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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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일까? 회한의 회룡지

탈퇴한회원 IP : 01532449f96bbcc 날짜 : 2002-12-02 23:17 조회 : 4580 본문+댓글추천 : 0

요 몇일 날씨가 따뜻하길래 기어이 또 형님을 꼬셔서 회룡지로 달려갔다.
지난 토요일, 퇴근 후 전광석화 같은 동작으로 짐을 챙겨 집을 나선
시각이 오후 2시 정각....

5시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출발 요이땅!
언제나 그렇듯이
정속주행! 안전운전! 양보운전! 방어운전! 흥분금물! 안전거리유지!를
마음속으로 되내이지만 막상 도로에 올라서면 그게 맘대로 되질 않는다.
 
집에서 문경 회룡지까지의 거리는 대략 200km 정도.
그 중 고속도로 구간이 100km, 나머지 절반 정도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 구간이다.
출발 직후엔 사구칠을 꿈꾸며 시원스런 쾌속 질주가 이어지지만 이내 차량 증가로 인해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더구나 호법분기점에서부터 모가정류장까지의 약 5km 구간은 최악의 정체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만 거의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증평IC를 나와 괴산 지역을 지나는 동안은 서행차량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관광모드로 변신해야 하고 괴산을 지나면서 두어 군데 교통경찰이 상주하는
지점까지는 도끼눈을 뜨고 저 먼곳까지 살펴야 하는 마의 구간이다.
어디에 교통경찰이 있을 지 몰라서다.
이 구간을 지나 이화령 터널을 경유, 회룡지 초입의 산북면까지 가는 코스는
바야흐로 쌔리밟아야 하는 고속주행 구간, 마지막 산북에서 회룡지까지의 코스는
중고속의 완만한 코너링 구간이다.

위성 GPS의 도움과 수차례에 걸친 조행으로 이 구간에 대한 도로정보 및
코스 난이도, 교통경찰 출몰지점 등 각종 데이터가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어서 과속스티커가 날아올 걱정은 없다.^^

겨우겨우 회룡지에 도착하니 다섯시 반이다.
회룡지엔 이미 어둠이 내려 어둑어둑하다.
차를 공터에 세워놓고 일단 포인트 탐색차 전에 앉았던 자리로 가보니
이럴수가....

벌써 어느 조사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워매 허탈한 거!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인천에서 오신 조사님들인데 오늘이 3일째라고 하신다.
업무차 이 근방에 왔다가 인근의 우본지를 거쳐 오늘은 여기로 오셨다고...

결국, 옆 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2, 2.4, 2.6, 2.8 ,3.3, 4.0, 4.4 이렇게 7대를 폈다.
쉴틈도 없이 잽싸게 대 펴고 텐트 치고 의자 놓을 자리 만들고 주변 정리를
해놓으니 어느새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7시 쯤 됐을까 그럭저럭 준비도 마쳤고 해서 커피 한잔 타 마시고
마눌님이 챙겨준 빵을 우걱우걱 먹고 있는데
"어 오늘은 안 자고 있네" 이러면서 형님이 텐트 안으로 고개를 쑥 내민다.
"벌써 오셨어요? 되게 일찍 왔네."
"어, 아까 형수가 전화한 게 서안동이었어."
"아, 난 또 대구에서 막 출발한다는 걸로 알고 있었지."
"입질 좀 하디?"
"아뇨, 아직요. 좀 있으면 하겠죠."

옆에 나란히 대를 펼 수 없는 상황이라 형님은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빵을 두개나 먹어치워서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형수님이 호빵과 라면을 끓여주시는
통에 배가 터져 죽는 줄 알았다.

바람은 불지 않지만 밤이 되니까 무지 춥다.
특히나 경북지방 중에서도 문경이 제일 추운 곳이니 더욱 그렇다. 
텐트 속에 들어가 있는데도 춥기는 매 한가지.
오늘은 자리가 좀 불편하다.
뒷쪽이 비탈이라서 텐트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다.
의자를 최대한 낮춰 앉았지만 그래도 영 자세가 안 나오는게 편치가 않다.
아무래도 오늘은 자리가 불편해서 고생 좀 할 것 같다.

