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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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일까? 회한의 회룡지
지난 토요일, 퇴근 후 전광석화 같은 동작으로 짐을 챙겨 집을 나선
시각이 오후 2시 정각....
5시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출발 요이땅!
언제나 그렇듯이
정속주행! 안전운전! 양보운전! 방어운전! 흥분금물! 안전거리유지!를
마음속으로 되내이지만 막상 도로에 올라서면 그게 맘대로 되질 않는다.
집에서 문경 회룡지까지의 거리는 대략 200km 정도.
그 중 고속도로 구간이 100km, 나머지 절반 정도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 구간이다.
출발 직후엔 사구칠을 꿈꾸며 시원스런 쾌속 질주가 이어지지만 이내 차량 증가로 인해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더구나 호법분기점에서부터 모가정류장까지의 약 5km 구간은 최악의 정체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만 거의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증평IC를 나와 괴산 지역을 지나는 동안은 서행차량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관광모드로 변신해야 하고 괴산을 지나면서 두어 군데 교통경찰이 상주하는
지점까지는 도끼눈을 뜨고 저 먼곳까지 살펴야 하는 마의 구간이다.
어디에 교통경찰이 있을 지 몰라서다.
이 구간을 지나 이화령 터널을 경유, 회룡지 초입의 산북면까지 가는 코스는
바야흐로 쌔리밟아야 하는 고속주행 구간, 마지막 산북에서 회룡지까지의 코스는
중고속의 완만한 코너링 구간이다.
위성 GPS의 도움과 수차례에 걸친 조행으로 이 구간에 대한 도로정보 및
코스 난이도, 교통경찰 출몰지점 등 각종 데이터가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어서 과속스티커가 날아올 걱정은 없다.^^
겨우겨우 회룡지에 도착하니 다섯시 반이다.
회룡지엔 이미 어둠이 내려 어둑어둑하다.
차를 공터에 세워놓고 일단 포인트 탐색차 전에 앉았던 자리로 가보니
이럴수가....
벌써 어느 조사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워매 허탈한 거!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인천에서 오신 조사님들인데 오늘이 3일째라고 하신다.
업무차 이 근방에 왔다가 인근의 우본지를 거쳐 오늘은 여기로 오셨다고...
결국, 옆 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2, 2.4, 2.6, 2.8 ,3.3, 4.0, 4.4 이렇게 7대를 폈다.
쉴틈도 없이 잽싸게 대 펴고 텐트 치고 의자 놓을 자리 만들고 주변 정리를
해놓으니 어느새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7시 쯤 됐을까 그럭저럭 준비도 마쳤고 해서 커피 한잔 타 마시고
마눌님이 챙겨준 빵을 우걱우걱 먹고 있는데
"어 오늘은 안 자고 있네" 이러면서 형님이 텐트 안으로 고개를 쑥 내민다.
"벌써 오셨어요? 되게 일찍 왔네."
"어, 아까 형수가 전화한 게 서안동이었어."
"아, 난 또 대구에서 막 출발한다는 걸로 알고 있었지."
"입질 좀 하디?"
"아뇨, 아직요. 좀 있으면 하겠죠."
옆에 나란히 대를 펼 수 없는 상황이라 형님은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빵을 두개나 먹어치워서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형수님이 호빵과 라면을 끓여주시는
통에 배가 터져 죽는 줄 알았다.
바람은 불지 않지만 밤이 되니까 무지 춥다.
특히나 경북지방 중에서도 문경이 제일 추운 곳이니 더욱 그렇다.
텐트 속에 들어가 있는데도 춥기는 매 한가지.
오늘은 자리가 좀 불편하다.
뒷쪽이 비탈이라서 텐트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다.
의자를 최대한 낮춰 앉았지만 그래도 영 자세가 안 나오는게 편치가 않다.
아무래도 오늘은 자리가 불편해서 고생 좀 할 것 같다.
난로에 모포를 덮고 찌가 쭈욱 올라오길 상상하며 케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텐트 앞쪽으로 찬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당장은 입질도 없을 것 같고 해서 텐트 앞문을 2/3 가량 잠궈놨다.
만약 찌가 올라온다면 잽싸게 자크 내리고 대를 쳐들기만 하면 된다.
잠시 후 형님이 내 자리로 오시더니 그런다.
"혹시 비몽사몽 중에 찌 올라온다고 벌떡 일어나다가 텐트랑 같이 밑으로 굴러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괜찮아요."
12시가 넘도록 찌는 꼼짝도 안 한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입질 좀 하겠거니 했는데 영 소식이 없다.
새벽 두 시가 다 되어도 사정은 마찬가지.
옆 조사님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모양이다.
하긴, 텐트도 없고 모포도 없는 상태에서 난로 하나로 견디기엔 무리지.
새벽 2시 쯤 되었을까 옆 조사님의 맨 우측 대의 케미가 쭈우욱 올라오더니
옆으로 살살 끌려간다.
어어... 잽싸게 옆자리로 가서 대를 들었더니 좀 힘을 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내 날으는 붕어가 되어 발 아래로 떨어지는데 손바닥만한 넘이다.
살림망에 넣어 넣고 지렁이를 달아 던져두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왔다.
혹시나 내 자리에도 입질이 올까 싶어 숨죽여 기다려봤지만 허당이다.
결국 내일 올라갈 것을 생각해서 잠깐 자두기로 하고 핸드폰 알람을 5시로
맞춰놨는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으악 7시 반이다.
늦었다 싶어 부랴부랴 형님을 깨워 다시 밖으로 나와 앉았다.
이제 곧 입질이 오겠지 싶어 미끼를 모두 새로 갈아주고 좌에서 우로 다시 우에서
좌로 찌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도 어김 없이 저수지 전역엔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이렇게 물안개가 환상적으로 피어오를 때 찌가 쭈욱 올라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해가 중천에 뜨도록 입질이 없다.
낮에는 좀 나올까 기대했지만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오늘도 틀렸구나 싶어 이제 그만 철수하려고 짐을 꾸렸는데 긴 대 한 대씩만 가지고
변소 앞으로 가보자고 형님이 그런다.
처음 회룡지에 왔을 때 변소 앞에 앉아 형님이 재미를 좀 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련이 좀 남았었나보다.ㅋㅋㅋ
한 이십분을 그렇게 양지 바른 곳으로 옮겨 지렁이를 달아 던져 넣었지만
역시 찌는 꼼짝을 않는다.
결국, 마지막 물낚시를 이렇게 꽝으로 마감하고 벌거벗은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회룡지를 뒤로하고 철수길에 오른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겠지????
꼬랑지...
그날 저는 완전한 꽝이었지만 그나마 형님은 손바닥만한 붕애 한 마리 걸었음돠.^^
근 5~6주 만에 처음으로 붕어 구경하는 것이네요.
내년에는 꼭 월척조사 반열에 올라야 할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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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새님...결국 조꽝하셨었군여...
님께서 승전보를 핸펀 문자로 주시면...
제가 바로 실시간으로 올리려고...
컴켜놓고 밤샜는데...
님은 그 시간에 알람 맞추고 주무시다니....
우째 그런 일이...
뚝새님...빅뚝새님...
결국 2002년을 마감하셨군여...
헉.... 빅뚝새님도 못에서 뵜어야 했는데...
내년을 기약하져...
참 글고... 뚝새님...
저 어쩌면 요번 주 가려는데...(이기 미친나...)
시간이 된다면여...(돌아삔나...)
붕어에게 한 마디 해야줘...(내 아를 나아도...)
ㅎㅎㅎ.
즐일...즐상낚...즐눈낚하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