋진 순간을 경험한다.
낙시대와 조금 떨어진 찌를 제외한 모든 주변이 안개에 휩싸여
마치 구름속에서 낙시를 즐기는 신선이 되고 만 것이다.
그간 많지는 안았지만 밤낙을 즐기면서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비록 실력이 없어 붕어 얼굴은 못봤지만
그래도 행복한 밤이었다.....

2002.11.24 행운의 아침
새벽의 풍경에 취해 미친X처럼 비실 비실 웃고 있는데
마을의 어르신 한분이 다가오신다.
어르신 : 밤낙 했는교?
환자 : 네 ...
어르신 : 좀 잡았는교?
환자 : 아뇨....  실력이 없어서요...  조금 올리다 말아서 채면 없고 이상하네요..
어르신 : 이곳사람이 아닌가베?
환자 : 예
어르신 : 여긴 그리해선 고기 못잡아... 밤새느라 고생했네...
환자 : 예...  그래도 아침에 좋은 풍경봐서 기분은 좋습니다.
어르신은 자리를 살피시러 제방을 둘러보시고
출근 시간에 맞추려고 주변 청소를 하고 있는데 또 가까이 오신다.
어르신 : 왜 갈려고? 낮에 잘나오는데...
환자 : 예 근무시간이 다되서요 오늘 당직이거든요..
청소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어르신은 바로 옆자리에
앉으신다.
그리고 잠시후에 행운의 아침을 맞게된다.

어르신 말씀을 옮기자면...
이곳 대미지에서 낙시한번 하면 다른곳에는 못간단다.
손맛이 달라서...  (하긴 어제 본 놈들을 생각하면 어깨가 떡 벌어진게
조폭 같더니만... )
밑밥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르고 채비와 챔질 방법등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주신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앉으신지 10분만에 8치 붕어를 땡기신다.
우왓!!!!
이럴수가.....
사무실에 전화하여 조금 늦는다고 핑계대고
어르신의 말씀대로 채비를 바꾸고 다시 시작
아니 이게 웬일이니.... 조금있다 입질이 바로 온다.
일러주신대로 반마디 꿈적일때 바로 챔질
세상에나 세상에나 8치 붕어가 바로 올라오다니...
가슴깊이 존경심을 담아 어르신께 감사올리고
붕어랑 뽀뽀한번하고 방생...
정말 행운의 아침이었다.

@추신@
물사랑님이 바쁜시간을 내어 추천해주신 저수지를 안가고
귀얇게 대미지로 출조한점 사과 드리며
올해 손맛 못보신 조사님들을 위해 간략하나마 대미지의 붕어 얼굴을
보는 법을 올립니다.
포인트 : 제방 및 제방 우측 (반드시 생자리를 만드실 것)
낙시대 : 2.5이상
바늘 : 붕어 7호 이하
미끼 : 글루텐 3호(이맘때만 입니다)
챔질 : 블루길 입질처럼 깔작거리는데 채면 8치 이상임다.
        (어르신 말씀에 의하면 추석이후 하루밤에 월척급으로 30수 이상
          하셨답니다. 다음날 파스 붙이셨데요...)
다시한번 지면을 빌어 그날의 어르신께 감사드리고
청소열심히 하세요....
젊은 친구가 청소를 넘 열심히 하고 밤고생 했다고 비법을
전수해 주셨으니까요....
추천 2

1등! 설촌 02-11-25 21:33 IP : 60ddd5f9dd00543
안녕하십니까? 설촌입니다...

대구경북의 여러(비록 3~4개지만요...) 못들은...
저같은 설촌넘들에겐 여러 가지 청량제(?)가 되곤 합니다...

좋은 공기, 경치, 멋진 밤도 좋지만 간혹 못 바로 옆에서 만나 뵙는...
동네 어르신들입니다...

요번에 갔었던 그 못에서도...
도착하자마자 양말도 없이 슬리퍼를 신으신 동네 어르신을 뵈었져...
제가 "어르신... 발 안 시리세요?"하자 어르신은 "응... 땀이 마이 나서..."하십니다...

그리고 한 10분쯤 얘길 나눴는데...
사실 무슨 얘길 했는지 모릅니다... 설촌넘이라고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습니다...
어르신은 계속 "어데... 서울서..."하시고...(거의 10분간..)
전 "멀어도 여기 오면 좋아요...공기도 좋고...어르신들도 뵙고..."

늘 그렇듯...
동네 어르신들과 서로 다른 얘기만 하고 다니지만...
(어쩌면 저만 이해 못 하는지 몰라요...ㅋㅋㅋ...)

너무 좋습니다...
찌들지 않은 맑은 공기... 그림좋은 풍경들...
이래서 무작정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천 0

2등! 물사랑 02-11-26 09:24 IP : 60ddd5f9dd00543
하루살고님 더 좋은곳을 다녀 오셨으니 다행 입니다.
세밀한 소개도 많은분들께 도움이 될것입니다.
이곳에 오래 근무 하시면서 좋아 하시는 낚시도 더 다니시면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추천 0

3등! 강산지기 02-11-26 19:23 IP : 60ddd5f9dd00543
곡사포 부대에 점령 당했고요, 그기다 오후부터 배수가 시작되었슴니다 찬기운 속에서도 찌를 밀어 올리는 붕순이가 참 고맙더니, 아쉽네요
겨울에 왠 배수인지 모리겠지만 .....
추천 0

탈퇴한회원 02-11-27 13:14 IP : 60ddd5f9dd00543
이런 낭패로군요...
겨울에 배수라...
무슨 이유가 있겠지요
제가 갔었던 날에도 곡사포 부대가 3팀 있었는데
좌우측에서 연신 쏴 대더군요...
소문에 얼마전에 M급 잉어가 나왔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요란하지요?
그래도 붕순이 얼굴 한번 보셨다니 다행이네요....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