난로에 모포를 덮고 찌가 쭈욱 올라오길 상상하며 케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텐트 앞쪽으로 찬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당장은 입질도 없을 것 같고 해서 텐트 앞문을 2/3 가량 잠궈놨다.
만약 찌가 올라온다면 잽싸게 자크 내리고 대를 쳐들기만 하면 된다.

잠시 후 형님이 내 자리로 오시더니 그런다.
"혹시 비몽사몽 중에 찌 올라온다고 벌떡 일어나다가 텐트랑 같이 밑으로 굴러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괜찮아요."

12시가 넘도록 찌는 꼼짝도 안 한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입질 좀 하겠거니 했는데 영 소식이 없다.
새벽 두 시가 다 되어도 사정은 마찬가지.
옆 조사님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모양이다.
하긴, 텐트도 없고 모포도 없는 상태에서 난로 하나로 견디기엔 무리지.

새벽 2시 쯤 되었을까 옆 조사님의 맨 우측 대의 케미가 쭈우욱 올라오더니
옆으로 살살 끌려간다.
어어... 잽싸게 옆자리로 가서 대를 들었더니 좀 힘을 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내 날으는 붕어가 되어 발 아래로 떨어지는데 손바닥만한 넘이다.
살림망에 넣어 넣고 지렁이를 달아 던져두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왔다.
혹시나 내 자리에도 입질이 올까 싶어 숨죽여 기다려봤지만 허당이다.

결국 내일 올라갈 것을 생각해서 잠깐 자두기로 하고 핸드폰 알람을 5시로
맞춰놨는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으악 7시 반이다.
늦었다 싶어 부랴부랴 형님을 깨워 다시 밖으로 나와 앉았다.
이제 곧 입질이 오겠지 싶어 미끼를 모두 새로 갈아주고 좌에서 우로 다시 우에서
좌로 찌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도 어김 없이 저수지 전역엔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이렇게 물안개가 환상적으로 피어오를 때 찌가 쭈욱 올라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해가 중천에 뜨도록 입질이 없다.
낮에는 좀 나올까 기대했지만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오늘도 틀렸구나 싶어 이제 그만 철수하려고 짐을 꾸렸는데 긴 대 한 대씩만 가지고
변소 앞으로 가보자고 형님이 그런다.
처음 회룡지에 왔을 때 변소 앞에 앉아 형님이 재미를 좀 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련이 좀 남았었나보다.ㅋㅋㅋ
한 이십분을 그렇게 양지 바른 곳으로 옮겨 지렁이를 달아 던져 넣었지만
역시 찌는 꼼짝을 않는다.
 
결국, 마지막 물낚시를 이렇게 꽝으로 마감하고 벌거벗은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회룡지를 뒤로하고 철수길에 오른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겠지????

꼬랑지...
그날 저는 완전한 꽝이었지만 그나마 형님은 손바닥만한 붕애 한 마리 걸었음돠.^^
근 5~6주 만에 처음으로 붕어 구경하는 것이네요.
내년에는 꼭 월척조사 반열에 올라야 할텐디....
추천 2

1등! 설촌 02-12-02 23:25 IP : 60ddd5f9dd00543
뻐하하하 ~~~~

뚝새님...결국 조꽝하셨었군여...
님께서 승전보를 핸펀 문자로 주시면...
제가 바로 실시간으로 올리려고...
컴켜놓고 밤샜는데...
님은 그 시간에 알람 맞추고 주무시다니....
우째 그런 일이...

뚝새님...빅뚝새님...
결국 2002년을 마감하셨군여...
헉.... 빅뚝새님도 못에서 뵜어야 했는데...

내년을 기약하져...


