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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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소류지에서.

바람소리 IP : 49d717e4142e439 날짜 : 2002-11-25 20:32 조회 : 4485 본문+댓글추천 : 0

어제 집에 있자니, 갑갑증이 나서 주간 낚수를 댕겨 왔습니다.
아홉시 좀 넘어서 집을 나서니, 저수지에 열시쯤 닿았네요.
목적지는 지난 여름, 준척들의 근사한 찌 올림을 선사한 산속 소류지입니다.
요즘 같은 철에 붕어 보기는 어려울거 같구,
조용한 산골에서 물구경이나 할라구 나선 걸음이었죠. 날두 좋구 해서,,,
뚝방에 올라보니, 저수지를 둘러싼 고적한 산자락과
잔잔한 수면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헌데, 물색이 너무 맑네요. 한 길쯤 되는 물속 말풀이 다 들여다 보입니다.
무너미 앞에 전을 폅니다.  3.0, 3.6, 3.0, 2,6 네대.
밤낚수 댕기던 채비 그대루, 붕어 12호 외바늘에 4호 줄,,,
지렁이 대여섯 마리 꿰어 던져둡니다.
찌가 초릿대 앞 1미터 남짓한 곳에 서네요. 수심이 3.5 ~ 4m 정도.
바람 한점 없이 거울같은 수면위로,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고,,,
소인에겐 나른하니, 잠이 쏟아집니다.
산골 좋은 물도 보구, 대두 담구었으니,,,
의자를 한껏 제끼구, 한낮의 오수를 즐깁니다.
잠시후, 까치 나는 소리에 깨오보니, 정오가 가까워 오더군요.
찌는 요지부동, 미동도 안했네요. 역시나,,,
지렁이 낚시에 세 시간째 입질이 없으니,
전을 걷을까하다가, 건너편 뗏장밭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전 햇살이 좋으니, 연안쪽 수초지대두 괜찮을듯하여, 보따리 싸서 이사합니다.
집에선 이불두 안개는 눔이, 낚수만 오믄 디기 부지런해집니다.
대개 그러시죠, 조사님들두,,, ^^
받침대루 대충 바닥을 고르고, 뗏장 넘어 3.0, 2.6, 2.3 세대를 붙입니다.
누렇게 뜨긴 했지만, 아직 뗏장이 형태를 간직하구있더군요. 물색두 괜찮은 편.
이십분쯤 지났을까, 3.0대 찌가 들고 일어나는게 보입니다.
스무스하게 주우욱,,,  톱까지 올리다가 슬그머니, 내립니다.
이것은,,, 제가 기다리던 그눔,,, 은 아닙니다. 징거미같더군요.
한마디 올려서 바르르, 또 한마디 올려서 바들바들,,,.
반마디 잠겼다가, 두 마디 올리기두 하고. 옆으로 슬슬 기어가기두 합니다.
느닷없이 쑥 올렸다가, 스르르,,, ㅡ,ㅡ
제가 알고있는 모든 입질을 오분 사이에 다 봤습니다.
아마 이런 계절에 찾아온 소인에게,
징거미가 특별히 준비한 "쌩쇼"를 선사하는듯 했습니다,,, ^^
밤낚수 같으면 띠발 띠발 했을건데, 낮에 보니 그런데로 재밌더군요.
무료하지두 않구해서, 의자 제끼구 감상했습니다.
' 그래, 기특한 눔들, 내년엔 4짜랑 상면하게 해주마. 똥꼬에 바늘 끼워서리,,, ㅎㅎ '
삼십분 쯤 찧구, 까불더니 잠잠 합디다.
건져보니, 그 많던 지렁이는 어디로 갔는지,,, 멜롱입니다.
네시까지 징거미 밥이나 주자 싶어서, 뎃마리 끼워서 같은 자리에 던집니다.
잠시후, 예의 그 입질이 다시 시작됩니다.
한참을 그러길래 담배 한가치 무는데, 찌를 들구서리 옆으로 게걸음을 칩니다.
설마 하면서도 대에 손이 가는군요. 낚아채는데, 뭐가 휙, 날아옵니다.
첨엔 나무 이파린줄 알았습니다. 중지보다 조금 클까, 싶은 붕애더군요.
세상에,,,
요런 눔이 어째 이 큰바늘을 이리두 정확히 물고 올렸을고,,,?
 - 당신을 대구리 후보로 임명합니다,,, ㅎㅎㅎ -
붕어 얼굴 보여준거랑, 제대루 찌를 올려준게 기특해서
볼기 한대 때리구 귀가 시킵니다.
대를 담그고, 다시 껄떡거림이 시작됩니다.
앉은 자리가 불편하여 의자를 젖히니, 쏟아지는 햇살에  몸이 노곤해집니다.
놈은 여전히 찌를 들구, 내리구,,, 돌리구, 툭툭 치구, 슬며시 끌기두 하구
주우욱 올렸다, 슬며시 내리구, 반마디쯤 살풋 잠기기두 합니다.