참 글고... 뚝새님...
저 어쩌면 요번 주 가려는데...(이기 미친나...)
시간이 된다면여...(돌아삔나...)
붕어에게 한 마디 해야줘...(내 아를 나아도...)

ㅎㅎㅎ.

즐일...즐상낚...즐눈낚하셔여
추천 0

2등! 초보청년1 02-12-02 23:33 IP : 60ddd5f9dd00543
헉...안타까우셧겠다..대구사셔요?전대구사는데..전 요즘 날도 추워지구 어머니 가계에 일한다구 시간이 없어서 금호강 낚시 다녀요..ㅋㅋ 3일전에 손맛 찐하게 보구 욋어여 찌두 쫘~악 올려주구요....집에서 가깝구..붕애들 구경두 하구..크기는 얼마 안되지만..30수정두하구 잉어 2수 햇어여..ㅋㅋ 글루텐 한봉지루..그럼 어복이 충만하시길..
추천 0

3등! 관리자 02-12-02 23:45 IP : 60ddd5f9dd00543
ㅡ.ㅡγ 쫜!! 납회끝낸 백수등좡!!

뚝새님 올 한해 뒤늦게 수거하셨습니다 (__)

넘들 따수할때 다 잡은 붕어를 늦추위에 잡으실려니 어디 잡힙니까 뻐하하!!

백수도 저희팀과 금욜납회를 머찌게 끝냈습니다.. 금욜은 날도 하나도

안추웠습니다... 잘때 모포도 필요없을 만치...따스한 날이었죠..

조행기를 적을까 무지 고민중입니다...

나중에 심심하고... 지루해지면 올릴생각입니다!!!

자!! 그럼 내년 봄에 다시 쪼아보셔야죠 (__) 백수드림!!
추천 0

그믐달 02-12-03 11:00 IP : 60ddd5f9dd00543
정말 님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저는 11월23일을 마지막으로 물낚시 접었습니다 ..
11월말까지 대를드리울때도 나스스로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님들에 열정에 비하면 전 새발에피겠죠.. 변함없는 열정 겨울내내식지 마시고 따뜻한 춘삼월이오면 다시 시작합시다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10월에 수원으로 올라왔지만 재마음에 고향은 경상도 이름모를소류지입니다
한번 내려갈려면 경비도 시간도 장난이 아니란걸 전 잘압니다 아마 대물에대한 뜨거운열정이없었다면 불가능한 출조겠죠?
올한해처럼 열심히 다닌적도 없지만 사구칠?은 고사하고 월척한수 못했습니다
비록대물도 월척도 내가슴에 안아보지 못했지만 낚시를 사랑하고 물을사랑하고 한밤에 정적을사랑합니다 2003년은 월척을 찾의시는 모든님들께 어복충만하시고 아울러 자연을사랑하시는님들이됐음합니다 수고하쎴습니다 화팅!!!!!
추천 0

물사랑 02-12-03 13:18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올해는 해걸이 하는 해라고 기억 하십시오.
여름이후는 94년 극한 가뭄때만치나 악상황의 연속 이었습니다.
자연적인 해걸이라기보단 워낙 날씨가 꾸준히 나빴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과 월척의 친구들로 인해서
턱걸이 정도는 "또 너냐?" 하실 정도로 별로 귀하지 않은 월척조행을 하시게 될겁니다.
(슬슬 약발을 받지 싶은데.... 아가씨 꼬시기가 낚시꾼 꼬시는만큼 쉽다면 하루에 한 다스도 꼬시겠다...ㅋㅋㅋ)

겨울동안 장비들도 야무지게 손질 하시고
체력도 충분히 비축 하십시오.
효과적으로 쪼으는 꾼들은 월척확률이 연중 2할은 넘깁니다.
서울친구들이 2할대를 때리도록 월척의 친구들이 적극 지원 할것입니다.

프로백수님 저한테 물어주셔야할 것이 있습니다.
감이 안잡히시죠?
어제였던가 프로백수님의 조행기가 올라옵디다.