그러던 한순간,,,

찌가 45도 각도로 기울어지더니, 물속으로 순식간에 빨려들어갑니다.
앗 뜨거라, 싶은 맘에 대를 쥐고 사정없이 제낍니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물위로 떠오른 눔이 허연 배를 보여주면서 뒤집습니다.
! ! !
수면위로 보이는 눔의 빵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눔은 뒷집 바둑이랑 이름이 같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잠시, 그눔의 자태를 감상하는 찰라,,,
순간적으로 2.6대 쪽으로 몸을 뒤틉니다.
아쉽지만, 제 스타일대루 강제 집행해야겠습니다.
뗏장위로 사정없이 스키를 태웠습니다. 외바늘이라 걸릴거두 없는지라,,,
눈앞에서 본 녀석은 정말 잘생기기는 했지만, 워리에는 못 미칩니다.
아쉬움에 줄자를 들이대니, 25입니다.
동절기를 대비해서 양분을 많이 축적해서인지, 빵이 상당합니다.
초봄, 산란철 알밴 모습 그대로인거 같습디다.
네시 철수 예정이 그눔땜에 한시간 연장됐내요.
혹시나 하구, 쪼아보지만,,, 역시나 입니다.
네시에 벌써 맞은편 산머리에 해가 걸리구, 찬기운이 스칩니다.
어둠이 내리는 뗏장밭 앞, 찌 바루 앞으로 덩치들이 슬몃 떠올라 
고운 파문을 그리더군요.
헌데, 살림망에 담긴 워리 후보는 한시간째 죽은듯이 미동도 않더군요.
그만큼 붕어의 활성도가 낮아졌다는 얘기겠지요.
아쉬움에 대를 접으믄서, 녀석을 뗏장밭 앞으로 공중제비 시킵니다.
' 한 오년 뒤에나 보자꾸나. 그동안 아자씨들 새비에 꼬시키믄 안된데이.
  아니다, 오년동안 멜롱만 시키거래이,,, ㅎㅎㅎ '
밤낚수할 여건이 못되서, 내려오긴 했지만,,,  자꾸 뒤돌아봐 지더군요.
아쉬움에 뒤돌아본, 황혼녘 산골 저수지는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여러 조사님들, 추운 날에 몸 건강하시구, 즐낚들하십시오.
그리구, 채비도 단디 손질해두시구요.
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았겠지요.
특히 꾼들에겐,,, ^^
추천 2

1등! 설촌 02-11-25 21:37 IP : 60ddd5f9dd00543
안녕하십니까? 설촌입니다...

낮에도 편하게 낚술하실 수 있는...
근거리(대구,경북)에 사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만약 제가 대전에만 살았어도...
저녁 6시 퇴근하면...
야근 한답시고...
양복입고 장화신고... 낚수 할 겁니다...
집에 갈 땐... 깨끗한 구두 신고... "어휴... 회의가 길어져서..."하면서요...
다행이져... 새우, 콩, 지렁일 쓰면... 떡밥 냄샌 안 나니까요...
마눌님이 손 냄새 맡으면 어쩌요???

허거덩...
울 마눌님이 월척 사이트 간혹 보는데... 어쩌죠?
할 수 없져...

즐낚..즐일...하셔여...
추천 0

2등! 물사랑 02-11-26 09:19 IP : 60ddd5f9dd00543
아이디가 멋진 사나이답게 마치 허허로운 바람같은 조행을 다녀 오셨군요.
물만 보러 가셨다가 붕어까지 보셨으니
이문이 컸습니다.

설촌님 양복입고 장화신고 낚시 하지 마시라고 서울에 사시게 되었나 봅니다.
참 다행한 일이지요.
그모습으로 다니셨다면 뉴스데스크에 나오실테니까요...
추천 0

3등! 바람 따라 02-11-26 17:42 IP : 60ddd5f9dd00543
바람 소리 님께
먼저 사과 말씀 올립니다

저는 옥포 홈피에 자주 들락 거리는 손 국희 라고 합니다
오늘 무심코 본 사이트에 들어와서 노닐던중 물사랑님의
글에 꼬리 달 일이 있어 몇자 적으려
ID 를 "바람소리 " 라 하여 사용 하였읍니다

사용 하고보니 스스로 맘에들어 ID 를 바꾸기로 맘 먹었는데

조행기 읽어 내리던중 님의 ID 를 발견 하였읍니다
죄송합니다 ...상당히 유사 하네요 !

결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계속 사용 하고 싶은데
허락 하실수 있으실 런지요 ?

대신 이 홈피에서는 가능한 글 올리지 않겠습니다
추천 0

바람 따라 02-11-26 17:46 IP : 60ddd5f9dd00543
착오

...".바람 소리" 가 아니고
" 바람 따라" 로 사용 코자 합니다
추천 0

바람소리 02-11-26 20:47 IP : 60ddd5f9dd00543
여러 조사님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바람 따라님두요,,, ^^
저두 전에 다른 님께서 같은 아뒤를 쓰셔서, 아뒤 바꿨죠.
낚수 얘기들으믄 됐지, 아뒤 같으믄 어떻습니까.
바람 따라 님두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구요.
그리구, 월척님,,,
조행기가 넘 딱딱할거같아서, 좀 웃자구 한 소리랍니다.
오해없으시길 ,,,
조사님들 시간나시믄, 물가에 함 나가보세요.
그냥 물구경하는거두 좋습디다.
추천 0

바람 따라 02-11-26 21:25 IP : 60ddd5f9dd00543
님의 아량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옥포 홈피에도 방문 하셔서 좋은글 많이 올려주십시요

요즘은 조행기 읽는 재미로 소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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