다 날렸는데... 아까것은 넘 재미 있었는데... 특유의 "뻐하하!!"
꼬랑지를 달았지요.
제법 길게 꼬랑지를 달아서 붙이려고 보니 원글이 사라졌네요...ㅠㅠ
퍼떡 꼬랑지 물어 주시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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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워리 02-12-03 13:59 IP : 60ddd5f9dd00543
대단합니다. 그시간에 안계 모 소류지에서도 무언가에 미친 3살람이가 찬공기를 낚고 있었으니..끌~~.. 철수길에 괜한 웃음이 나오데요..고생들이.. 추억이 되고 .. 무얼 낚은 것인지..이런게 쌓여서 월조사 4짜조사가 되고 고수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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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02-12-03 16:43 IP : 60ddd5f9dd00543
-.-γ 백수다쉬 등좡!!

물사람님 죄송합니다 (__) 한시간 이상을 적은 글이 한순간에 날아가고

두번째 스피드하게쭉! 내려온 조행기를 보자하니 한심해서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설마 그순간에 물사랑님께서 리플을 다시리라곤 -_-

하여간 오늘은 월척홈피를 수리중입니다.. 더이쁜 월척을 위해 다들 화이팅!!

해주시면 (__) 조행기는 월척 홈피를 이쁘게 꾸미고 난 후에 다시한번..

올리겠습니다... 개봉박두!! 하여간 두가지다 기대하세요!!

백수드림 (__)
추천 0

설촌 02-12-03 16:57 IP : 60ddd5f9dd00543
뻐하하하 !!!!

아니 이건 백수님꺼니깐...

뿌하하하하 !!!
멋진 홈피 쥐김다....

백수님의 조행기도 목 빠지게...
아니 다래끼가 째지도록...
기다립니다...

어라...
뚝새님과 빅뚝새님이 조용하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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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새 02-12-03 20:11 IP : 60ddd5f9dd00543
초보청년1님, 그믐달님, 다워리님은 지면상으로 첨 뵙는군요.
어찌나 고마븐지... 꾸벅!

초보청년1님!
지는 서울에 삽니다. '삑뚝쌔'님은 대구에 계시고요...^^
추운 날 어머니 도와 가게 보느라 수고가 많으시군요.
앞으로도 자주 뵈요....

그믐달님!
예전 같았으면 저도 9월 말이면 물낚수 끝냈을낀데 이 '월척'이란 곳에 그만 발을
잘못 들여놓아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저와 형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찬바람 맞아가며 물가로 나와 빈 바구니로
돌아섰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건 무슨 이유일까요?
넓은 가슴과 뜨거운 열정을 간직한 분들로 가득한 '월척'이라는 사랑방이 있기에
한겨울에도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워리님!
비록 장소는 달랐지만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이 대를 드리웠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옵니다...^^
비록 사구칠은 구경도 못했지만 언젠가 소리 없이 내게로 다가오겠지요.^^

물사랑님, 설촌님, 프로백수님!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늘 그렇게 옆에 계셔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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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향 02-12-03 22:14 IP : 60ddd5f9dd00543
님들의 사구칠(?)을 향한 집념이야 세상 그 무에가 말릴 힘이나 쓰겠수만,
그리하여 이제 마감을 하신다구요??? ^^*

그래도 낸 아닌디.........
왜냐구요?
지는 그저 사구칠인동 사구팔인동 하고는 영 인연이 없는 줄을 아니깐두루.......
그래서,
틈만 나면 가까운 곳으로,
오늘도 가려다가 일이 생겨서 못갔지만. ㅎㅎㅎ

지는 일년 내두록 그저, 틈만 나면 댕기는구만요.
반자짜리가 나와도?
반에 반자짜리가 입질을 해도,
결국엔 빈손으로 나오는데 뭐가 아쉽겠읍니까요? ^^*

오늘은 비도 오고..........
한 며칠은 춥겠지요?

역시, 뚝새 형제분은 부인 복을 타고 나셨구랴. 허허허.
부러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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